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수행록(淸淨修行錄)/만공선사
2010. 6. 25. 20:21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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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수행록(淸淨修行錄)/만공선사
사람에게 세 가지 몸이 있으니,
첫째는 법신(法身)이요
둘째는 업신(業身)이요,
셋째는 육신(肉身)이로다.
법신은 곧 불신(佛身)이요,
업신은 곧 귀신(鬼神)이요,
육신은 곧 사람의 색신(色身)이로다.
색신 가운데 업신과 법신이 구족하여 서로 여의지 않건마는
중생의 업보가 무거워 다못 업신이 구원겁(久遠劫)을 드나들며
사생육도의 육신으로 인하여 모든 악업을 지을 때에,
부처님이 설하신 오계(五戒)를 믿지 아니하고 난행(亂行)을 하는 고로
혹 사람 몸을 받아 나더라도,
눈으로 보지 못하거나, 귀로 듣지 못하거나, 코로 맡지 못하거나,
혀를 놀리지 못하거나, 목을 앓거나, 팔을 못 쓰거나, 가슴을 앓거나,
내종을 앓거나, 다리를 못 쓰거나, 전신에 만신창이 돋거나,
치질을 앓거나, 몸에서 추한 냄새가 나거나,
내외의 금슬이 없거나, 자식이 없거나,
자식을 많이 낳아 기르지 못하거나,
남녀 간 상부상처를 당하거나, 얼굴이 박색으로 타고나거나,
호랑이 액난을 당하거나, 독사나 지네에게 물려 죽거나,
높은 나무에서 떨어져 죽거나, 물에 빠져 죽거나,
불에 타서 죽거나, 도적놈에게 죽거나, 남의 모함을 받아 죽거나,
이와 같은 가지가지 액난을 당하는 것이
모두 부처님의 '오계'를 믿지 아니하고 불법을 비방한 과보건만,
일체 중생이 이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모든 업보를 날로 받으니
가히 슬프고 슬프도다.
오계라 하니 무엇 무엇이 오계런고?
살(殺), 도(盜), 음(淫), 망(妄), 주(酒) 이 다섯 가지로다.
첫째는 살생을 말지니라.
살생을 많이 할진댄 자비종자(慈悲種子)가 끊어져
세세생생에 단명보(短命報)를 받으며,
내손에 죽은 모든 무리들이 세세생생에 나를 쫓아다니며
내 몸을 해롭게 할 제,
위와 같은 모든 액난을 당하게 되느니라.
둘째는 도적질을 말지니라.
만약 사람이 도적질을 할진댄 복덕종자(福德種子)가 끊어져
세세생생에 박복빈천한 사람으로 태어나게 되느니라.
셋째는 사음을 말지니라.
만약 사람이 사음을 행한 즉 세세생생에 식신(識身)이 청정치 못하고,
남녀 간 씨앗을 많이 보아 마음 편안할 날이 없을 것이니라.
넷째는 거짓말을 말지니라.
만약 사람이 거짓말을 할진댄 진실종자(眞實種子)가 끊어져,
모든 사람이 나의 말을 믿지 아니하여
헛된 사람이 되매 매사에 이루어지는 일이 없게 되느니라.
다섯째는 술을 먹지 말지니라.
만약 사람이 술을 마시면 지혜종자(智慧種子)가 끊어져,
성현의 어질고 착한 말씀을 즐겨 받아 듣지 아니하고,
외도 마구니의 삿된 말과 망령된 말과
탐·진·치와 간악질투와 십악(十惡)과 팔사(八邪)를 익혀
저 삼악도에 떨어져 길이 나올 때가 없으리니
어찌 불쌍하지 아니하리오.
사람에게 법신, 업신, 육신 세 가지 몸이 있다 하니
어떠한 것이 육신인고?
지·수·화·풍 사대(四大)로다.
지(地)는 곧 살이요,
수(水)는 눈물, 콧물, 대소변이요,
화(火)는 따뜻한 기운이요,
풍(風)은 콧김, 입김, 동정(動靜)이니
이 네 가지를 부모에게서 얻어 육신을 이루었다가
명이 다하여 임종을 당하매
지대(地大)는 땅으로 돌아가고,
수대(水大)는 물로 돌아가고,
화대(火大)는 불로 돌아가고,
풍대(風大)는 바람으로 돌아가,
사대가 흩어지니 허황하기 일장 춘몽이요,
장마에 두엄 버섯이니라.
어떠한 것이 업신인고?
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 이 여섯 가지 식심(識心)이로다.
눈으로 일체 만물을 보아 탐하여 모든 업을 지으며,
귀로 일체 소리를 들어 좋고 언짢은 소견을 내어 모든 업을 지으며,
코로 모든 냄새를 맡아 좋고 언짢은 소견을 내어 모든 업을 지으며,
혀로 모든 음식을 맛보아 좋고 언짢은 소견을 내어 모든 업을 지으며,
몸으로 춥고 더운 분별망상을 내어 모든 업을 지으며,
뜻으로 밉고 어여쁘고 좋고 나쁜 일체 망상을 내어 모든 업을 지어,
이 여섯 놈이 무량겁으로 드나들며
모든 업을 능히 짓기도 하며 모든 업을 능히 받기도 하나니,
이러므로 이름을 업신이라 한다.
어떠한 것이 법신인고?
일찍이 발심하여 선지식을 친견하여 다생죄업을 참회하고,
옛 성현의 친절언구 1700 화두 가운데
자기에게 합당한 화두를 분명히 결택하여
행(行), 주(住), 좌(坐), 와(臥), 어(語), 묵(默), 동(動), 정(靜) 중에
모든 망상이 고요한[寂寂] 가운데 화두가 또렷하여[惺惺],
들지 아니하여도 화두가 스스로 들리는 것이
샘물 흘러가듯 끊어짐이 없어,
화두가 한덩어리[打成一片]에 이르러 홀연히 망상 구름이 흩어지고
마음달[心月]이 홀로 드러나 삼천대천세계를 비추어
그 밝은 빛이 하늘과 땅이 무너져도 이 광명은 길이 멸하지 아니하나니,
이것을 이름 하되 불생불멸(不生不滅)의 도라 하느니라.
이 같은 이치를 통달한 사람을 선지식(善知識)이라 이름하며,
혹 도사, 보살, 부처라 이름 하나니
천당(天堂)과 불찰(佛刹)에 임의자재하여
천상에 가서 나매 천인을 제도하고
인간에 나매 인간을 제도함에 이르므로
인천의 스승이 되며, 사생(四生)의 자비로운 부모가 되는 고로
이 사람의 이름이 조어장부(調御丈夫), 천인사(天人師),
불(佛), 세존(世尊)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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