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같은 사람이 되자 / 무비스님

2010. 12. 18. 12:59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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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같은 사람이 되자 / 무비스님

 

 사람이 산다는 것은 깨달음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석朝夕으로 마주하는 전혀 새로운 것이 없는 사람이나 사물事物이,

혹은 어쩌다 우연히 대하는 사상事像들이나 발끝에 채이어

나뒹구는 작은 돌멩이 하나도 어느 날 문득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스승이 되고 선지식善知識이 되어 생활에 찌든 우리들의 혼미한 정신에

한줄기 청량한 바람으로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지리한 장마철에, 조금도 반가울 게 없는 빗줄기를 바라보노라면

그저 그렇게 쉬임없이 내리어 작은 물줄기를 만들며 흐르는,

물의 법문法門을 들을 수가 있습니다.

 

  "물"은 본래의 형상을 고집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형상의 그릇 속에도 저항 없이 안주安住하고,   

 

"물"은 조용히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져 바위에 구멍을 뚫으며 

낮은 곳으로 임하는 하심으로 어떤 큰 바위의 장애도 어려움 없이

이겨내어 끝내는 대해大海에 이르고야마는 위대한 성취를 누립니다.

 

  "물"은 ‘나다,남이다’하는 인아人我의 장벽이 없기에

그 어떤 것과도 잘 화합하여 다툼이 없습니다.

 

  "물"은 스스로 깨끗해 남의 더러움을 씻어주며

깨끗함 더러움을 함께 포용하는  아량을 가졌습니다.

 

  "물"이라 하는 것은, 만물의 생명의 원천이며

다양한 에너지가 되어 중생을 위해 봉사하면서도

그 댓가를 바라지 않는 철저한 무소득의 실천가입니다.

 

  "물"은 주위에 현혹됨이 없이 조용히, 부지런히

자기의 갈 길을 찾아 쉼 없이 정 진합니다.

 

 그리하여 냇물이 되고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되며

구름, 안개, 눈, 비 등이 되어 언제 어느 곳에서도 

중생과 함께하는 동사섭同事攝으로 가까이 있으면서도

결코  그 본성을 잃지 않습니다.

 

  중국 진시황 때 진시황을 도와 6국 통일에 공이 컸던 이사李斯는 

아래 글을 올려 진시황의 총애를 받았습니다.

 

태산太山이 작은 흙덩이 하나도 사양하지 않았기 때문에

능히 그 큼을 이룰 수 있었고,

하해河海가 가는 물줄기 하나도 버리지 않고 다 받아들였기에

능히 그 깊음을 이루었다

 

태산太山이 불양토양고不讓土壤故능성기대能成其大하고

하해河海가 불택세류고不擇細流로 능취기량能就其梁」이라

  

  작은 것이 가지는 힘. 약자가 지니는 위력. 겸손한 자의 이득利得

잘 간파하 였던 노자老子는 물을 영원한 약자의 힘으로 상징하였습니다.

 물처럼 하심할 줄  아는 자세 그것이야말로 우리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며 또한 영원을 살  수 있는 예지입니다.

말없이 설하는 물의 사자후獅子吼를 들음이 없이 들으며 물과 같은

사람이 되고자 원력(願力)을 세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