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담스님 동안거 해제법문

2010. 8. 15. 17:2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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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승이 법상에 올라온 것은 새해를 맞이했으니 형제자매 도반여러분께 세배를 올리고, 지난 석달 동안 추위 속에서 정진하느라고 애쓰신 여러분께 치하의 말씀을 드리고자 올라왔습니다.

 

경허(鏡虛)스님께서 대강사이시고, 대선사이신 그러헌 대종사께서 평생 동안 새벽에는 <초발심자경문>을 독송을 하셨다고 전해오고 있습니다. 초심과 발심과 자경문이 보조(普照)스님과 원효(元曉)스님과 야운(野雲)스님 그 큰 도인이시고 선지식이시고 대종사이신 그러헌 古조사 스님의 법문이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설하신 팔만대장경에 못지 않은, 그 속에 다 들어있고, 특히 우리 수행자에게는 평생토록 마음에 간직하고 실천해나가야할 그런 덕목, 법문이 들어있기 때문에 그러신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방금도 조실스님의 법문 가운데도 초심법문이 많이 들어있습니다만, 오늘 이 자리에 올라온 김에 형제자매 도반들께 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속담에 "박복하고 가난한 사람일수록 잔돈을 함부로 취급을 하고, 복 많은 부자일수록 잔돈을 소중히 여긴다"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씀은 참으로 발심을 하고 분심을 내고 그리고 열심히 정진을 하고자 하는 진실한 수행자는 1초, 1초를 소중히 여기고 한 생각, 한 생각을 잘 단속해야 한다는 깊은 뜻이 이 말 속에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자는 큰 돈은 꼭 필요한 데는 몇 억, 몇십 억도 희사를 하고 돈을 쓰는 부자가 왜 잔돈 푼을 함부로 하지 않고 소중하게 여기겠습니까? 잔돈을 소중히 여기고 피 나오게 열심히 돈을 벌고 그랬기 때문에 부자가 되었으리라 생각을 합니다.


우리 형제자매 도반여러분들도 1분, 1초 그 시간을 알뜰히 단속을 해야 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3년 결사, 10년 결사, 오후불식을 하고 묵언을 하고 그렇게 열심히 정진하는 것도 대단히 좋은 일이나, 설사 3년 결사니 10년 결사니, 용맹정진이니 그렇게 나타나게 상시 정진을 안하더라도, 평상시 행주좌와간에 어묵동정간에 밥 먹을 때, 똥 눌 때, 소지할 때, 도량을 거닐 때, 눈이나 귀를 통해서 무엇이 보이거나 들릴 찰나찰나에 거기 정신을 빼앗기지 않고 바로 그에 즉해서 턱 화두를 들 줄 아는 그렇게 하루 하루를, 한 시간 한 시간을 1초 1초를 그렇게 한 생각을 잘 단속을 해야 참으로 정진을 옳게 하는 수행자라고 생각을 합니다.

 

<법성게(法性偈)>에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卽是無量劫)이요, 무량원겁즉일념(無量遠劫卽一念)"이란 구절이 있습니다. 무량겁은 처음부터 무량겁이 딱 있는 것이 아니고 일초, 일초가 모아가지고 무량겁이 되는 것이고, 우리가 뱃속에서 나오자마자 대번에 늙은 것이 아니고, 1초 1초가 쌓이고 쌓여가지고 한 살이 되고, 또 1초 1초가 쌓여가지고, 두 살, 세 살, 열 살 되어가지고 팔십이 되고 구십이 되서 늙어서 죽게 되는데, 한 생각을 잘 단속해 나가야 무량겁 생사윤회를 해탈하게 되는 것입니다.


해제를 해서 앞으로 석 달 동안 산철이 되겠습니다만, 산철도 그럭저럭 지내지 않기 위해서 또 산철결제를 하게 됩니다. 대단히 알뜰히 정진하기 위해서 그렇게 하신 여러 도반들은 참 진실로 발심하고 참으로 도업을 위해서 목숨을 바친 수행자로서 마땅히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을 하고, 또 그런 도반들을 위해서 원주스님, 별좌, 도감, 공양주, 채공 그런 소임을 맡아가지고 잘 외호를 하고, 그것도 대단히 고마운 일이고.


그런 어려운 소임을 맡아 줌으로 해서 선방에 방부를 들인 도반들이 마음껏 실컷 정진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을 합니다. 지난 석 달 동안, 주지, 삼직, 도감, 공양주, 채공, 별좌 이런 소임을 맡으시느라고 애를 쓰신 분들께 도반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를 드리고, 또 열심히 도 닦은 여러분들께도 다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 해제를 했다 하더라도 물론 해제를 했으니 건강이 안좋으신 분은 치료를 하시기도 하고, 또 좀 몸이 지친 분들은 쉬러가는 것이 필요한 분도 있을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여행도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만은 가시는 걸음걸음 한발짝 옮길 때마다 화두를 떠억 거각하고, 잡담으로 시간을 보내지 않으시라고 나는 생각을 합니다. 산철 동안을 잘 지내야 또 여름 더위를 이겨내고 여름결제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고 달리는 말에 다시 채찍을 가한다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만, 열심히 정진하시는 여러분께 이런 말이 다 군소리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저도 팔십이 벌써 이태나 넘어서 언제 세상을 떠날련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여기 올라온 김에 이런 잔소리를 하게 됩니다만, 뜨겁게 불에 달군 쇠꼬챙이를 눈을 쑤시기 위해서 눈 가까이 올 때 그런 긴박한 경우를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에게는 우리의 목숨을 앗아가려고 하는 살인귀가 우리를 핍박해 오는 것이 마치 벌건 쇠꼬챙이를 가지고 우리의 눈을 쑤시러 오는, 바짝 눈앞에 10센티, 5센티, 1센티로 이렇게 벌겋게 달군 쇠꼬챙이가 눈앞에 다가오는 그런 상상을 한번 해보시면 졸음이 오다가도 버쩍 정신이 차려질 것이고, 잡담을 하다가도 그런 생각이 쑥 들어가고 화두가 턱 성성하게 거각하게 될 것입니다.

 

처음에 올라와서 읊은 게송은,

 

玉兎昇沈催老像

옥토끼는 달을 상징해서 옥토끼라고 읊었을 것입니다. 달이 떴따 졌다 하는 것이며,

 

金烏出沒促年光

금까마귀는 해를 표현하는 말입니다만, 해가 아침에 떴다 서산에 지는 것은 세월을 재촉하는 것이다.

 

求名求利如朝露

명예를 구하고 이끝을 구하는 것은, 아무리 명예를 구해서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이끝을 구해가지고 큰 부자가 되었다 하더라도 풀 끝에 이슬과 같은 것이다. 명예가 아무리 높아도 생로병사를 면하기 어렵고, 아무리 큰 재산을 모았다 하더라도 그 재산 한 푼도 죽어갈 때 가져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다못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명예를 구하느라고 지은 업과 재산을 모으느라고 본의 아니게 지은 죄업만 짊어지고 염라대왕 앞에 끌려간다는 것입니다.

 

或若或榮似夕烟

혹 괴롭고, 혹 영화스러운 것은 저녁 때 낀 연기와 같은 것이다.

 

그런 것임에도 불구하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명예와 권리와 재산 그런 것을 위해서 서로 높은 자리를 차지할려고, 서로 대통령이 될려고, 서로 국회의원이 될려고, 서로 장관이 될려고 온갖 노력을 다합니다. 심지어는 남을 헐고 뜯고 비방하고 모략을 하고 남을 짓밟고 자기가 올라설려고 합니다. 그렇게 해가지고 말로는 나라를 위하고 평화를 위하고 인류를 위한다고 다 그렇게 말합니다. 물론 그런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정말 모든 사람들이 백성을 위하고 나라를 위하고 인류를 위하고 평화를 위한다면, 서로 양보하고 서로 훌륭한 사람을 추천을 해서 자기는 거기에 협조하고 이렇게 한다면, 정말 나라도 잘되고 세계평화도 이루고 산천과 모든 공기도 이렇게까지 오염이 되어서 사람의 생명을 단축하지는 아니할 것입니다


여기에 모이신 여러분께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여기에 모이신 분들은 이런 것이 해당되지 않으리라 생각이 됩니다만, 생사가 무상(無常)한 것은 이 출가한 스님네나 발심한 청신사, 청신녀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무상을 철저히 깨닫고 오늘부터는 한 생각을 잘 단속허고, 다른 사람 보고 웃을 것이 아니라, 항상 자기자신을 돌아보고 항상 나는 어떠한가 그렇게 자기의 생각을 돌이킨다면 우리는 도 닦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勤汝慇懃修善道
速成佛果濟迷倫
今生若不從斯語
後世當然恨萬端

 

너에게 착한 도 닦기를 권하노니
속히 성불을 해서 모든 중생을 제도할지니라.
금생에 만약 이렇게 간곡히 허는 말을 좇지 아니하면
후생에 염라대왕 앞에 끌려가서 한이 만단이나 될 것이다.

 

古조사의 게송입니다. 오늘 삼동결제 해제와 백일기도 회향일을 맞이해서 여러분께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백일기도 열심히 하신 공덕으로 모든 업장이 소멸하시고, 소원을 성취하시게 되기를 바라고, 형제자매 도반여러분 새해를 맞이해서 건강하시고, 가정도 화평하시고, 학생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원하는 학교에 합격을 하고, 사업하신 분은 재수대통해서 사업성취해서 좋은 일 많이 하시기를 바랍니다.

 

< 2008년 1월 15일, 동안거 해제법문 >

 

 

 

♧사랑보다 깊은 정 ♧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지만
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납니다.

사랑은
좋은 걸함께 할 때 더 쌓이지만
정은
어려움을함께 할 때 더 쌓입니다.



사랑 때문에
서로를 미워할 수도 있지만
정 때문에
미웠던 마음도 되돌릴 수 있습니다.

사랑은 꽂히면 뚫고
지나간 상처라 곧 아물지만
정이 꽂히면
빼낼 수 없어 계속 아픕니다.



사랑엔 유통 기한이 있지만
정은 숙성 기간이 있습니다.

사랑은 상큼하고 달콤하지만
정은 구수하고 은근합니다
.

사랑은 돌아서면 남이지만
정은 돌아서도 다시 우리입니다.



사랑이 깊어지면
언제 끝이 보일지 몰라 불안하지만


정이 깊어지면
마음대로 뗄 수 없어 더 무섭습니다.

사랑이 아름다운 것이라 하지만
정 만큼 아름다운 것일까?



잠시 생각해 보게 되네요.
사랑은 어느 한 순간에 무너지지만


정은 그렇지 않다는 것 잘 아실 거에요.
정이 넘치는 우리였음 좋겠습니다.

 

 

용서는 사랑의 완성입니다

용서 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랑은
용서하는 것이라 합니다.

나를 해롭게 하는 사람을
용서하는 것만큼
참 된 사랑은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용서는
사랑의 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상대방으로부터
상처를 받았을 때 어떻게
보복할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하지만 보복은
보복을 낳는 법입니다.
확실히 상대방을 보복하는 방법은
그를 용서하는 겁니다.

한 사람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처지가 되어
살아 보아야 하고
그 사람의 마음 속
아니 꿈속에까지
들어 가봐야 할겁니다.

우리는 늘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누군가로부터
상처를 받으며 살아갑니다.

설령 상처를 받았다 할지라도
상대방의 실수를 용서해주세요.
나도 남에게
상처를 줄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