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인간세계로 내려와 9년을 수행하다

2010. 2. 1. 20:0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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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음보살 이야기/
    다시 인간세계로 내려와 9년을 수행하다

    
    묘선은 다시 인간세계에 돌아와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몸은 수풀 속에 있었고.목에는 활줄이 감겨 있었다 
    형장에 서 있던 모습 그대로 였다.묘선은 목에 감긴 활줄을 풀었다
    그리고는 주위를 살펴보니 멀리 홍림국의 궁성이 보였다
    공주는 가슴이 납처럼 무겁고 답답 하였다
     
    그래서 높은 산 위로 올라가 널따란 바위에 앉으려 하였다
    그때 바위 옆에 서 있던 눈썹과 수염이 하얗게 센 늙은이가 보였다
    
    "그대는 어찌하여 이곳에 오게 되었소?"
    
    "소녀는 이 산에 암자를 지어 수행하고 싶습니다."
    "참 묘한 인연이로다.낭자와 더불어 침식을 함께 하며 부부처럼 보낼 
    인연이로다.이것이야말로 하늘에서 떨어진 복이 아니겠는가
    이제 나는 그대와 더불어 부부의 인연을 맺고 백년해로하리니 
    이같은 낙을 세상 어디에서 찿을 것인가."
    묘선은 늙은이의 말에 당황하였다
    "그 말씀은 당치 않사옵니다.남녀유별이라 저는 초목과도 같을 것이나이다
    수행하는 데 애욕을 끊지 않고 음욕을 버리지 않는다면
    천만 겁을 고행하여도 도를 이루지 못하나이다 ."
    늙은이가 굽은 허리를 펴며 말하였다
    
    "난 범인이 아니라 천상의 재석이니라 .
    공주가 이곳에서 수행하려는 것을 알고 여기에 왔노라
    이 산에는 악한 용 한마리가 살고 있는데  그 악취가 하도 고약하여
    도 닦을 곳이 못 되므로 내 오늘 그대에게 복덕의 땅을 가르쳐 주리라."
    
    "하늘의 제석님이시여.저에게 복덕의 땅을 일러주옵소서.
    
    "이 나라 끝에 향산(香山)이라는 큰 산이 있다.
    그 향기로운 산에는 신선이 숨어살고 사자와 코끼리가 살며
    상서로운 나무숲이 꽉 들어 차 있느니라."
     
    묘선은 제석의 말에 가슴이 확 트이는 듯하였다.
    묘선은 제석에게 다시 물었다
    "그곳까지는 얼마나 되나이까."
    
    "그리 멀지 않다,삼천 리 남짓 되느니라."
    
    "삼천 리가 아니라 삼만 리가 된다 해도 반드시 가고 말겠나이다
    가다가 허기져 힘이 없고 걸음이 더디어 하루라도 빨리 
    다다르지 못할까 그게 걱정될 뿐이옵니다."
    "나한테 장생불사의 약이 있으니 그것을 먹도록하라.
    그리하면 음식을 먹지 않아도 기가 충만 하리라.'
    "저는 도를 이루기만을 바랄 뿐 장생하려는 욕망은 없나이다."
    그래도 제석은 소매 속에서 붉은 복숭아 하나를 꺼내어 묘선에게 주었다
    붉은 복숭아의 크기는 주먹만 하였고.과육은 부드러웠으며
    미묘한 향기를 뿜어 내었다.묘선이 쥐고 있는 동안에도 
    향기가 진동하여 황천길에 다녀온 묵은 피로가 말끔히 풀렸다.
    제석이 긴 수염을 건드리며 말 하였다
    
    "이 복숭아는 속세의 복숭아가 아니라 하늘의 복숭아로서 먹으면 
    갈증을 모르고 허기를 모르게 할 것이다.또한 영원히 시들지 않으므로 
    언제 어느 때고 먹을 수 있어 장생 불사케 하느니라."
    
    제석은 묘선과 작별하고는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자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하늘의 옥황상제도 허공을 순찰하는 
    대도독이란 신하에게 묘선 공주를 돌보아 주라고 당부하였다
    "공주가 향산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잘 호위하도록 하시오."
    그 길로 묘선은 향산을 향해 걸어갔다.도중에 맹수 한마리가 
    몹시 배가 고픈 듯 큰 눈을 부릅뜬 채 달려들었다
    가까이보니 틀림없는 호랑이 였다.묘선은 태연하게 말하였다
    "나는 불효녀로서 일찍이 명토(冥土)에 갔다가 소생한 몸이다.
    지금 향산을 향해 가고 있는데.인연이 닿지 않아서인지 
    마음대로 가지지 않는구나.불경에 이르기를 
    삼계는 불타는 집과 같아서 안전한 곳이 없다고 하였느니라.
    나는 업이 많아 해탈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그대의 굶주림을 달래 주고자 이 몸을 그대에게 바치리."
     
    그 말에 호랑이는 갑자기 순해져서 사람의 소리로 말하였다
    "나는 향산의 산신으로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공주를 
    안내하러 왔으니 내 등에 올라 타시오."
    묘선은 하늘을 우러러 옥황상제에게 감사를 드린 후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그녀는 순식간에 향산의 현애동에 도착하였다
    동물들이 환영해 주었으며 산신인 호랑이들이 돌맹이와 나뭇가지를 
    물어다 팔방을 보호해 주었다.그러자 이때부터 용과 코끼리가 
    찿아와 참배하고 신과 귀신들이 받들어 모시겠다고 다짐하였으며 
    원숭이가 과일을.봉황새가 꽃을 물어다 주었다.
    이런 경치 속에서 몸을 닦으니 자연히 마음이 청정해지므로
    도를 깨치고 유유자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마음의 근심.
    육신의 허기와 갈증이 영원히 생기지 않는 곳이니 
    티끌 만한 번뇌 한 점도 일어나지 않았다.
    소나무는 소나무대로.나무잎에 매달린 이슬은 이슬대로 
    모두가 진여이고.흰구름이나 흰구름 너머의 달이나 그 어느 것 하나 
    반야가 아닌 것이 없었다.사천왕이 심부름꾼인 듯 
    묘선 공주를 받들고 그 밖에도 여러 신들이 그녀를 돌보았다.
    오가는 이 모두 부처와 보살이요.참배하는 이 모두 아라한이요 고승이었다
    묘선은 이러한 곳에서  9년을 하루 같이 보냈다.
    
    그날도 묘선은 바위굴 속에서 자리를 잡고 참선에 들었다
    전신에 티끌 한 점 없이 맑은 모습으로 꼼짝 않고 
    앉아있는 형상은 바위나 나무 같았다.
    가슴속은 허공처럼 텅 비어 무엇을 구함이 없고.
    자신을 조금도 중히 여김이 없으며.
    망심(忘心)을 버릴 생각도 진리를 구하려는 생각도 없고.
    성인이나 범인의 정을 분별할 생각도 없으며.
    선과 악을 나누는 감정을 가지지도 않고.
    한마음으로 정진하면서 묵묵히 자성(自性)을 찿았다.
    이렇게 하니 온 몸이 가볍고 편안하여 깊은 선정에 들수 있었다
    이때는 잠 귀신도 침입하지 못하였다.
    이따금 원숭이 울음소리와 뻐꾸기 울음소리가 크게 들려 오곤 하였다.
    자신의 인지(人智)가 걸림 없으니 자연스레 활연대오가 이루어지고
    반야의 지혜를 모두 꿰뚫어볼 수 있었다 (계속)
     
    - 불기 2553(2009)년 10월 
    조계종 원로의원(경주 기림사 서장암) 동춘 합장() -
    
    이 책은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이신 
    동춘스님의 원력에 의해 제작,배포하는 법보시입니다
    울~도반님들 마음 공부 하시는데 도움이 되셨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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