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雪 外 3수/ 나옹록에서

2010. 9. 16. 22:49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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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新雪 1.

 
   마른 나무에 꽃이 피는 겁 (劫) 밖의 봄인데
   산과 강은 한 조각의 흰 눈덩이다
   신광 (神光:이조 혜가) 이
   오래 서서 마음을 편히 하였다지만
   오늘 아침 뼈에 스미는 추위만하겠는가 

   新雪 2.
   산과 강이 한 조각의 흰 눈덩이라
   동서남북으로 조사 관문 꽉 막았네
   어젯밤에 보현 (普賢) 보살이
   흰 코끼리를 거꾸로 타고 아미산에 내려왔네  

 

   모기

   제 힘이 원래 약한 줄을 모르고
   피를 너무 많이 먹고 날지 못하네
   부디 남의 소중한 물건을 탐하지 말라
   뒷날에 반드시 돌려줄 때 있으리 

   모란 

   꽃중의 왕이 두세 떨기 다투어 피었는데
   다른 꽃들 위에 뛰어나 완연히 다르다
   그러나 어찌 저 남전 (南泉) 의
   꿈에 보였던 것만이야 하랴
   눈을 뜨기 전에 붉은 빛이 뚫고 들어오네 

   작약 

   영롱한 그 자태에 어느 것을 견주리
   붉고 흰 꽃빛이 창에 가득 비치었네
   반쯤 피어 입을 열고 웃는 웃음은
   온 하늘 온 땅에 짝할 것 없네

 

 

    - 나옹록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