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13. 20:41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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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를 찾아 집을 나선 푸쿠사티와 같이~ >>
◇ 언젠가 부처님께서 홀로 먼 길을 가다가 비를 만나 마침 가까이 있는 그릇 가마 속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가마는 쓰지 않고 버려둔 지가 꽤 오래되어 여기저기서 스며든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한쪽 구석에는 푸쿠사티라는 젊은이가 비를 피해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는 진리를 찾아 집을 나서서 부처님을 뵈려고 슈라바스티(사위성 舍衛城)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비는 푸쿠사티의 행운을 노래하듯 오랜 시간 그칠 줄 모르고 내렸습니다.
눈인사만 나누고 함께 앉아 있던 청년은 부처님께 말을 건넸고, 뜻밖에 부처 님의 말씀을 듣게 된 그는 자신도 모르게 두 손을 모으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벗이여, 그대는 어쩌면 그렇게 내가 찾아가는 부처님과 비슷한지요!” 그 말씀에 부처님께서는 빙긋이 웃으시면 아무 말씀이 없었습니다.
비가 그치자 푸쿠사티는 파랗게 갠 하늘 밑에서 부처님께 아쉬운 인사를 건넸습니다. “ 잘 가십시오. 행복한 벗이여.”
◇ 부처님께서는 푸쿠사티에게 자신이 그가 사위성으로 찾아가 그토록 뵙고자하는 바로 그 부처님임을 말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오직 삶의 길을 가르칠 뿐, 그것을 가르치는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함은 쓸모없는 일이기 때문이었습니다.
◇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믿는 종교입니다. 부처님은 진리를 가르쳐 줄 뿐 어느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불교는 절재자인 신을 맹목적으로 믿어라고 가르치는 종교가 아닙니다. 개인을 우상화하고 숭배하는 종교는 더욱 더 아닙니다.
오직 삶의 길, 진리의 길을 가르칠 뿐입니다.
◇ 몇 일전 다음과 같은 매우 인상 깊은 메일을 한통 받았습니다.
스님 메일 잘 받았습니다. 긴 장문으로 성의껏 답변 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스님께서 봐주신 저의 사주에 관해 읽으면서 자꾸 고개가 끄덕이게 됩니다...잘 저장해놨다가 제 스승님처럼 두고두고 보고 또 보고 하면서 제가 갈 방향의 길잡이로 참고하겠습니다...
스님...제가 2년전까지는 성당을 다녔구요.. 다니면서 느낀 것은 모든 종교는 다 진리의 말씀이지만 기독교나 카톨릭인 성서말씀은 나에게 깨달음보다는 주입식인 말씀이 많더라는 것입니다...
"~~을 하여라 " 와 같은 ...
내 자신을 되돌아보는 그러한 깨달음이 없어서 올해부터는 종교를 개종하기로 했습니다...
저의 아래층언니가 종로에 있는 조계사 절을 다니시는데 저를 한번 데려 간다고 합니다 ..스님
불교공부를 시작해야한다고 하니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개운정사도 자주 들러 스님 말씀도 귀담아들어 나를 버리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스님 ...오늘 눈이 엄청 왔어요..
다니실 때 길조심하시고 언제나 건강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안녕히 계세요..
O O O 올림
◇ 편지를 다 읽고 위 불자님이 마치 진리를 찾아 집을 나선 푸쿠사티와 같이 여겨졌습니다.
푸쿠사티가 브라만이란 신을 맹목적으로 믿는 것 보다 부처님의 법을 구했던 것과 같았기 때문입니다.
◇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믿는 종교입니다. 따라서 개인을 우상화하고 숭배하는 종교는 더욱 더 아닙니다. 오직 삶의 길, 진리의 길을 가르칠 뿐입니다.
◇ 불자님들~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배우고, 실천합시다.
그리고 이를 전하는 일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스님은 명리사주란 장난감 방편을 통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쉽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저 언덕에 이르면 이 방편은 모두 던져 버려야 하는 것입니다.
오직 진리만 있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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