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공(誌公)선사의 십사과송(十四科頌) 중에서

2010. 6. 15. 20:1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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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와 '중생'이 다르지 않고 

    '큰 지혜'와 '바보'가 다르지 않다.

    어찌 밖을 향하여 보배를 구하랴.

    신전(身田)에 원래부터 '밝은 구슬'이 있다.      

     

    '바른 길', '삿된 길'이 둘이 아니니,

    '범부'와 '성인'이 같은 것임을 알라.     

    '미혹'과 '깨달음'이 본래 차별이 없고     

    '열반'과 '생사'는 한결같은 것이다.     

     

    끝끝내 공적(空寂)함을 사무쳐서     

    오직 뜻과 생각이 맑기만을 구하라.     

    한 법도 얻을 것이 없으면     

    잠깐 사이에 저절로 '남음 없는 도'(無餘道)에 든다.      

     

    온갖 것이 불사(佛事) 아님이 없으니     

    어찌 생각을 거두면서 좌선(坐禪)을 하랴.     

    '망상'이 본래 공적한 것이니     

    '반연'(攀緣)을 끊으려 할 것이 없다.      

     

    지혜로운 이가 도무지 '얻을 마음'이 없이 되면     

    자연히 시끄러움도 다툼도 없어진다.     

    '무위의 대도'(無爲大道)를 알지 못하면     

    언제 깊고 현묘(玄妙)함을 증득하랴.      

     

    부처와 중생은 한 종류이니     

    중생이 그대로 세존(世尊)이시다.     

    범부는 허망하게 분별을 내어     

    '없음' 가운데서 '있음'을 집착하며 어지럽게 설친다. 

    성문(聲聞)은 시끄러움을 피하고 고요함을 구하니     

    마치 떡가루를 버리고 떡을 찾는 것과 같다.     

    '번뇌'가 그대로 '보리'(菩提)이니     

    '마음'이 없으면 '경계'도 없다.      

     

    지혜로운 이는 '부처'를 구할 마음이 없거늘     

    어리석은 사람은 사됨(邪)과 바름(正)에 집착한다.     

    음욕(淫慾)의 성품이 원래 공한 줄 알면     

    '불가마 지옥'이 저절로 식는다.

    ― 지공(誌公)선사의 십사과송(十四科頌) 중에서―

     


    기억하세요 혼자가 아닌란 것을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매일매일 따라다니며 
    그의 곁에 있는 그림자가 있었습니다. 
    그림자는 항상 그의 곁에 있었습니다.
    그는 그림자에게 잘해 주었고 
    그림자는 말없이 그의 곁을 지켰습니다.
    어느 날, 
    질투심 많은 바람이 
    그의 곁을 지나며 말했습니다. 
    "왜 그림자에게 잘해주세요?" 
    그러자 그는
    "그림자는 항상 내 곁에 있어주기 때문이지." 
    하고 말했습니다. 
    
    
    
    바람이 다시 말했습니다. 
    "핏, 아니에요. 
    그림자는 당신이 기쁘고 밝은 날만 잘 보이지, 
    어둡고 추울 때는 당신 곁에 있지 않았다고요." 
    생각해보니 그도 그럴 것이 
    그가 힘들고, 슬프고 어두울 때는 항상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던 거였어요. 
    그는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그림자에게 가서 
    "더 이상 내 곁에 있지 말고 가버려!" 
    하고 말해버렸어요. 
    
    
    
    그 한마디에 그림자는 조용히 사라졌답니다 
    그후로 그는 바람과 함께 즐겁게 지냈습니다. 
    그것도 잠시.. 잠시 스친 바람은 그저 그렇게 
    조용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너무나 초라해져버린 그는 다시 
    그림자를 그리워하게 되었답니다. 
    "그림자가 어디갔을까.. 
    다시 와줄 순 없을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어디선가 그림자는 다시 나오고, 
    조용히 그의 곁에 있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림자는 이렇게 말했지요.
    "난 항상 당신 곁에 있었답니다. 
    다만 어두울 때는 
    당신이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왜냐고요? 
    힘들고 슬프고 어두울 때는 
    난 당신에게 더 가까이... 
    가까이..다가가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너무나 가까이 있어서 
    당신이 바라 볼 수가 없었나봐요."
    
    
    
     
    우리 서로가 힘이 들 때 
    누군가가 자신의 곁에 있다는 걸 잊고 살아요. 
    세상에 혼자 남겨져 있다 생각하면 
    그 아픔은 배가 되어버린답니다.
    기억하세요. 
    혼자가 아니란 것을... 
    너무나 가까이 있어서 
    보이지 않았을 뿐이란 것을...
    - 좋은생각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