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만 하기보다 공부하는 불자돼야

2010. 3. 26. 20:5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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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의 가르침 듣고 익혀 체화시켜야

기도만 하기보다 공부하는 불자돼야

 

전 조계종 교육원장과 범어사 승가대학장 등을 지낸 무비 스님(64)은 탁월한 저술과 강의 등을 통해 이미 불교계에서 대강백으로 정평이 나 있다. 1943년 경북 영덕 출생으로 1958년 부산 범어사에서 여환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고, 해인사 강원을 졸업했다. 최근 '무비 스님이 가려 뽑은 명구 100선'(4권 세트)을 완간한 것을 포함해 경전해설서 등 총 30여 권의 저서를 펴내는 등 불법전수에 여념이 없다. 새해 초, 무비 스님은 경전공부에 목마른 비구, 비구니 스님을 위한 강석을 연다. 오는 7일 부산 범어사 밑 문수선원에서 3대 경전 중 하나인 '법화경'강좌가 그것. 법랍 20년 이상의 중진급 스님 100여 명과 함께 1년 과정으로 매월 한 차례씩 강의를 하게 된다. 현재 범어사 대웅전 옆 염화실에 거처하는 스님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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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강좌를 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벌써 지난 해가 됐네요. 2007년은 교계 전체적으로 말썽이 많았던 한 해였지 않습니까. 불교의 중심에 있는 스님들이 자신의 본분을 다 하지 못한 데서 나온 일인데 이번 일들을 통해 스님들이 반성하고, 자신을 진지하게 살펴보고 본분에 충실하자는 서원을 냈지요.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한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나타내는 말로, 이것이야말로 스님 본분의 제1조입니다. 본분만 충실히 하면 엉뚱한 일이 없을 것인데, 그렇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불미스러운 일이 끊이지를 않았을까요.


▶철이 안 들어서지요. 인생과 세상을 보는 지혜가 없다는 겁니다. 성인의 가르침을 계속 답습하면 이슬에 옷이 젖듯 자연스레 촉촉히 스며들 텐데…. 그래서 더욱 성인의 말씀을 계속 듣고 익히고 알려야 합니다.


-법화경은 어떤 경전입니까.


▶법화경은 불교 팔만대장경 중의 왕이며, 모든 경 가운데서 제일입니다. 불교 진리를 종합적으로 회통을 친 것이지요. 법화경은 독송함에 있어 매우 아름다운 경전이며, 스스로 독송하거나 혹은 타인이 독송하는 것을 듣기만 해도 깊은 감응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법화경은 또 일승의 교리를 설하고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능력의 차이가 있어 그 차이에 따라 교화를 하였으므로 교설이 다르다고 보는 것이 삼승의 입장인데, 법화경은 이 삼승의 가르침을 일승의 가르침으로 귀결시키지요.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요.


▶'사람이 부처님이다'를 중심으로 가르칠 예정입니다. 법화경은 부처님께서 제일 마지막에 설하신 경전입니다. 최후로 제자들에게 일러주시고 싶은 말씀을 유언삼아 얘기하신 것이죠. 그 마지막 말씀이 '그대는 부처다'라는 얘기고, 곧 '모든 사람이 부처다'로 모아집니다.


-부산은 한국불교의 메카라고 할 만큼 불자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신자수가 많긴 한데 대부분 기도하는 불자들이지요. 불교의 소중한 부분이 겉돌고 있는 느낌입니다. 기도하는 행위는 인간의 본능에서 발생한 자연발생적인 겁니다. 원시시대에도 태양에, 바위에, 나무에 빌지 않았습니까. 인간의 원초적 욕망을 가르칠려고 부처님께서 그 좋은 왕의 지위를 버리고 피나는 고행을 했겠는가, 하는 겁니다. 양 손에 구리 철보다 더 값진 금을 갖고 있는데 철 한 근만 붙들고 금을 보지 못하니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불교의 핵심, 진실에 들어가면 더 큰 소득이 있습니다. 진지하고, 심도있게 공부를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새해가 됐습니다. 덕담 한 말씀 해 주십시오.


▶'정직하게 살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특히 새 대통령이 되실 분과 정치인들, 종교인, 교육인 등 우리 사회를 이끄는 지도자들에게 정직하게 살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 스스로도 정직하면서 자기 분에 만족하고 살았으면 합니다. 지금 우리의 삶은 60년대와 비교하면 수십 배나 더 잘 살게 됐는데 아직도 만족하지 못하고 배고파 하고 있습니다. 욕심을 버리는 삶, 어렵지만 행복할 수 있는 길이지요.

4월의 시 / 박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 비가 촉촉히 내린 오전 늦은 모닝커피를 마십니다 비를 머금은 꽃망울들이 반짝 떠오를 햇빛과 만나면 환한 웃음을 여기저기 터트리겠지요 꽃잔치가 벌어질 4월에 용주사 고운 인연님들께 아름다운 글과 함께 안부를 전합니다 부처님 가피가 함께 하시여 건강하고 행복한 날 맞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