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그리워하는 까닭에/효림스님
2010. 9. 9. 16:54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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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그리워하는 까닭에/효림스님
이밤
차갑게 뜬 달이 저렇게까지 아름다운 것은
아마도 그대가 나를 못잊어 그리워하는 까닭일 것입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 지금
산골 물소리가 저렇게 내 마음을 흔드는 것도
여전히 그대가 나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까닭일 것입니다
계절이 깊어가는 이밤에
내가 이토록 잡을 이루지 못하는 것도
순전히 그대가 나를 너무나 그리워하는 그 까닭일 것입니다
- 감상 ; 김종찬
구도자의 눈에 비친 자연은 시상속의 첫사랑이 된다
<산문을 닫고 숨어 사는 사람이라고
어찌 그리움까지 닫혀 있겠는가
멀리 雪害木 부러지는 소리
밤이 깊어갈수록
떠나간 기억의 저편
첫사랑 같은 천고의 비경이 더욱 적막하다 >
'설악에 눈내리고' 하얗게 눈 쌓인 설악산의 비경이 '떠나간 기억의 저편'에
잠겨있는 첫사랑이다. 여기에 감당할 수 없는 그리움이 배어있어 나를 더욱
그리워하게 만든다. 실상의 그림자에서 구도행을 찾는 실천불교가 그림자를
더욱 파고든다.
데뷰작 '그림자'에서는 "바보같이 그저 바보같이/반발자국 뒤에만 서서/
하염없이 그리워 그리워만 하는구나 "라면서 '아름답게 뒤에서 따라만 가는
그리움'을 구도행에 차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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