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18. 13:09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어느때 비구들이 함께 모여서 다음과 같은 논의를 하고있었다.
"눈(眼)이 형체(色)에 얽매였는가?
형체가 눈에 얽매였는가?
또한 의식(識)이 생각(法)에 얽매였는가?
생각이 의식에 얽매였는가?
주관이 객관의 지배를 받는가?
객관이 주관의 지배를 받는가?"
그때 그 옆을 지나가던 지타장자가 인사를 하고 물었다.
"존자님들게서는 무슨 법에 대해 논의하고계십니까?"
"장자여, 우리는 눈이 형체에 얽매였는가?
아니면 형체가 눈에 얽매였는가에 대해 논의하고있었습니다."
"존자님들께서는 어떤 결론을 얻으셨습니까?"
"장자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제 생각에는 눈이 형체에 매인것도 아니고
형체가 눈에 매인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중간에 욕망의 탐욕이라는것이 있어서
그것에 얽매이는것이라 봅니다.
비유하자면 검은 소와 흰 소 두마리를
하나의 끈에 묶어놓은것과 같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묻기를,
'흰 소가 검은 소에 매였는가,
검은 소가 흰 소에 매였는가?'
라고 하면 옳은 물음이 될수 있겠습니까?
그와 마찬가지로
눈이 형체에 매인것도 아니고
형체가 눈에 매인것도 아니라
다만 욕망의 탐욕이 그 둘을 묶고있을 뿐입니다."
<잡아함경>
아직 남았네? /풀잎노래
항시 시작하는 사람에겐 모든 것이 눈이 부신데...*
이것도 처음보고, 저것도 처음보고...
매순간 바보의 눈이 되어보라...*
담도 뛰어넘고 산도 뛰어넘고,
흙땅 위에서도 곤하게 잘 자는데...*
이렇게 바보가 만든 세상에
담 높이를 재고,산을 넘는 시간을 재며
따라오는...
*
연신 먼지를 털어대는 너...*
바이올린 연주자는 1초에 수십음을 내는데...
네 계산기는 일초마냥 하루를 삼키고...*
가끔 허공을 보라,
그 많은 나무와 생명들을
소리없이 돌보는 허공...*
바보도 허공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순간을 창조하는데...*
자를 들고 시간을 재는 너는,
시간을 삼키기에 바쁘구나...*
누가 장애를 만들었는가?
그러면 이순간 바보가 되어 보라...*
본래 생명은 아무것도 없는데서 싹 트고,
사랑 역시 빈 공간에서 피어 나는데...*
이것저것 다 가지려면 부족한 세상이지만,
놓고 나면 꽉 차있는 게 세상이다...*
바보는 항상 가득찬 세상에서 사니 즐겁고,
똑똑한 너는 여전히 가진 것 없어 힘이 들고...*
'아직 남았네...?'
오늘 바보처럼 웃어보라,*
아직은 먹을 것도 남았고,
친구도 있고, 이 생명도 남아 있는데...*
그렇게 아래에서 바라보는 산이 얼마나 높은 줄 아는가?*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가 본 사람만이
자유의 크기를 안다...*
넉넉한 마음으로...
♡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 퍼온 글
'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 > 오매일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연설/한용운 (0) | 2011.02.05 |
---|---|
지극한 손님 배웅 (0) | 2010.12.31 |
버리고 비우는 일/법정스님 (0) | 2010.12.18 |
사람이란 무엇인가? / 무불스님 (0) | 2010.12.05 |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기를 바라지 마라. (0) | 2010.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