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경 공부 이야기

2010. 4. 4. 18:0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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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의 종소리] 우리 도반님들의 공부 이야기 (1)

 

 

 

1. 큰스님 법문을 사경하면서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시간이 조금 앞당겨졌습니다.  

큰스님께서 번역하신 지송 보현행원품(불관출판부)을 교재로 하여 한글 보현행원품, 반야보살 행원기도문과 바라밀 염송을 하면 새벽시간이 모자랐습니다.

 

 

엊그제 ‘바라밀다 염송으로 불자의 위력을 발휘하자’는 큰스님의 법문을 읽고 염송시간을 더 가질 요량으로,  평일에는 보현행원품 중송분 앞까지 독송하고 그 남는 시간에 바라밀 염송을 더 하는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큰스님 법문 사경공부는 쉬는 날에 주로 하고 있습니다. 오전 내내 큰스님의 법문을 읽고 사경하다가 그 밝음 앞에 인생을 참 잘못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근심과 걱정, 불안과 초조, 절망과 좌절 등으로 대립과 원망, 신세타령 하는 이 어두운 마음에 큰스님께서는 부처님의 무량공덕과 무한창조력이 한정없이 피어나는 생명의 약동성이 나에게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참으로 인생을 잘못 살았구나...

큰스님의 이 밝은 법문과 지난 날 우왕좌왕 하면서 갈피를 못잡고 어두운 마음으로 살 때와 자연스레 비교가 되었습니다.  

 

 

지난 생을 잘못 살았으면 앞으로는 밝게 잘 살면 될 것 아니냐 하는 생각도 봄꽃 피듯이 일어났습니다.

 

 

큰스님의 법문집을 예전 책 읽는 습관으로 대충 읽고 그냥 좋은 책이다 하면서 건성으로 넘어 갔더라면, 오늘 큰스님께서 말씀하시는 부처님의 무량공덕을 이처럼 만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사경공부를 하면서 그 날 올릴 내용을 몇 번 읽게 되었고, 또 댓글 달기 위해서 몇 번 더 읽게 되었습니다.

 

 

2. 저는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 탓으로 남 앞에서 말하는 것을 지극히 피해 왔습니다. 어디로 가나 꿰어둔 보리자루 마냥 외진 구석에서 고개 숙이고 남의 말만 듣곤 하였습니다. 

 

 

말하는 것에 자신이 없고 간혹 더듬거려서 직장에서 밤 늦도록 일을 끝내고 그 다음날 정작 윗 분들의 결재를 받을 때는 의사표현을 잘못해서 더 힘든 경우를 여러 번 겪었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 하는 자각이 일었습니다. 화법과 관련된 책도 몇 권 사서 읽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연습할 수 있는 장소를 찾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컴퓨터 키보드 앞에 내 얼굴을 볼 수 있는 작은 사각거울을 두고 큰스님 법문을 읽고 쓰게 되었습니다.

 

 

제 얼굴을 봤습니다. 얼굴이 이렇게 어둡고 험할 수 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따뜻하고 온화하면서 밝은 얼굴을 갖고 싶었습니다.

 

 

큰스님 법문을 읽으면서 어둡고 칙칙한 얼굴이 아니라 밝고 명랑한 얼굴을 가져야지...지금은 컴퓨터 앞에서 거울과 함께 제 얼굴을 쳐다보고 큰스님 법문을 읽고 쓰면서 감사로 말하는 연습까지도 하고 있습니다.

 

 

3. 우연히 쉬는 날에 집안을 둘러 봤습니다. 가장(家長)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눈에 띄였습니다. 아이들 방의 창문 틈에 겨우내 문을 닫고 지냈던 관계로 습기진 곰팡이가 가득 끼여 있는 것과  아이들 필요한 서랍이 없다는 것이 보였습니다.

 

 

내가 참 무심했구나...

쉬는 날에 오라는 데는 없어도 갈 데는 많다고 하면서 무작정 산으로 들로 나갔다 왔습니다. 

정작 내 손길이 필요한 집안의 작은 일 하나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아이들 방을 같이 청소하고 또 어지럽게 구석에 쌓아둔 빈 그릇과 화분을 모두 꺼내어 버릴 것은 버리고 쓸 것은 보기 좋게 정리하니 베란다 공간이 넓어 보였습니다. 

 

 

집안 청소하고 정리하는 것은 단순하고 작은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작은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을 내지 않았습니다. 무엇에 쫓겼는지 저 먼 곳 바깥에서 특별한 것, 헛 것(?)을 찾고 다녔습니다. 

 

 

저는 그렇게 바깥에서 특별하고 유별난 것 찾는데 세월을 다 보내었습니다. 

이제 거울 앞에 서서 내 모습을 바라보니 눈 앞에 있던 그 작은 일이 눈에 띄였습니다.

늦었지만 새롭게 태어나고 싶었습니다. 

 

 

큰스님께서는 ‘잠에서 깨면서 우리는 새롭게 태어났다. 과거는 과거로 흘러가 버렸고 

이제 새로운 희망과 결의만이 나의 것이다’ 하셨습니다.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게 느껴집니다.

좋고 싫은 감정의 덩어리가 벽처럼 버티고 서 있음을 봅니다.

감사한 마음이 아직 사무치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 생애 언제 이토록 힘차고 역동적인 부처님의 현실법문을 만날 수 있겠습니까.

  

 

저 하늘의 별처럼 높이 계시는 부처님이 아니라, 불러도 불러도 대답없는 부처님이 아니라 

나에게도 부처님의 무량공덕과 무한위신력이 넘쳐나고 있다는 큰스님의 이 밝은 법문을 

언제 다시 만날 수 있겠습니까.

 

 

내 생애 모처럼 힘들게 마음 내어 공부하는 일

소임을 다할 때까지 내 생명 부처님 무량공덕 생명을 

저 눈물 마를 날 없는 우리 이웃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내 생명 부처님 무량공덕 생명, 보현행원으로 보리 이루리.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나무보현보살마하살

 

 

  

마음의 짐을 버려라 !

 

 

 

옛날에 한 젊은이가 아주 커다란 봇짐을 지고 고생스럽게 먼 길을 걸어

무제 대사를 찾아갔다. 젊은이는 대사를 보자마자 자신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대사님, 저는 조금 전까지 고통스럽게 고독과 싸우며

오랫동안 먼 길을 걸어서 아주 피곤합니다.

신발은 다 헤졌고 양쪽 발은 온통 상처투성이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왜 아직까지 제가 가야 할 목표를 찾을 수 없는 겁니까?"

그러자 무제 대사가 물었다.

"자네, 그 봇짐 속엔 무엇이 들어 있는가?"

"이것은 제게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이 안에는 제가 시련과 좌절을 겪을 때마다 늘 함께했던

고통, 상처, 눈물, 고독, 괴로움 등이 들어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무제대사는 조용히 젊은이를 데리고 강가로 나가 배를 타고 강을 건넜다.

반대편 강가에 내리자 대사는 젊은이에게 말했다.

"이 배들 들고 가게."

"농담이시죠?

이렇게 무거운 배를 제가 어찌 들고 갈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러자 무제대사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자네 말이 맞네, 젊은이. 강을 건너는 사람에게 배는 꼭 필요한 것이지.

그러나 강을 건넌 뒤에는 배를 버려야 한다네.

만약 그렇지 못하면 이것은 우리에게 짐이 될뿐이지."

젊은이는 지금까지 짊어지고 있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시 길을 떠났다.

 

 

 

월간 '행복한 동행'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