2010. 1. 3. 10:33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새해 첫 주 법회인지라 이번 주 법문의 주제는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 부자가 되는 지혜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소비를 미덕으로 할부 금융을 나라경제의 에너지로 삼아 돈도 없는 서민들에게 주택을 담보로 돈 빌려줘 가며 소비를 부추겨 가던 미국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비우량주택담보대출로 일을 저지르더니 급기야 전 세계적인 경제 한파를 몰고 온 지금의 시점에서 무슨 수로 부자 되는 법이 있겠습니까마는,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들여다보니 역시나 부처님의 수승한 지혜가 그대로 맞더란 말씀입니다.
우리는 부자가 되고자, 여유롭게 살고자 하기 전에 과연 자기 집 안방에 들어와 있는 재산을 지키는 지혜에 대해서 생각들은 해 보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과욕에 눈이 멀거나 남들이 다 재미 본다기에 앞뒤도 살필 겨를 없이 덤벼들었거나, 대통령도 부추기는 그 놈의 펀드와 주식과 부동산에 가지고 있는 재산만이 아니라 은행 빚까지 내서 내지르고 갑자기 부풀어 오른 이자 땜시 우리 경제가 파산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작금의 현실입니다만, 전 세계를 힘들게 만든 미국에서도 오프라 윈프리가 빚 줄이기 운동”이라는 과소비 다이어트를 시작했지만, 서민경제에서는 주리려야 더 이상 줄일 수도 없는 지경이 우리들의 현실입니다.
사채공화국이 되어버린 요즘세상인지라 얼마 전에 카드빚을 돌려막기 하다가 사채까지 얻어 쓰고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막다른 길을 택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주로 보고 들으며 안타까워 가슴만 아파하는 요즘 세상입니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자면 기왕에 그런 일들이 벌어졌다면, 병은 자랑하라고 했듯이 돌려막기를 하질 말고 개인파산 신청을 하는 것이 막다른 선택을 하기보다는 차라리 낫다고 합니다.
이렇게 힘든 경제 난국의 세상에서 그래도 우리는 지금 이 시간에 부처님의 도량에 앉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현실의 작은 불평이나 크게 느껴지는 불만이 있다 해도 행복한 것입니다.
거기다, 자신과 더불어 가족 모두가 큰 병 없이 일상을 살고 있고 가족 모두가 사지 멀쩡하게 나름대로 열심히 생활하고 있으니 이것 또한 무량대복이라고 할 것입니다.
만족은 아닐지라도 일상의 이러한 평안함에 감사할 줄 아는 겸손함이 우리를 복되게 만들어 주고 복 짓는 일상을 지어 감으로써 스스로 복을 담아갈 수 있는 그릇도 만들어져 가는 것입니다.
기도할 때마다 우리 귀에 익숙하게 “반야심경”을 독송하면서 맨 처음 나오는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다음에 나오는 “관자재보살 행심 반야바라밀다 시조견 오온개공도”하는 대목은 잘들 하시면서 정작 자기 자신이 자기를 바라 보며 관자재보살이 되어야 하는 지혜는 까마득히 생각도 못한 채, 저 먼 불국토에 관자재보살님이 계시면서 시조견 오온개공도하시는 것으로만 알고들 계신단 말입니다.
자기 자신이 스스로 관자재보살이 되어 자기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충동과 욕구와 질투와 온갖 욕심들을 비추고 바라 봄으로써 지혜롭게 자기 안의 탐심과 진심과 어리석음의 과욕을 경계하고 조심하게 될 때, 집안에 들어있는 재산을 지키는 지혜도 생기게 되는 것이고 오온이 다 부질없는 허망한 것으로 잠시 잠깐의 즐거움을 주는 만큼 반대급부로 어둡고 무거운 그림자를 함께 가지고 온다는 사실도 깨닫게 될 것이기에 스스로가 자신을 바라보는 관자재 보살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자기를 만들 수만 있다면 이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틈새시장도 보이게 되고 자기창조의 기회도 보이게 될 것이라 봅니다.
스스로가 관자재보살이 되어 자기의 생활습관이나 소비습관, 그 모든 것들을 다시 살펴보고 경제적으로 건강한 자기를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건강한 자기를 만든다는 것은 많이 벌든 적게 벌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잘못된 습관의 원인이 된 버릇부터 고쳐 업으로 변하게 될 무명을 광명의 지혜로 바꿀 줄 아는 것이 바로 경제적으로 건강해지는 불교적인 비결인 것입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바로 당나라 시대에 백낙천이라 불리던 백거이가 도림선사를 만나 칠불통계를 들으며 알기는 삼척동자도 다 알지만 행하기는 팔십 노구도 행하기는 어렵다는 말과 똑 같을 것입니다.
부처님 말씀에는 곧잘 계(界)라는 말이 잘나옵니다.
이 세상의 약육강식은 어쩔 수 없는 인연법이고 짓고 뿌린대로 거두는 인과율은 그림자처럼 분명히 따라가는 것이기에 중생계를 법계(法界)라는 말로 표현하셨던 것입니다.
스스로가 관자재보살이 되어 자기의 잘못된 버릇이나 습관이나 업을 바로 보고 고쳐나갈 때, 우리는 지혜로워지는 것이고 그런 어두운 업으로부터 벗어나 선업으로 바뀌어 져서 세세생생에 중생계의 법계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행하고 행하지 않고는 자기스스로에게 달린 것입니다. 그래서 도림선사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것이지만 팔십노구도 실천에 옮기기는 어렵다고 하셨던 것입니다.
어제는 성도절이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정등정각을 이루시고 붓다가 되신 날이지만, 우리는 깨달음을 너무 추상적으로 생각들하고 있습니다.
깨달음을 너무 어렵고 난해하게만 여기지마시고 일상에서 자기를 바로 봄으로써 자기의 그릇된 아집과 아견의 견해에 사로잡힌 과욕을 스스로 알아차려 경계하고 고쳐나갈 때, 어려운 성불(成佛)보다는 쉽고 가벼운 행불(行佛)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치를 바로 보는 생각과 마음의 눈이 열리게 되면 삶은 달라지고 현실을 바로 보게 되고 스스로의 과욕을 경계하게 되고 지혜로운 업력을 길러 힘든 일이 있다 해도 극복하는 힘과 자기 것을 지킬 줄 아는 검소함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뿌린 대로 거두고 심은 대로 난다는 것이 인과법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자연의 법칙이고 우주의 질서인 것입니다.
경제에는 등가교환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인과법과 하등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뿌리면 거두는 것이고 물질이든 마음이든, 돈 안 드는 일곱 가지의 보시행이든 무엇인가를 남에게 해주면 자기도 무엇인가를 받게 되는 것이고, 지금은 내게 안 온다 해도 언젠가는 또 다른 무엇으로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이치에서 나는 지금 얼마나 복 받을 행을 하고 있는 가를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요즘 방송에서는 탈세하는 사람들을 추적하는 프로그램이 자주로 나옵니다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하듯, 이 정권에서 도덕성을 앞세워 국민들에게 법적인 잣대를 드리우고자 한다면 부끄러운 줄이나 알고서나 해야겠지만, 인색함과 탐욕으로 얼룩진 채, 재물만 많이 모은 사람은 부자처럼 보일 뿐이지 어찌 보면, 삼생에 걸쳐 화(禍)를 불러들일 독약을 껴안고 “니가 효자다!” 하고, 자기 품 안에 보듬고서 자기도 죽이고 자식들끼리도 서로 싸움질 시킬 독약을 안고 있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우리는 영원한 생을 결정짓고 인연 지을 부처님의 불종자를 마음 밭에 뿌렸으니 생각과 말과 행동이라는 세 가지로 선업만이 아니라 지혜의 업식 종자까지도 내 영혼 속에 담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 자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관자재보살이 되어 자기를 바로보고 지금 이 순간에 나는 어디에서 어떤 업종자를 뿌리고 심고 있는가를 항상 살펴보며 등가교환의 법칙인 인과를 새기며 자기의 삶을 만들어 갈 때, 지혜롭게 부자가 되어가는 투자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불광사의 광덕스님께서 생전에 말씀하시기를 “밝음은 명예와 운과 심지어 재물마저도 모여들게 한다고”하시면서 “신심과 의지력이 그 밝음과 함께해야 된다고” 하셨습니다.
성불하십시요.
| |
|
'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 > 불교교리·용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복덕은 내가 짓는 것 / 잡보장경 (0) | 2010.01.05 |
---|---|
난세를 이겨나가는 한 마음의 활용 (0) | 2010.01.04 |
[칼럼] 생명철학의 쉼터를 만들어야 (0) | 2010.01.02 |
무아(無我)와 원통불교(圓通佛敎) - 청화큰스님 (0) | 2010.01.01 |
사람으로서 행하기 어려운 인유이십난에 대해서 (0) | 2009.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