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 언어품
제11장
설여불언자 시길득멸도 위능작호제 시위언중상
說如佛言者 是吉得滅度 爲能作浩際 是謂言中上
그 말이 부처님의 말과 같은 이 그는 경사로이 열반을 얻고
또 능히 법의 극치(極致)를 이루나니 그것을 일러 말 중의
최상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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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법을 모르는 일반인들이 외도들의 애매하고 그럴듯하게 분칠한
법을 들어보면 근기에 따라서는 그것이 진리로 이해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는 수많은 외도설이 존재하고 그것을 믿고
따르며 절대적인 유일한 신앙임을 자부하는 몽매한 자들이 있는
것이다.
일부 선사를 비롯해 불자들 중에서도 외도와 정법의 구별이 안되는
이해와 치우친 단견을 얻어 가지고는 한 소식했다느니 하는 소리로
대중을 모아 놓고 법상에 올라 주장자를 내리치며 선각자 행세를
하는 자들도 있고 그들을 선승으로 공경하며 흉내내는 자들도 있다.
그 한 소식 했다는 자들의 말은 대부분 언어도단이니 불립문
자이니 하는 어록을 인용하며 부처님이 설한 경전을 무시하
거나 경전에 대한 거부감을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
만약 한 소식 했다는 그 소식이 부처님이 설한 경전의 내용과
다르다면 불법이라 할 수 없고,
같다면 오히려 경전을 귀하게 여기고 수지독송을 권하고 유포하길
권해야 할 것이다.
한 소식 했다는 자들이 경전을 불태우고 괴상하고 애매한 행적을
보이는 것은 마도나 외도의 형태를 드려내는 증거임이 분명한데도
그를 선지식으로 공경하고 추종하는 자들이 있다는 것은 불법과
외도의 미세하고 미묘한 차이를 구분(택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전이라 함은 성불로 가는 길을 가르키며 안내하고 거친 세파의
바다를 건너게 할 땟목과 같은 것이다.
즉,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면 그 손가락을 의지해서 달을 보아
야지 손가락을 달인줄 여긴다면 이 사람은 달만 모르는 것이 아니라
밝고 어두운 것도 모르고 손가락도 모르는 사람이라 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손가락은 밝은 달이 아닌데 손가락을 보고 밝은 달인줄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경전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면 손가락에서
밝고 어둠의 허물을 찿는 사람처럼 경전에서 허물을 찿고 엉뚱하고
괴상한 소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경전은 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과 같아서 어리석은 범부 중생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긴 경전을 의지하지 않고는 미묘한 성불의 자리
를 보기(見性) 어렵기에 마당히 경전을 의지하여 본래 자리인 불성으로
돌아가 부처를 성취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런 뜻에서 경전은 귀중히 여겨서 수지독송해야 하는 것이지만 다만
경전속에 있는 문자에 매여 경전을 부처로 착각하면 저 손가락을 달이
라고 하는 어리석은 사람 처럼 소승 성문을 벗어나지 못하는 자라 할
것이다. 이미 건너갔다면 땟목을 버려도 될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땟목을 허물 삼을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능엄경에서 부처님은 구차제정을 닦고도 성문 외도가 될 수
있다고 하신 것은 이런 이유에서 한 말씀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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