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계를 극복하는 법/송담스님

2010. 5. 24. 19:29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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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심이 났을 때 공부를 몰아붙여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때를 놓치면 아무리 생각을 가다듬으려고 해도 억지로는 힘만 드는 것입니다. 이 사바세계는 그러한 발심을 할 수 있는 경계가 수없이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역경계(逆境界)인 것입니다.

 

사바세계는 정신적, 물질적, 육체적, 대인관계, 가정적, 사회관계로나 도처에 우리가 발심할 수 있는 계기가 수없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계기를 잘 거기서 놓치지 말고 거기서 돌이켜나간다면, 우리는 조실스님과 같이 정말 발심을 하는 것이고, 발심이 되어야 공부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발심이 안되고, 참선이 좋다니까 나도 좀 해볼까 그런 것 가지고는 흉내내는 것 밖에 안됩니다. 흉내도 안하는 것보다야 낫지만, 옛날에 원숭이가 참선하는 스님을 보고 스님 흉내를 내서 가부좌를 하고 앉았는데, 그것이 인연이 되어가지고 다음 생에 사람으로 태어나가지고 출가해서 참선을 해가지고 도과를 이루었습니다. 

 

잠시 흉내를 내는 것만으로도 도과를 이루었거던, 사람으로 참선이 좋다는 것을 듣고 쉬지 않고 애를 쓰다보면, 언젠가는 할려고 안해도 저절로 되야지는 심신과 분심과 의단이 독로할 때가 오는 것입니다.

 

다행히 어떠한 경계를 만나서 심신과 분심이 돈발하다면 그것은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없겠지만, 그런 경계를 만나지 못하더라도 억지로라도 자꾸 할려고 노력을 하면, 생활 속에서 자꾸 할려고 노력을 하구 그렇게 하다보면 자연히 분발할 때가 오는 것입니다. 억지로라도 할 것은 이것 밖에는 없는 것이고,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진발심이 되는 것이니까.

 

이 세상에 할 것이라고는 이것 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명예나 부귀공명, 오욕락이라 하는 것은 잠시 꿈꾸는 것에 지내지 못해. 산더미 같은 재산을 모아도 가지고 가지 못하고, 온 세상을 다 차지할 것 같은 부자라도 한푼 가져가지 못해. 명예나 권리가 하늘을 뻗쳐도 십 년, 이십 년을 넘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저승에 가면 염라대왕은 하나도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가난해서 천하게 느껴지거나, 부자가 되서 교만심이 나거나, 다같이 무명의 불로써 자기가 자기를 태워죽이는 것 밖에 안된다. 그러다가 숨 한번 내쉬었다 들어마시지 못하면 이승을 하직하고 염라대왕 앞에 끌려가면, 부자라 해서 알아주지 않고 가난했다 해서 동정받지 못한다.

 

이 생사없는 도리는 가난한 사람도 가난할 수록에 이것을 해야 천둥이가 안되는 거고, 명예와 권리가 있고 부자가 되었다하더라도 교만심을 낼 것이 아니라 이 무위법 참선을 해야만 되는 것입니다. 최상승법을 믿고 참선을 하는 사람은 설사 가난해졌다 하더라도 천둥이가 되지를 않고, 사업을 잘해서 부자가 되었다 하더라도 남을 업신여기지 않는 것입니다.

 

가난하던 부자던 잠시 꿈속에서 가난뱅이가 되고 부자가 된 것 뿐인데, 꿈 속에 가난해졌다 해서 천해질 것이 없고, 꿈 속에 대부자가 되었다 해서 교만을 낼 것이 있는가. 그래서 사람으로 태어나서 할 것이라고는 이 무위법. 희노애락, 흥망성쇠, 생로병사 속에서 생로병사가 없고, 교만하고 천할 것도 없고, 참선법 이것 밖에는 헐 것이 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아니 해놓으면 천상 천둥이가 되었다가, 교만을 부렸다가 하면서 꿈 속에서 결국은 지옥갈 채비를 허게 되는 것입니다. 천하에 아무 소용도 없다면 결과도 아무 소용이 없다면 괜찮은데, 결과적으로는 지옥갈 준비를 헌 것 밖에는 안 돼. 그래서 부자도 이뭣고 해야하고, 가난한 사람도 이뭣고 해야하고, 병든 사람도 이뭣고 해야하고, 죽을 고비에 든 사람도 이뭣고 해야 하고. 오직 일대사 문제. 무위의 이치를 깨닫는 이 한 길에 본업을 삼고 나의 모든 정성을 다 바칠 때 참답게 살아가는 길이 거기에 있고 참다운 행복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중생은 다 겪을대로 겪어놔야 겨우 그때사 조금 그렇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남이 겪는 것을 보고도 내가 그것을 깨달라버려야 하는데, 남이 하는 것은 예사로 보고 자기가 겪을 대로 겪고난 뒤에사 조금 "아! 그렇구나" 느끼는데 그것도 오래가지 못하고 금방 경계에 끌려가고 경계에 속게 되는 것입니다

 

다른 것은 뒤로 미룰 수 있지만 생사문제 일대사 문제는 뒤로 미룰 수가 없는 것입니다. 생사는 늙어서 죽는 것이 아니고, 젊어서도 죽고, 어려서도 죽습니다. 지금 아니하면 영원히 할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항상 뒤로 미루나, 지금 이 자리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입니다

 

내일부터서도 안되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돌아오는 여름부터 해야겄다 그것도 안되고, 오늘저녁으로 미뤄도 안되고, 지금 바로 지금부터 해야돼. 법당에 앉아서는 바로 이 자리에서. 법당에서 나갈 때는 바로 그 때 언제나 지금이거든. 사실은 지금이란 시간도 우리에겐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미 지금이라 할 때 시계바늘은 지나가 버리기 때문에, 지금이라는 시간을 붙잡을 수 없고 다만 이뭣고 뿐이여.

 

공부가 처음에는 앉는 자세부터 호홉하는 법, 화두드는 법 배워서 해보면 한달, 두달, 석달 해가다보면 영 잘 안돼. 가슴이 답답허고, 해갔고 될 것인가 회의심이 일어나기도 하고, 다른사람들 보면 모다 참선한다고 하지만 참으로 확철대오해서 견성한 사람이 몇이나 되나. 이렇게 어려운 것을 낸들 될 것인가. 스스로 의심하고 자포자기하고. 

 

공부를 열심히 할려고 할수록에 자꾸 사건이 생겨.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잘 되어간다 싶으면 무슨 사건이 생겨. 이것이 다 우연한 일이 아니고, 공부를 잘해서 도를 이루려하면 제일 그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누구냐하면 마구니거든. 마구니는 참선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기가 멸망하거든. 마치 대한민국이 모든 것이 잘 되어가면 제일 싫어하는 것이 이북의 공산당이여. 그래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방해를 치거든. 그와 똑같은 것이여.

 

우리 도 닦는 불자도 열심히 도를 닦으면, 마구니가 여러가지 각도에서 눈을 통해서, 귀를 통해서, 코를 통해서, 입을 통해서, 몸뚱이를 통해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우리를 현혹을 시키고, 유혹을 하고, 방해를 놓고 그러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러헌 마구니의 현혹에 우리가 흔들리지 않해야 하는 것입니다.

 

한생각 잠깐 딴 생각 먹고 한눈을 팔면, 바로 그 구멍을 통해서 마구니는 밀고 들어오는 것입니다. 1분1초도 딴생각 할 겨를이 없는 것입니다. 딴 생각이라는 것은 명예, 부귀, 권리, 오욕락 그런 것도 있지만, 참선을 해나가는 사람에게는 먼저 깨달으리란 생각, 누가 나를 깨닫게 해주리라는 생각, 이렇게 해서 공부가 깨닫겠는가 그러한 생각, 공부해서 조금 득력을 해서 화두가 순일하게 되면 좋다는 생각, 조금 얻은 것을 가지고 만족하는 생각, 이런 것들이 오히려 세속의 그런 것에 대한 생각보다 더 무서운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선지식을 의지하고 좋은 도반을 의지하고 같이 정진을 하면, 자연히 그런 유혹으로부터 자기를 지킬 수가 있는 것입니다.

 


 

 

벗꽃 연서/ 초심

 

아직은 애송이 같은 연초록 잎새들이

살랑살랑 옹알이를 하며 부릅니다

상큼하게 다가오는 유혹에

흰구름과 같이 꽃빛에 젖어서

푸른 사월을 이고 갑니다

 

유유한 물결처럼 흘러온 나그네들...

얼굴에는 꽃이피고 옷자락엔 꽃잎 떳습니다

세월담은 왕 벗나무 발길이 멈추자

가지에 메달은 소담스런 자태에

잊엇던 탄성이 팝콘처럼 터집니다

 

콧잔등에 스치는 달보드레한향기에

후각이 찌지직 전율을 타고

입술위에 얹히는 실크빛 미소에

긴눈썹 살포시 포개어 봅니다다

아! 난 그만 꽃멀미를 하였네요

 

머언 강산너머 아라랑에 젖었을때

민족에게 상처준 슬픈 사쿠라였지만

나의 정신은 오직 벗꽃나무 이기에

순백이 내린 갈색 가슴을 포옹합니다

당신은 연주를 하고 나는 노래를 하고..

 

이제 노을빛이 마중나와 일상으로 돌아갈때

당신도 바람이 오는 시간이 되면

낙화 하여야 할 아름다운 단명(命)

휭그르르 맴돌다가 날아와

나의 손금위에 작별을 고합니다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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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월에 재회를 위하여...

 

(08년 4월 진해 군항제에서)



 

< 1987년 3월 1일, 첫째 일요법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