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 이야기/공주가 노승으로 변하여 부왕을 진찰하다

2010. 2. 5. 21:3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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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음보살 이야기/
    공주가 노승으로 변하여 부왕을 진찰하다

      
      방문을 내붙이니 소문은 어느새 홍림국 변방에까지 퍼져 나갔다
      그제야 구름을 타고 다니던 묘선도 국왕의 큰 불행을 알게 되었다
      부처의 눈으로 보니 부왕이 몹쓸 병에 걸려 고통 받고 있는 것 이었다
      묘선은 곧바로 꾀죄죄한 노승으로 변하였다
      머리에는 남루한 비로자나 모자를 쓰고 몸에는 군데군데 기운 누더기를 걸쳤다.
      그리고 얼굴에는 천하게 종기와 부스럼을 달고,신발은 뒤축이 떨어진 나막신을 신었다
      영락없이 거리를 떠돌며 탁발하는 노승의 모습이었다.
      묘선은 처진 바량을 지고 작은 조롱박이 달린 지팡이를 들었다
      노승은 구름을 타고 눈 깜짝할 사이에 왕궁으로 갔다.
      거리에는 낯익은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노승으로 바뀐 묘선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노승은 방문을 떼어 들고 궁문으로 다가가 문지기 병졸에게 말하였다
      "여보시오.소승이 임금님의 병을 낫게 해드리리라.
      상감마마의 병의 뿌리를 단번에 뽑아 드리리다."
      병졸은 비웃으며 가로막았다
      "네 얼굴에 난 종기도 못 고치는 주제에 무슨 엉뚱한 수작이냐.
      어서 썩 물러가지 못할까.좋은 약이 있거들랑 네 얼굴이나 먼저 고치거라."
      병졸은 노승의 몰골을 보고는 혀를 끌글 찼다
      "묘약을 가지고 왔는데 행색이 뭐 그리 중요하단 말이오.어서 궁문을 열어 주시오."
      "궁문을 잘못 들어갔다가는 염라전에 가기 십상이니 그 방문이나 다시 제 자리에 
      붙이고 돌아 가거라.변방의 중놈은 국법이 엄한 줄도 모르더냐."
      노승은 물러서지 않았다.
      "수백 가지 병마다 다 걸리는 까닭이 있다오.
      약이 있는데 처방전이 없으면 고치기 어렵고.
      처방전이 있는데 약이 없어도 또한 마찬 가지라오.
      이 지팡이 끝에 달린 조롱박이 보이지 않소.
      영험한 묘약의 처방전이 이속에 있으니 어서 문을 여시오.
      묘약의 처방전이 없는데 어찌 궁문을 들어서려 하겠소."
      몰려든 문지기 병졸들이 수근거렸다.
      "저 노승. 머리가 돌았군.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들어 가려고 하는거야
      죽을 줄 모르고 덤비는군.왕궁이란 미친 짓을 하는 곳이 아닌데 말이야."
      한 문지기 병졸이 노승을 앞으로 불렀다.그는 다른 병졸보다 
      나이가 들어 보였는데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 하였다
      "부처님 제자라는 당신에게 좋은 말로 권고하겠소.
      우리나라에는 명의가 많소.그들도 임금님의 병을 고치지 못하였는데
      하물며 당신 같은 사람이 나서다니 어이가 없소.
      당신의 병도 고치지 못하면서 어떻게 임금님의 병을 고친단 말이오
      내 보아하니 당신은 엉터리 땡초가 분명하오.
      목숨이 붙어 있는 게 귀찮아서 왔다면 모르겟지만 어서 이자리를 뜨시오
      어물거렸다가는 궁 내 관군들에게 붙들려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오."
      노승은 웃으며 말 하였다
      "여러분들은 어찌 이리도 사람을 몰라보시오
      노승은 어려서 일찍 출가하여 수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오
      어떤 때는 병사하여 죽은 해골까지도 약 한 첩 쓰지 않고 소생케 하였다오
      원인만 알 수 있다면 해골도 다시 살릴 수 있는 법이오
      예로부터 병이란 다 숙연(宿緣)이 있는 법이오
      소승의 얼굴에 난 부스럼을 보고 웃지 마시오.
      처방은 알고 있으나 약이 없어 그런다오.
      반대로 우리 임금님은 약은 있으나 처방이 없어 그런 듯 하오."
      이때 병졸의 우두머리가 오더니 다시 따져 물었다.
      그는 노승의 말을 수긍하는 체하더니 궁성 안으로 들어갔다
      이때의 게송이 이렇게 전해지고 있다
       
       바위를 흐르는 물은 차고 꽃을 지나는 바람 향기롭네.나무 관세음보살
      우두머리 장수 궁성으로 내달아.스님의말 어전에 전하려고
      팔 배 마치고 만세 외치고 국왕 앞에 보고를 하네
      세상을 방랑하는 웬 스님 키는 장육(丈六)이고 범상치 않는데
      어깨엔 지팡이 둘러메고 몸에는 누더기 걸쳤네
      입으로는 범어로 염불하며 손으로는 백팔염주를 돌리더라
      등에는 약 바랑 졌는지라 향내가 궁 성 안에 가득차고  종기가 나 부스럼 추하지만 
      하는 말마다 이치가 있네.어떤 병이건 다 고칠 수 있다는 세상을 떠도는 
      명의 라고 하며 임금님 뵈러 왔다고 하네.
      묘장왕은 장수의 손을 잡고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내관에게 시켜 당장 하사금을 내렸다.
      노승은 곧 궁성으로 들어와 국왕 앞에 고개를 숙였다.
      묘장왕은 기다리지 못하고 먼저 물었다
       
      "그대는 어디서 수행하시는 분이오."
      "보잘것없는 곳이나이다.아주 먼 변방이나이다."
      "불도를 닦은 지  몇 해나 되었소?"
      "소승은 입산한 지 겨우 9년밖에 안 되옵니다."
      "스승은 누구인가?"
      "석가모니 부처님 이나이다."
      "그대의 이름은 무엇이오?"
      "소승은 빈천하여 이름이 없나이다."
      "어떻게 짐의 병을 고칠 생각이오."
      "소승은 병을 낫게 하는 약사여래 부처님을 뵌 적이 있나이다."
      "정말 짐의 병을 고칠 수 있다는 말인가?"
      "고칠 수 있나이다."
      국왕은 크게 기뻐 하였다.이에 노승은 한마디를 더 하였다.
      "소승이 맥을 짚어봐야 하겠나이다.병에 따라 약의 사용이 달라지나이다."
      "오.그렇고말고.이봐라,스님을 비단 방석에 모시고 차를 올려라."
      국왕은 즉시 자신의 병을 낱낱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어서 짐의 병을 고쳐 주오.만약 그리하면 그대의 이름을 만백성이 흠모하리라."
      국왕의 맥을 짚어본 다음 노승은 차분하게 아뢰었다.
      "상감마마의 병을 낫게 하는 데는 세 가지 묘약이 있나이다."
      "어서 그 약 이름을 말 하시오."
      "이 약은 고금의 만병통치약이오나 저잣거리의 약방에는 없나이다.
      그러하오니 저잣거리에서는 살 수 없나이다."
      국왕은 다급하여 몸을 일으켰다가 다시 않았다.
      "이 약은 성을 내지 않은 사람의 몸에서 떼어 낸 손과 눈이나이다."
      그러자 국왕은 몹시 실망하여 소리쳤다.
      "황금 천만 냥을 준다 한들 누가 제 몸을 칼로 베어내겠는가.
      목석이 아닌 바에야 그런 말을 듣고 누군들 성을 내지 않겠느냐."
      국왕은 크게 실망한 나머지 부들부들 떨었다.
      "저 중놈.주리를 틀고 능지처참하여라.
      간사한 말로 짐을 미혹하니 용서할 수 없구나 
      국왕을 기만하였으니 중죄를 면할 수 없을 것이다 ."
      국왕은 분이 풀리지 않는지 숨을 거칠게 쉬면서 다시 명하였다
      "저 중놈은 물론 저 자를 궁성으로 데리고 온 장수까지 당장 
      끌어내어 하옥시켜라.헐벗고 굶주리며 떠도는 비천한 거지도 
      제 몸을 아끼거늘 그에게 제 손과 눈을 도려내라고 물어 보라.
      화를 내겠느냐.안 내겠느냐>"
      노승은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상감마마.옥체 불편하시니 만사를 너그럽게 받아 들이옵소서.
      소승은 구족계를 받고 부처님의 덕행을 본받아 실행해 왔나이다
      소승의 말은 모두 진실이오니 받아들여 주옵소서."
      "생사람의 손과 눈을 내놓으라는 것이 부처님 덕행이란 말이냐
      그런 말을 듣고도 성을 내지 않는 사람이 어느 땅에 살고 있다는 말이냐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성과 이름을 대어 보라.
      궁성으로 오라 하여 짐이 직접 물어보리라.그의 손과 눈을
      내 놓을수 있다면 짐은 하루 동안 그를 옥좌에 앉혀 왕 노릇을 시킬 것이니라."
      노승이 다시 웃으며 말하였다.
      "허허허.손과 눈이 없는 국왕이 이 세상 어디에 있겠나이까?"
      노승은 허리를 굽히며 다시 말하였다.
      "상감마마 고정하옵소서.성낼 줄 모르는 사람이 있나이다.
      향산에서 도 닦은 지 수년이 되었나이다.
      인욕을 지켜 성내는 법이 없고.늘 자비로운 마음 뿐이옵니다."
      "정말 향산에 그런 사람이 있다는 말이냐 ?"
      "그렇사옵니다"
      "향산에 갈 때는 무엇을 가지고 가야 되느냐?"
      "도 닦는 수행자라 그저 향 한 묶음 시주하시면 되나이다"
      그대의 말을 믿기가 어렵구나."
      국왕은 그래도 미덥지 못해 경계심을 풀지 아니하였다.
      "향산은 여기서 얼마나 먼고?"
      "삼천 리 길이나이다.준마를 타고 달리면 칠일 정도 걸리옵니다
      혜주 땅 징심현(澄心縣)의 향산이나이다.
      도인이 거기에 계시온데 마음의 심지가 굳어 명리를 탐하지 않고
      속세와 절연하여 도를 깨치고 신통력을 얻었사옵나이다.
      또한 그분은 세간의 오욕과 쾌락을 완전히 버린 분이옵나이다.
      상감마마께서 신하 한 사람을 보내어 칙서 한 장에 향 한 묶음을
      그 도인께 전하면 자연히 손과 눈을 얻을 수 있을 것이옵나이다."
      국왕의 칙서는 이러 하였다.
       큰 도인이 오랫동안 산속에 은거.수행하여 도풍이 드높고 
      이름이 절로 천하에 알려져 만인이 존경하고 우러러 받든다는 
      얘기를 일찍 들었소이다.병든 이 몸이 흥림국을 다스린 지 45년.
      천하가 태평하고 백성들과 복락을 함께 누렸으나 
      숙연의 업보로 홀연 병들어 어떤 처방도 듣지 않고 
      어떤 약도 효험이 없나이다.오늘 노승을 만나 약재를 구하노니 
      성낼줄 모르는 사람의 손과 눈이 필요하다고 하는바,
      바라 옵건데 큰 도인께서 즐거운 마음으로 허락해 주옵소서..
      짐의 병이 완치된다면 그 은혜는 결코 잊지 않으리라.
      이에 특별히 글을 써 올리나이다.
       
      - 불기 2553(2009)년 10월 
      조계종 원로의원(경주 기림사 서장암) 동춘 합장() -
      이 책은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이신 
      동춘스님의 원력에 의해 제작,배포하는 법보시입니다
      울~도반님들 마음 공부 하시는데 도움이 되셨으며
      하는 바램으로 회원 전체 멜을 보냅니다
      성불 하십시요()
      


       
      
            정말 소중한 것이란 무엇일까 정말 소중한 것은 잃어버리고 난 뒤에야 알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내 손안에 있을 때는 그것의 귀함을 알 수가 없고 그것이 없어지고 나면 그제야 '아 있었으면 좋을 텐데...' 그렇게 아쉬움이 남는 것이랍니다. 무엇인가 소중한 것을 잃고 난 뒤에야 아쉬움을 느껴보신 일이 있으십니까? 그 때 그냥 둘 것을 하면서 후회해 본 일이 있으십니까? 사람이란 그런 것이지요. 항상 손 닿는 곳에 있을 때는 모르고 있다가 내 손을 떠나고 나면 그렇게나 큰 미련으로 하염없이 아쉬워 하는 그런 것이 그것이 바로 사람의 모습이지요. 내 주위에 있는 이젠 없어도 될 것 같은 것들 이젠 더이상 쓸모도 없고 없어도 그다지 아쉽지 않을 것 같은 그런 것들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요? 혹시나 그것들을 잃고 나서야 후회하게 되면 어떻게 할까요? 가끔은 한발짝 떨어져서 바라봐 줄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책을 읽을 적에 너무 눈앞에 바싹대면 무슨 글씨인지 알 수 없듯이 소중한 것들도 너무나 가까이 있기에 느끼지 못한 것이 아닐까요? 때로는 내 주위의 모두를 잠시 한발짝 떨어져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야 잃고난 뒤에 아쉬운 미련에 매달리는 그런모습 조금이나마 덜 겪어도 되겠지요. - 좋은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