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부처님같이 - 해월스님의 불교동화 -

2011. 8. 20. 10:3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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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부처님같이/엄마 아빠 우리 함께 절에 가요

 

 

 

 

원효사 포교원 마당에 한켠에는 작은 텃밭이 있어서

그곳을 가로질러 해우소를 다녀 올적마다

내가 어느 때든지 이 자리에 아가들을 교육하는

전당을 지으리라 마음 먹고 지내기를 몇해가 지났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있어도

경제가 뒤따라 주지 않을 때에

마침 내가 가진 한의사 면허를

적절히 사용할 기회를 얻게 되었고

그로 인해 얻어진 재원들을 모아

백이십여 평의 유치원을 지었으니

그때가 천구백팔십구 년입니다

 

엄마 손을 잡은 고사리 손을 한 아가들이

처음 입학한 그날로부터 한번도 거르지 않고

어린이들과 아가들을 위한

월요 법회와 일요법회를 봉행하면서

내가 어릴적 할아버지 무릎을 베고 

조르고 졸라서 거듭거듭 듣다가

곤히 잠들고 했던 옛날 이야기들처럼

아가들과 어린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 준 것이

벌써 이십여 년이 지나고

그중에 듣고 보았던

부처님과 스님들에 관한 이야기들과

창작하여 들려 준 이야기 가운데

몇꼭지 이야기들을 모아 열반당 도깨비처럼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게 되었습니다

 

가뜩이나 상상력이 부족해지기 쉽고

인터넷이나 게임 등에 심취하는 경향이 심해져서

상상의 나래를 펼수 있는 기회를

점점 더 상실하기 쉬운 요즘

아가들이나 어린이 그리고 다 자란 어른아이까지도

한번씩 읽어 보면서 미래에 대한 아련한 꿈을 키워 나가고

부모님이 읽고자녀들한테 들려주는 방식을 통하여

실생활 속에서 맑고 착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계기가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음을 적어 봅니다

 

또 그동안 유치원을 맡아 운영하느라

푸르른 청춘을 다 살라버리고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린

원장님과 원감님 그리고 여러 선생님들의 수고와 노력

그리고 불교를 널리 알리기 위하여 전국 각지에서

불철주야 어린이 포교와 교육에 열정을 기울이시는

스님과 불자님들에 대한 작은 보답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아가들에게

칠불암 아자방 스님과 원님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가들의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초순수의 눈망울과 마주하면서

내가 출가하여 제일 잘 한 일 가운데 하나가

봉황산 자락에 원효유치원을 지은 일이고

가장 행복하였던 시간은

아가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시간이었다고

거리낌없이 말할 수 있게 되었음을

부처님 전에 고마워 합니다

 

이와같은 불사가 있기까지는

다 원효사가 오늘에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과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

불자님들의 공이요

앞서 가신 일자 화자 큰스님과

어머니 홍무상화 보살님의 공덕입니다

 

책이 나오는 과정에 자문을 주신

승진행 박원자 보살님 무진당 조정육 보살님

그리고 귀하신 사찰 그림 작품을

책에 싣게 해주신 이호신 화백님과 

어려운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여름철 한더위에 땀 흘리며 교열을 맡아 수고해 주신

도서출판 뜨란의 직원들께 심심한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사찰 그림은 모두 열일곱 편이 실렸는데

이호신 화백님이 전국의 유수한 사찰을

발품을 팔아 그림으로 그리시고

표제에다가는

엄마 아빠 우리 함께 절에 가요

라는 제목을 넣어서

아동들이 글을 읽고 그림을 보면서

저절로 절에 가고싶어 하는 마음이 나도록

구성이 되었으니 옛말에 나오는

화룡정점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일이 되었습니다

 

책 표지의 그림은 부처님께서

수화로 법문을 설하시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이호신 화백이 그린 천불 만다라의 한 작품으로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사슴도 거북이도 새도 꽃도 물고기도

연꽃도 하늘에 구름과 북두칠성도

모두가 하나같이 미소지으며

부처님 말씀에 귀 기울이는 듯 합니다

 

마음이 맑은 불자님들 눈에는

우리 아가들이 부처님 뒤에 숨어서

숨바꼭질 하고 있는게 보이시지요?

 

 

원효사 심우실에서

 

 

海月스님 : 공주 원효사 주지 

 

↓인연따라 가는 인생↓

 

 

너무 좋아할 것도 너무 싫어할 것도 없다.

너무 좋아해도 괴롭고, 너무 미워해도 괴롭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고, 겪고있는 모든 괴로움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이 두 가지

분별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늙는 괴로움도 젊음을 좋아하는데서 오고,
병의 괴로움도 건강을 좋아하는데서 오며,
죽음 또한 삶을 좋아함 즉, 살고자 하는 집착에서 오고,


사랑의 아픔도 사람을 좋아하는데서 오고,
가난의 괴로움도 부유함을 좋아하는 데서 오고,
이렇듯 모든 괴로움은 좋고 싫은 두 가지 분별로 인해 온다.

 

 

좋고 싫은 것만 없다면 괴로울것도 없고
마음은 고요한 평화에 이른다.


그렇다고 사랑하지도말고, 미워하지도말고
그냥돌 처럼 무감각하게 살라는 말이 아니다.
사랑을 하되 집착이 없어야 하고,
미워하더라도 거기에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사랑이든 미움이든
마음이 그 곳에 딱 머물러 집착하게 되면
그때부터 분별의 괴로움은 시작된다.
사랑이 오면 사랑을 하고,
미움이오면 미워하되 머무는바 없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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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따라 마음을 일으키고,
인연따라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집착만은 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