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에 술 대신 차를 올리자

2010. 2. 12. 20:3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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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젠스님 글 모심 >

 
겨울은 추워야 한다지만 강추위가 계속되고 있는 요즈음 님들께서는 잘 지내시겠지요 어렵고 힘든 때 일수록 가족의 평안을 위하여 열심히 기도 정진 해야겠습니다 감기 조심들 하시고 복된 날 되세요 ()()()

          차례상에 술 대신 차를 올리자
          불교차례의식 보급하는 법현스님


          육류도 되도록 적게…가정화목 다지는 계기로
           

          불교차례의식 시연 장면 <사진 = 열린선원 제공>
           

          “차례를 지낼 때 일반 가정에서는 대부분 술을 올립니다. 불자집안에서도 마찬가지구요, 술보다는 차를 올리자는 것이 불교식 차례가 유가의 차례와 다른 점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유교식 제례법으로 차례를 지내는 가운데 열린선원장 법현 스님은 1990년대 초부터 술 대신 차를 올리는 불교차례의식을 보급하고 있다.

          불교차례의식을 설명하는 법현 스님
          법현 스님은 “삼국유사에 충담스님이 매년 3월3일과 9월9일 미륵세존에게 차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며 “차례가 차(茶)를 올리고 대접한 데 기원을 두고 있는 만큼 본 모습에 맞게 차례를 지내자는 것이지, 술을 금지하고 차만 올리자는 뜻은 아니”라고 말했다.

          법현 스님은 또 “불가에서 큰 스님들의 제사를 다례라고 부른다”며 “차례라는 명칭 자체를 보더라도 차를 올리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불교차례의식을 보급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불교차례의식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말한 법현 스님은 “술을 금하고 고기를 되도록 쓰지 않는 불교 정신을 차례에 응용해 새롭게 만들어낸 차례의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상차리기에 있어서도 불교차례의식은 홍동백서나, 조율시이 등의 원칙보다는 조상님의 덕을 기리는 마음에 중점을 두도록 했다”며 “조상님들이 드시고 싶어 했을 것이라 생각되는 음식을 장만하고, 순서도 드시기에 편하도록 배열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법현 스님은 또 “차례상에는 국산만 올리자는 이야기가 있지만 국산이니 외국산이니 따지기보다는 상에 올려서 좋을 것이면 된다”고 전했다.

          또 유교의 차례의식은 축문을 읽지 않는 무축단헌(無祝單獻)이라 설명한 법현 스님은 “유교에서는 간단한 제사라는 데 초점을 맞추어서 그런 것”이라며 “설과 추석에 조상님께 고하고 감사하는 의식을 단순하게 보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법현 스님은 “유가에서는 차례 중 조상님들이 음식을 잡수는 시간이라 해서 중간에 잠깐 쉬는 시간이 있다”면서 “이 시간에 조상님들의 공덕에 대해 이야기 하고 가족들간에 대화를 통해 가정의 화목을 도모하는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법현 스님이 보급 하는 불교차례의식은 극락세계의 불보살을 모시는 거불(擧佛)의식으로 시작해 차를 올리고 조상님의 영가를 모시는 의식이 진행된다. 이어 공양을 올리고 원을 세우고 조상님에 대한 추모의 생각을 키우는 발원으로 마무리한다.

          <법현 스님이 보급하는 불교차례의식>

          1) 미타거불(彌陀擧佛) : 부처님을 모시는 의식

          나무 극락도사 아미타불(큰절)

          나무 좌보처 관세음보살(큰절)

          나무 우보처 대세지보살(큰절)

           

          2) 다게(茶偈) : 차를 올리는 시

          시방삼세 부처님과 청정 미묘하신 법과 삼승사과의 해탈 얻으신 승가에 공양하오니 자비를 베푸사 감응하여 주옵소서 ①

           

          3) 청혼(請魂) : 조상님 영가를 모시는 의식

          금일 고조, 증조 할아버님과 할머님 영가시여 저희들이 모시는 설(추석) 차례에 강림하시어 감응하여 주시옵소서

          (차를 올리고 재자들 모두 큰절 2배) ②

           

          4) 공양 : 공양을 올리는 의식

          저희 자손들이 계, 정, 혜, 혜탈, 해탈지견의 5분향을 공양하오니 자성의 대지혜를 발하고 반야의 밝은 등을 켜서 3계의 어둠을 밝히사이다. 조주스님의 맑은 차를 드리오니 목마름이 아주 없어지이다. ③

          오늘 조상님 영가께 올린 모든 진수는 (하늘에서 내려온 것도 땅에서 솟은 것도 아니요), 저희들이 작은 정성을 모아 올린 것이오니 흠향하여 주시옵소서.

          (잠시 쉬면서 조상님을 추모하는 담소 시간을 가짐)

           

          5)보공양진언 : 조상님과 다른 영가께 모두 공양되도록 하는 진언

          옴 아아나 삼바바 바아라 훔(3)

           

          6) 보회향진언 : 마무리하는 진언

          옴 사마라 사마라 미마나 사라마하 자가라바 훔(3)

           

          7) 발원 : 원을 세우고 조상님에 대한 추모의 생각을 키움

          오늘 저희들이 올린 동양을 받으시고 부처님의 진리를 깨달으시어 아미타부처님의 국토인 극락세계에 태어나시고 저희 후손들이 건강한 몸과 건전한 정신으로 올바른 삶을 영위하여 깨달음을 얻은 길로 이끌어 주시기 발원하옵니다.

          나무아미타불(10념)

          (큰절 2배 후 헌식하고 그릇의 뚜껑을 닫고 위패를 사른다.)

           

           

            

          새해 복과 지혜 성취하는 한해가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