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17. 22:00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365일사자후를만나다
106일 : 내가 기워주마
사진/금빛바다님
* 아니룻다야, 바늘을 달라. 내가 기워주마
-불본행집경-
아니룻다는 석가모니의 사촌 동생으로서
출가한 일곱 왕자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평소에 놀기를 좋아하였기 때문에 출가한 다음에도
게으름을 부리는 일이많았습니다.
어느 때 세존 앞에서 졸다가 따끔하게 주의를 받고서는
‘도를 깨칠 때까지는 절대로 자지 않겠다.’고 스스로 맹세했습니다.
아니룻다는 과연 그 날부터 자지 않고 일심 정진하였습니다.
밤에도 자리에 눕지않았습니다.
얼마 후 심한 눈병이 생겼지만 그만 두지 않았습니다.
세존께서 그를 만나 ‘자야 한다, 잠을 자라’고 간곡히 권유하셨건만,
그는 끝내 정진을 계속하다가 그만 눈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와 함께 마음의 눈을 떠서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니룻다는 천안(天眼, 마음의 눈, 지혜의 눈)
제일의 존자(尊者)가 된 것입니다.
어느 때 세존께서 길을 가시다가 아니룻다가 바늘에 실을 꿰기 위해서
애쓰는 것을 보시고 손수 바늘에 실을 꿰어 기워 주셨습니다.
눈먼 아니룻다를 동정하여 대중이 새옷을 만들어 주었을 때,
세존께서는 사람들을 불러 ‘왜 내게는 말하지 않았느냐’ 꾸짖으시고,
함께 옷을 만드셨습니다.
전도 전법은 말로 하는 것 아닙니다.
사랑으로 하는 것입니다.
사랑이 없는 말, 아무리 웅변 달변해도 사람을 감동시키지 못합니다.
모여 있는 대중 앞에 나가 불경한 마디 하고 내려오는 것을 전도 전법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내 속에 따뜻한 인간애(人間愛)가 넘칠 때,
말 한 마디 아니해도 전도 전법 다 된 것입니다.
같은 골목을 지나도
매일 같은 길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엔 비가 내려 흐려고 투명하거나
어느 날엔 바람에 눈이 내려
바람 속을 걷는 것인지 길을 걷는 것인지
모를것 같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은 꽃을 피우고
어느 날은 잎을 틔우고
바람을 달고 빗물을 담고
그렇게 계절을 지나고 빛이 바래고
낙엽이 되고
자꾸 비워 가는 빈 가지가 되고
늘 같은 모습의 나무도 아니었습니다.
매일 아침 집을 나서고
저녁이면 돌아오는 하루를 살아도
늘 어제 같은 오늘이 아니고
또 오늘 같은 내일은 아니었습니다.
개인 하늘처럼 웃을 날이 있었고
행복하다 느끼는 순간 뒤에도
조금씩 비켜갈 수없는 아픔도 있었습니다.
서둘러야하는 이유가 생기고
주저앉고 싶어지면
일어서야 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매일 같은 길을 지나도
언제나 같은 하루가 아니고
계절마다 햇빛의 크기가 다른 것처럼
언제나 같은 길은 아니었습니다.
밟고 살아오진 않은 모양입니다.
알지 못하고 살았지만 내 삶을 겉돌 만큼
먼 길을 돌아오지는 않았으니 말입니다.
다른 문밖의 세상들이 유혹을 합니다.
조금 더 쉬운 길도 있다고
조금 더 즐기며 갈 수 있는 길도 있다고
조금 더 다른 세상도 있다고
우둔하고 어리석어서 고집처럼 힘들고
험한 길을 걷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후회한 적 없으니 그것으로도 족합니다.
내가 가지 않은 길들에 대하여
욕심처럼 꿈꾸지 않기로 합니다.
지키고 잃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한가지를 더 가지려다 보면
한가지를 손에서 놓아야하는
그런 나이가 되었으니까요.
이젠 더 오래 더 많이
지키고 잃지 않는 일이 남았습니다.
아직도 어딘가 엉뚱한 길로 이끄는 지류가
위험처럼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흘러가는 삶도 남아 있어서
아직도 세상 속으로 문을 나서는 일이
위험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길은 결국 선택하는 사람의 것이라는 걸
행복은 결국 지키는 사람의 것이라는 걸
'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 > 365일사자후를만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365일 부처님과함께] 108일 : 원한을 버리고 즐겁게 살자 (0) | 2010.09.16 |
---|---|
103일 : 들은대로 힘껏 연설하라 (0) | 2010.09.03 |
105일 꿈속에서 이룬 불사(佛事) (0) | 2010.08.10 |
104일 : 티끌이란 번뇌 (0) | 2010.08.03 |
[365일 부처님과함께] 103일 : 들은대로 힘껏 연설하라 (0) | 2010.0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