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사람에게 밤은 길어라.
법구경 우암품
제1장
불매야장 피권도장 우생사장 막지정법
不寐夜長 疲惓道長 愚生死長 莫知正法
잠 못 이루는 사람에게 밤은 길어라. 피곤한 사람에게 길은 멀어라.
어리석은 사람에게 생, 사 길거니 그는 바른 법을 모르기 때문일세.
=======================나그네 정선달=解================
잠을 깊이 못 자는 사람은 밤이 한없이 길게 느껴 진다. 특히 병으로
고통받을 때는 사람들은 한시가 백 년 같다고 느끼게 된다.
몸이 피곤한 사람이나 병든 사람은 눈앞의 거리도 멀고 힘들다. 이런
일들은 한평생 살아가면서 누구나 경험하는 일들이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깨달은 부처님의 눈으로 볼 때 중생의 긴 생사윤회의 길은 잠 못 이
루고 밤이 길다며 뒤척이는 사람과 같고, 피곤한 사람에게 갈 길이
멀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범부 중생이 어리석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부처님의 생멸법을 이해하지 못하면 나고 죽는 긴 여정이 얼마나 긴
괴로움의 길인지 깨닫지 못한다.
중생은 잠간 오욕의 달콤함에 빠져 있으면서 조금 전에 느꼈든 괴로
움과 고통은 잊히고 잠깐의 희로애락에 빠져 긴 생사고의 윤회는 망
각한다. 이것이 어리석은 중생이며 부처님의 바른 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치 “비유경”의 (안수정등(岸樹井藤)이란 가르침과 같다.
“ 어떤 사람이 코끼리에게 쫓겨 광야를 헤매다가
옛 우물을 발견하고 그 속으로 들어갔다.
그 우물 속에는 마침 밖으로부터 등나무 줄기가 아래로 뻗어 있어서
그는 그 등나무 줄기에 매달려 몸을 숨길 수 있었다.
그런데 머리 위에서 검은 쥐와 흰 쥐가 번갈아 가며
그 등나무 줄기를 갉아먹고 있었다.
그리고 그 우물 벽에서는 독사 네 마리가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우물 바닥에서는 한 괴물이 있어 그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
며 노려보고 있었다.
그는 그만 공포에 질려 떨고만 있었다.
그때 등나무 줄기 위에는 벌집이 있어 벌들이 바쁘게 날아다녔다.
그의 입으로 다섯 방울의 꿀이 떨어졌다.
이 꿀맛이 너무도 좋은 나머지 그는 그만 모든 걸 잊어버리고 말았다.
광야에서는 지금 들불이 맹렬히 번져 등나무에 막 옮겨붙고 있는
중이었는데도 말이다.“
이 비유의 가르침은 바른 불법을 잘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중생을
가르치는데 너무나 알맞은 비유라 하겠다. 다섯 방울의 꿀맛 즉
오욕에 빠져 긴 생사고를 잊고 사는 것이 어리석은 중생이다.
세속에 대한 온갖 집착으로 괴로워하는 것을 저 잠못 이루고 밤이
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한다면 모든 집착과 괴로움을 끊고
편안히 잠들 수 있는 자를 해탈한 성인이라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