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게 / 무상이 신속함을 알고보니 급하고 급합니다 - 해월스님

2011. 10. 9. 11:1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728x90

 

 

 

무상이 신속함을 알고보니 급하고 급합니다

 

 

 

 

 

어릴적 배운 학문을 권하는 시 구절에

소년이노학난성 일촌광음불가경

미각지당춘초몽 계전오엽이추성

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렵네

한마디 그늘과 빛이라도 가벼이 지내지 말라

못 가에 봄풀은 아직 꿈에서 깨기 전인데

섬돌 앞에 오동잎은 이미 가을 소리를 낸다네

하는 내용입니다

 

낮에 잠시 뜨락에 앉아 여름내 힘써서

다음해 자랄 씨앗을 맺은 잡초들을 뽑아내

한갓진 곳에 버리는 일을 하다가 문득 허리를 펴니

벚나무 이파리가 벌써 가을 색을 띄고

스님 벌써 가을이 깊었습니다 하며 나를 바라봅니다

 

그러고 보니 구월 구일 중양절을 넘어서

도량 언서리에는 가을 꽃의 대명사라 할

구절초와 코스모스가 가을의 절정을 알리고

늦게사 노랗게 익어가는 감들이 제법 알이 차서

제 역할을 하기 시작하려 하는 때입니다

 

이 가을도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겨울 날씨로 옷을 바꿔입을 것이 자명한데

이렇듯 무상이 신속하기만 한 속에서 우리는 아직도

봄풀의 입장에 서서 꿈속을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를 돌아보는 날입니다

 

출가를 결심하고 절에 들어 간 행자는

스님이 무엇 때문에 출가하려 하느냐 묻자

무상이 신속함을 알고 보니 급하고 급합니다

대답하였다고 나오는데

그 행자님은 무상이 신속함을 출가 전에 알았으니

지금쯤 어디선가 무생법인을 노래할 것입니다

 

어제 급작스럽게 지인의 비보를 듣고 가서

무상게 염불을 해 드리며 생각하니

한바탕 꿈같은 세월을 살다 가자고

이렇게 바둥거리며 살았는가 하는 자조적인 소리가

목구멍까지 차오릅니다

 

그러면서 생각이 저 영단의 사진대신

내 사진이 올라가 있다 생각을 할진대

지금 무슨 생각으로 머무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입만 열면 생사해탈이니 본무생사니

염불염법염승이니 하고 중얼거리던 그때 그대로

마음 변치 않고 있을 것인가 스스로 반문합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길

그 무엇에 얽매여서 극락왕생 못하시리

하는 염송을 하면서 무상게 한편 들으소서

 

 

 

무상게(無常偈)(한글)

 

대저 무상게라 하는 것은

열반에 들어가는 요긴한 문이요.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자비의 배라

이러므로 일체의 모든 부처님이 이 계로 인하여 열반에 드시고

일체의 모든 중생들도 이 계로 인하여 고해를 건너가나니.

 

영가여 이제 금일에 육근과 육진을 벗어나서

신령스런 식이 홀로 들어 나서 부처님의 위없는 깨끗한 계를 받으니

이 어찌 다행하지 아니하리요.

 

영가여 겁의 불이 크게 타면 대천세계 모두 무너져서

수미산과 큰 바다가 마멸되어 없어지고 남은 것이 없거든

하물며 이 몸의 생노병사와 근심고뇌로 된 것이 무너지지 않을 손가.

 

영가여 머리털과 손톱과 이빨과 가죽과 살과 힘줄과

뼈와 해골과 때낀 것은 모두 땅으로 돌아가고

가래침과 고름과 피와 진액과 침과 눈물과

모든 정기와 대변 소변은 모두 물로 돌아가고

더운 기운은 불로 돌아가고 움직이는 기운은 바람으로 돌아가서

사대가 각각 서로 흩어지나니 오늘에 없어진 몸이 어느 곳에 갔는고?

 

영가여 사대는 허망하고 거짓이라 사랑하고 아낄 것이 없나니라.

영가여 시작함이 없이 오늘에 이르도록 무명이 행을 반연하고

행이 식을 반연하고 식이 명색을 반연하고 명색이 육입을 반연하고

육입이 닿임을 반연하고 닿음이 받는 것을 반연하고 받는 것이

사랑하는 것을 반연하고 사랑하는 것이 취함을 반연하고

 

취하는 것이 있는 것을 반연하고 있는 것이 생을 반연하고

생이 노와 사와 우비와 고뇌를 반연하나니라.

 

무명이 멸한 즉 행이 멸하고 행이 멸한즉 식이 멸하고

식이 멸한즉 명색이 멸하고 명색이 멸한즉 육입이 멸하고

육입이 멸한즉 닿음이 멸하고 닿음이 멸한즉 받는 것이 멸하고

받는 것이 멸한즉 사랑함이 멸하고 사랑함이 멸한즉 취함이 멸하고

취가 멸한즉 유가 멸하고 유가 멸한즉 생이 멸하고

생이 멸한즉 노와 사와 우비와 고뇌가 멸하나니라.

 

모든 법이 본래부터 항상 스스로 적멸함이 근본이라

불자가 이 도리를 행하면 오는 세상 반드시 부처가 되리라.

모든 법은 항상 됨이 없으니 이것이 생멸하는 법이라

생멸함이 또 멸하면 고요하고 고요해서 즐거움이 되나니라.

 

영가여 불법승 삼보가 설하신 계에 의지하고

과거의 보승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 세존께 귀의하여 의지하소서

 

영가여 다섯 가지 가림의 껍질을 벗어버리고

신령스런 식이 홀로 들어 나서 부처님의 위없는 깨끗한 계를 받으니

어찌 상쾌하지 아니하며 상쾌하지 아니합니까

천당과 부처님 국토에 마음대로 가서나니 쾌활하고 쾌활합니다.

 

서역으로부터 오신 조사의 뜻 당당하여

스스로 그 마음 깨끗하니 자성의 본 고향이라

묘한 체가 맑아서 있는 곳이 없으니

산과 물과 대지가 참된 빛을 나타내더라.

  

원효사 심우실에서

 

 

海月스님 : 공주 원효사 주지 

 

 

 

 

 

이런 인연으로 살자

 

 

움켜진 인연보다..
나누는 인연으로 살아야 하고..


각박한 인연보다..
넉넉한 인연으로 살아야 한다..


기다리는 인연보다..
찾아가는 인연으로 살아야 하고..


의심하는 인연보다..
믿어 주는 인연으로 살아야 한다..


눈치 주는 인연보다..
감싸 주는 인연으로 살아야 하고..


슬픔 주는 인연보다..
기쁨 주는 인연으로 살아야 한다..


시기하는 인연보다..
박수치는 인연으로 살아야 하고..


비난받는 인연보다..
칭찬 하는 인연으로 살아야 한다..


무시하는 인연보다..
존중 하는 인연으로 살아야 하고..


원망하는 인연보다..
감사 하는 인연으로 살아야 한다..


흩어지는 인연보다..
하나되는 인연으로 살아야 하고..


변덕스런 인연보다..
한결 같은 인연으로 살아야 한다..


속이는 인연보다..
솔직한 인연으로 살아야 하고..


부끄러운 인연보다..
떳떳한 인연으로 살아야 한다..


해가 되는 인연보다..
복이 되는 인연으로 살아야 하고.


짐이 되는 인연보다..
힘이 되는 인연으로 살아야 한다

 

- 좋은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