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가/나옹록

2010. 9. 9. 17:0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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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옹록] 게송 1 . 노래[歌] 3수 中 완주가 (翫珠歌)


신령한 이 구슬 지극히 영롱하여
그 자체는 항하사 세계를 둘러싸 안팎이 비었는데
사람마다 푸대 속에 당당히 들어있어서
언제나 가지고 놀아도 끝이 없구나

마니구슬이라고도 하고 신령한 구슬이라고도 하니
이름과 모양은 아무리 많아도 자체는 다르지 않네
세계마다 티끌마다에 분명하여
밝은 달이 가을 강에 가득한 듯하여라

배고픔도 그것이요 목마름도 그것이니
목마름 알고 배고픔 아는 것 대단한 것 아니라
아침에는 죽먹고 재 (齋) 할 때는 밥먹으며
피곤하면 잠자기에 어긋남이 없어라

어긋남도 그것이요 바름도 그것이라
수고로이 입을 열어 미타염불 할 것 없네
집착하고 집착하면서 집착하지 않으면
세간에 있어도 자유로우니 그가 바로 보살이라

이 마음구슬은 붙잡기 어려우니
분명하고 영롱하나 붙잡기 어려움이여
형상도 없으면서 형상을 나타내고
가고 옴에 자취 없어 헤아릴 수 없구나

쫓아가도 따르지 못하는데 갑자기 스스로 온다
잠시 서천에 갔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돌아옴이여
놓아버리면 허공도 옷 안에 드는데
거둬들이면 작은 티끌보다 쪼개기 어렵다

헤아릴 수 없어라 견고한 그 몸이여
석가모니는 그것을 제 마음의 왕이라 불렀나니
그 작용이 무궁무진한데도
세상 사람들 망령되이 스스로 잊는구나

바른 법령 시행되니 누가 그 앞에 서랴
부처도 마구니도 모조리 베어 조금도 안 남기니
그로부터 온 세계에 다른 물건 없고
강에는 피만 가득하여 급히 흐른다

눈으로 보지 않고 귀로 듣지 않으나
보도 듣도 않음이 진짜 보고 들음이라
그 가운데 한 알의 밝은 구슬 있어서
토하거나 삼키거나 새롭고 새로워라

마음이라고도 하고 성품이라고도 하는데
마음이든 성품이든 원래 반연의 그림자라
만일 누구나 여기에 의심 없으면
신령스런 자기 광명 언제나 빛나리

도 (道) 라고도 하고 선 (禪) 이라고도 하나
선이나 도란 원래 억지로 한 말이거니
비구니도 여인으로 된 것임을 진실로 알면
걷는 수고 들이지 않고 저곳에 도착하리

부처도 없고 마구니도 없으니
마구니도 부처도 뿌리 없는
눈[眼〕속의 헛꽃인 것을
언제나 날로 쓰면서 전혀 아무 일 없으나
신령한 구슬이라 하면 나무람을 받으리

죽음도 없고 남도 없이
항상 비로자나의 정수리를 밟고 다니며
때에 맞게 거두거나 놔주니
자재하게 들고 씀에 골격이 맑아라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는데
서거나 앉거나 분명하여 언제고 떠나지 않는구나
힘을 다해 쫓으나 그는 떠나지 않고
있는 곳을 찾아보아도 알 수가 없네

하하하 이 어떤 물건인가
1, 2, 3, 4, 5, 6, 7
세어 보고 다시 세어 보아도 그 끝이 없구나

마하반야바라밀!

 

 

 

 

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한용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사랑한다는 말을 안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일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하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에 울면

오직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증거입니다

잠시라도 같이 있음을 기뻐하고

애처롭기까지 만한 사랑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주기만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파고

남과 함께 즐거워 한다고 질투하지 않고

그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할 줄 알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

 

 

 

  Giovanni Marradi - I Love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