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왕을 치료키 위해 손과 눈을 보시하다

2010. 2. 7. 23:1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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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음보살 이야기/부왕을 치료키 위해 손과 눈을 보시하다

      
      노승이 되어 입궐하였던 묘선은 눈 깜짝할 사이에 구름을 타고 
      향산의 암자로 가서 도인으로 변신 하였다
      그리고는 국왕의 칙서를 가지고 올 신하를 기다렸다
      이윽고 대선인(大仙人)이라 불리는 도인은 묘장왕이 보낸 신하 유흠에게 
      자신의 왼손과 왼눈을 도려 내기를 허락하였다.
      "상공께서 나의 손과 눈 하나씩을 가져가시오.
      대왕마마의 병이 낫기만을 바랄 뿐이오."
       
      유흠은 칼을 빼어 들었다.칼에는 서릿발이 서려 있는 듯 푸른빛이 돌았다
      단단한 그 무엇도 베어낼  만큼 날이 서 있었다.그런데도 유흠은 멈칫거렸다.
      자신의 손과 눈을 베어가라고 내밀고 있는 도인이 두려웠다
      "나를 두려워하지 마시오."
      "으음."
      "나는 대왕마마의 손과 눈이 되기로 하였소.그러니 어서 내 손과 눈을 베어 가시오."
      "정.정말 괜찮겠소?"
      "그대가 내 손을 가져간다 하더라도 나는 후회하지 않을 것이오.
      그대들이 나에게서 천 개의 손을 가져간다 하더라도 나는 기쁘게 내놓을 것이오."
      이윽고 도인의 손에 칼을 대자 처음에는 맑은 피가 쏟아져 나오더니 
      나중에는 전단향나무 향기가 진동하였다.
      "자,이제는 내 눈을 베어 가시오."
      "상감마마의 분부인지라 다시 칼을 대는 것이니 용서해 주시오."
      유흠이 망설이며 칼을 들었다.
      그러나 도인은 무심히 자신의 눈을 보시하고 있었다
      "그대가 내 눈을 가져간다 하더라도 나는 후회하지 않을 것이오.
      그대들이 나에게서 천 개의 눈을 가져간다 하더라도 나는 기쁘게 내놓을 것이오."
      향기는 도인의 눈에서도 풍겨 나왔다
      유흠은 도인과 작별하고 궁성으로 돌아왔다
      이때의 정경을 게송은 이렇게 전하고 있다.
       도인이 준 묘약을 지닌 신하.여덟 번 절하고 궁성으로 돌아오네
      말을 타고 나는 듯이 달리어 며칠 만에 궁성에 이르렀네
      왕궁으로 곧장 들어가니 국왕 크게 기뻐하며 사연을 묻네
      신하 허리 굽혀 아뢰니 국왕 장수의 말 유심히 듣더라
      소신이 신선 약 달라고 하였사온데 도인은 전혀 성내지 않았소이다
      만조 대신 입 모아 수군거리니 과연 보기 드문 도인 이구려
      당장 노승을 불러들이니 재빨 리 약 처방하여 국왕께 올리네 
      약 복용하고 하룻밤 지나니 몸 절반은 씻은 듯이 나았네.
      왼쪽은 예나 다름이 없는데 오른쪽은 조금도 낫지를 않네
      국왕 친히 노승에게 이르되.짐의 병 어이하여 완쾌되지 않는고
      노승이 대답하는 말.소승의 지성이 모자람 아니고 
      한쪽 손과 눈만 사용했으니 당연한 이치이며.
      두 쪽을 다 사용하면 완쾌될 것이나이다.
      상감마마 병을 뿌리째 뽑으시려면 다시 한 번 도인을 찿아가시옵소서."
       
      며칠 후.유흠은 국왕에게 또다시 칙서를 받았다.
      도인에게 다시 가서 눈과 손을 마저 가져오라는 내용이었다.
      국왕의 칙서는 이러하였다.
       짐은 도인이 준 왼쪽 손과 눈으로 왼쪽 몸은 다 나았소.
      허나 오른쪽은 조금도 차도가 없으니 대자대비하신 도인께서
      짐의 병을 다 낫게 해주시오.그러면 짐은 나라 곳곳에 절을 짓고
      집집마다 부처님을 모시게 하여 불법을 세상에 널리 퍼지게 하겠소.
      우리나라는 물론 이웃 나라까지 해마다 향과 과일을 올려 불공을 
      드리게 하겠으니 도인께서 즐거운 마음으로 손과 눈을 보내 주소서.
      국왕의 성지를 본 도인은 신하에게 말 하였다
      "걱정 마시오.나는 내 손과 눈뿐만 아니라 
      온 몸을 달라 하여도 달갑게 주겠소.이것을 진정한 자비라고 하오.
      나는 나를 희생함으로써 인간 세상에 부처님의 자비를 알리고 싶소."
      그러면서 지난번과 같이 자신의 손과 눈을 베라고 
      허락 하면서 신하에게 일렀다.
      "나의 오른쪽 눈과 손을 바치면 국왕의 몸이 완쾌된다하니 축하드리오.
      국왕의 옥체에 어떤 재앙도 달려들지 못하여 장생불사하기를 바라오."
      유흠은 도인의 오른쪽 눈과 손을 비단 보자기에 싸 가지고 
      왕궁으로 돌아왔다.왕궁으로 오는 동안 비단 보자기에서는 
      전단향나무 향기가 진동하였다.유흠은 말을 타고 달리면서 중얼 거렸다
      "이것은 상감마마께 바치는 도인의 손과 눈에서 나는 향기다.
      아,모르겠구나.조건 없이 기쁘게 주는 것이 진정한 
      자비라고 하지만 나는 정말 모르겠구나."
      묘장왕은 신하 유흠이 도인의 손과 눈을 가지고 온 것을 보자
      자신도 모르게 합장하고 하늘을 우러러 감사하였다.
      그리고는 유흠에게 상을 내리라 하고 노승을 불러들였다.
      "어서 빨리 묘약을 조제하여 올리시오."
      "그러하겠나이다.다만 이번에는 왕비마마게서 묘약을 보고 싶다고 
      말씀하오니 먼저 조양전으로 갔다 오겠나이다."
       
      노승은 약을 먼저 왕비와 후궁들에게 보이겠다며 정궁을 나왔다
      그때 왕비는 조양전에 있었는데.노승은 금쟁반에 도인의 눈과 손을 담아 올렸다
      국왕을 살린 묘약일 것이므로 왕비는 자세히 살펴보았다
      도인의 손과 눈은 분명 천륜상(天輪相)이었다.
      순간 왕비는 슬픈 얼굴로 변하였다    
      출가한 셋째 딸 묘선의 손과 눈이 천륜상이었던 것이다
      왕비는 묘선이 생각나 주르르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이 손과 눈은 천륜상으로 내 딸 묘선의 것과 너무 닮아 있구나
      묘선아.어디 있느냐."
      노승은 다시 금쟁반을 국왕에게 가져와서 올렸다
      아니나 다를까.하룻밤이 지나자 국왕의 온 몸은 씻은 듯이 나았다
      그리하여 국왕은 조정의 대신을 불러놓고 말하였다
      "오늘 짐의 목숨이 살아 났으니 예사로운 일이 아니도다
      고목에 꽃이 피고 스러진 재에서 불길이 일어남과 같도다
      하늘이 귀한 사람을 보내주셨으니 이 기쁨 말할 수 없노라.
      짐은 이에 나라의 죄인들에게 큰 사면을 내림과 동시에
      정사를 보아왔던 정전(正殿)을 법당으로 삼고 
      드넓은 왕궁을 도량으로 만들려고 하노라.
      노승에게는 황천지하(皇天之下) 일인지상(一人之上) 
      진국선사(鎭國禪師) 란 호를 내리니 문무 대신들은 스승으로 예우하라."
      국왕에게 길다란 호를 받은 노승이 말 하였다
      "소승은 이를 원치 않나이다.
      도인이 내준 손과 눈으로 병이 나았기 때문이옵니다.
      보답할 마음이 있으면 향산으로 가시어 자신의 눈과 손을 미련없이
      떼어 내준 도인에게 보은을 나타내소서."
       
      "그야 더 말해 무엇하겠소.짐은 지금 즉시 
      도인이 은거하고 있는 향산으로 떠날 것이오."
      국왕에게 약속을 받은 노승은 그의 신심을 더욱 다져 주기 위해
      합장하고 염불을 하여 주었다
      묘상이 구족하신 세존이시여.이제 다시 저희가 묻사옵나니
      불자가 어떠하온 인연으로 관세음보살 이시라 하나이까.
      묘상이 구족하신 부처님께서 무진의 보살에게 대답하시되
      관세음보살의 거룩한 덕행 곳곳에 나타나심 네가 들으라.
      큰 서원 바다같이 깊고 깊으사 부사의겁 오래도록 살아오시며
      천만억 부처님을 믿고 섬기어 거룩한 맑은 원력 세우셨도라.
      너희가 알기 쉽게 설 하오리니 명호라도 듣거나 친견하거나
      마음껏 섬기어서 지성 다하면 이 세상 모든 고통 멸해주리라.
      가령 어떤 이가 헤코자 하여 불구덩에 떠밀려 떨어 진대도
      저 관음 묘지력을 생각한다면 불구덩이 문득 변해 못이되리라
      어쩌다 바다에서 풍파에 밀려 용이며 고기 떼며 아귀 난에도 
      저 관음 묘지력을 생각한다면 물결도 자자할사 되살아 나리.
      
      천만길 높은 산에 올라섰을 때 웬 사람이 별안간 떠밀어 쳐도
      저 관음 묘지력을 생각한다면 햇빛같이 허공에 떠 있게 하고 
      뜻밖에 악한에게 쫓긴 바 되어 금강산 험한 골짝에 떨어 질 때도
      저 관음의 묘지력을 생각한다면 털끝 하나 그대로 상하지 않으리
      난데없이 원수나 도적 떼들이 제각기 흉기를 들어 협박 할 때도 
      저 관음의 묘지력을 생각한다면 도리어 자비심을 일으키라.
      혹시나 억울하게 죄목을 받아 사형대에 끌려 선 마지막 순간
      저 관음의 묘지력을 생각한다면 모진 흉기 저절로 산산이 조각나고
      불행이 큰 칼 쓰고 옥에 갇혀도 손발에 고량 차고 갇혀 있어도 
      저 관음의 묘지력을 생각 한다면 제대로 풀리어서 벗어 나리라.
      독약과 주물로써 무자비하게 사람을 해치려고 덤벼 들어도
      저 관음의 묘지력을 생각 한다면 도리어 본심으로 돌아가리라
      노승이 더 이상 왕궁에 남아 있을 필요가 없게 되자
      허공으로 훌쩍 뛰어올라 몸을 숨긴 채 국왕에게 말 하였다
      "나는 보문관자재(普門觀自在)라 그대의 병 고치러 왔었노라
      이제부터 마음을 맑히고 도를 닦아 속세의 티끌에 어둡지 말라.
      천지 만물도 무상하거늘 부평초 같은 인생 어찌 영원하리오
      그대 부디 미루지 말고 수행하여 정과(正果)를 얻으라
      그리하면 밝은 달빛 맑은 바람 속에서 유유자적하리라."
      허공에서 울리는 말을 다 들은 국왕은 엎드려 백 배를 올렸다
      그리고 나서 왕궁 사람들에게 향산으로 가서  
      도인을 만나 감사드릴 것을 명하였다. (계속)
       
      - 불기 2553(2009)년 10월 
      조계종 원로의원(경주 기림사 서장암) 동춘 합장() -
      이 책은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이신 
      동춘스님의 원력에 의해 제작,배포하는 법보시입니다
      울~도반님들 마음 공부 하시는데 도움이 되셨으며
      하는 바램으로 회원 전체 멜을 보냅니다
      성불 하십시요()
      
     
     
    내다보지 않아도 글썽거리는

    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감잎 물들이는 가을볕이나

    노란 망울 터뜨리는 생강꽃의 봄날을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

     

     

    수숫대 분질러놓는 바람소리나
    쌀 안치듯 찰싹대는 강물의 저녁 인사를
    몇 번이나 더 들을 수 있을까

     

     

    미워하던 사람도 용서하고 싶은,
    그립던 것들마저 덤덤해지는 산사의 풍경처럼
    먼 산 바라보며 몇 번이나 노을에 물들 수 있을까

     

     

    산 빛 물들어 그림자 지면
    더 버릴 것 없어 가벼워진 초로의 들길 따라
    쥐었던 것 다 놓아두고 눕고 싶어라

     

    내다보지 않아도 글썽거리는
    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초심>님이 올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