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없으면 찾으면 되고...

2012. 1. 21. 00:08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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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없으면 찾으면 되고...]


길이 없으면 찾으면 되고,
찾아도 없으면 만들면 된다.


지난 연말 시골 읍내를 여행하던 길이었습니다. 시골 역 근처에 대형 마켓이 들어선 걸 우연히 발견하고 들려 보니, 마트 중앙에 우동과 떡복이, 오뎅을 끓여 파는 곳이 있었습니다.  두어 평 되는 그 곳에는 30대 후반 정도 보이는 젊은이가 혼자 앉아 떡복이와 오뎅을 먹고 있고, 그 곳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는 나이가 꽤 되어 보이는 데도 불구하고 쉴새없이 '젊은 분이 어떻게 이렇게 이른 나이에 점장님이 되셨수?'라며, 제가 보기에는 아부성(?)이 약간 깃 든 칭찬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주머니의 칭찬에 그 젊은이는 꽤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반말로 자기 평소 신념을 반복해서 말했는데(아주머니는 계속 존대말), 그 내용이 위에 적은 글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대형 마트의 점장이 바로 이 젊은이이고, 아마 그 날 휴직인 점장이 일요일 매장 분위기도 살필 겸 평상복으로 출근해 매장을 둘러본 후 이렇게 떡복이와 오뎅으로 늦은 점심을 하는 모양입니다. 옆에 소주도 있는 것으로 보아 낮술도 한 잔 한 것 같습니다.


옆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저는 젊은 점장의 그 말이 꽤나 마음에 들어 스마트폰에 적은 후 슬그머니 물어봤습니다, 이렇게 멋진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냐고, 참 대단하다고. 제 말에도 예의 거만한 표정을 거두지 않는 점장은 그 말이 현대 그룹 정주영 회장의 말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정회장의 자서전을 보다 그 말이 있어 자신의 평생 신조로 삼기로 했다고 말입니다.

 

낮술을 한 잔 걸쳐서인지, 아니면 자신의 이른 성공에 취해서인지 나이도 연상이 분명할 저에게도 아주머니에게 보이던 예의 그 거만함을 거두지 않고 떠드는데, 그것이 자신감인지 거만함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제게는 자신이 넘쳐 거만에까지 간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거만이 별로 밉게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젊을 때 저만한 자신감은 있어도 되지 않겠습니까. 저 정도 자기 암시는 해야 쉽지 않은 오늘을 헤쳐나갈 수 있겠지요.  물론 저런 태도를 계속 견지하면 이른 성공이 오히려 덫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거만이던 아니던 저는 이 점장의 신조가 매우 마음에 듭니다. 길이 없으면 찾으면 되고, 찾다가 없으면 만들면 된다! 얼마나 간단 명쾌하고도 용기를 주는 말입니까. 젊은 나이에 대형 마트 점장이란 위치에 오른 이 분도 대단하고, 이런 믿음으로 세계 굴지의 대그룹을 만들어낸 정 주영회장도 정말 대단합니다. 이런 믿음과 배포가 있었기에 정 회장께서도 그렇게 어려움을 이겨 나가셨나 봅니다.


그렇습니다. 어려울 것 하나도 없습니다. 길이 없으면 찾으면 되고, 찾아도 없으면 만들면 된다!  하루 하루가 쉽지 않은 오늘 우리들, 모두 함께 이 말씀으로 부디 힘차고 밝은 날,나날이  이루시기를...

 

 

중생 공양이 부처 공양이라

 초하루 보름 법회마다 언니보살과 같이

열심히 오시던 보살님이 한동안 보이지 않습니다

 

들리는 말로 늦게 본 손자를 보시느라

대전에 가 계시다는 소식을 들었었는데

언니 보살님이 어제 와서 동생네 인등비며

그동안 동참한 기도비를 합하여 내면서

동생이 부처님께도 죄송스럽고

스님께 너무 죄송하다고 전해달라 한답니다

 

나는 그말을 들으며

아닙니다 손자 부처님을 잘 돌보시는 것이

매달 법회일마다 절에 오셔서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것 못지않은 부처님 공양이니

아가 부처님 공양을 잘하시고

이제는 되었다 싶을 때 나오셔도 된다고 말하세요

미안하거나 죄송하다는 생각은 하지 마시고요

다만 건강을 잘 챙기시도록 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아가 부처님을 먼저 보살피고

바깥 거사님을 잘 뒷바라지 하면서

자녀들이 각기 맡은 일을 잘 할수 있도록

가정에서의 역할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곧

가정의 행복이 절집의 행복으로 이어지며

중생 공양이 부처 공양이라 하시는 것과 다를바 없습니다

 

만약에 집안 일이나 가족들의 일은 몰라라하고

절에만 가서 사는 것이 제일인줄 안다면

그런 병통은 고쳐낼 약도 없는 것이니

제일 가까운 가족들의 마음조차 행복하게 하지 못하고

어찌 부처님의 마음을 기쁘게 할수 있겠습니까

 

요즘들어 동양 고전에 나오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새삼스럽습니다

 

치국이나 평천하는 그만두고

제가도 안된데다가 수신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위인들이 나서서

나라를 망치고 세상을 온통 혼탁하게 만들고 있으니

모두가 억지로라도 집에 들어 앉혀서

애기 보는 것부터 다시 시켜야 할 위인들이 많습니다

 

오늘 유치원 아가들에게

자기의 분수와 역할을 잘 아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며

비유경에 나오는 뱀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뱀의 꼬리가 늘 불만에 쌓였다가

한번은 작심을 하고 머리에게 말합니다

 

늘 네가 앞에만 가는데 이번에는 내가 앞장서서 가겠노라고.

 

머리는 안될 말이라고 딱 잘라 말하니

꼬리는 이번엔 나무를 감아서 움직이질 않습니다

 

하는수 없이 꼬리를 앞세우니

좌충우돌하다가 결국은 잘못된 길로 들어서서

머리와 꼬리 전체가 상하더라는 이야기입니다

 

뱀의 머리가 앞이요 꼬리가 뒤인것이 옳듯이

세상 일에는 먼저 할일과 나중 할일이 있는데

몸과 마음을 닦는 것과 가정의 행복이 먼저 할 일이요

치국과 평천하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은 일이거니와

그렇게 수신과 제가가 되면 치국과 평천하는

자연히 이루어 지는 것임을 알것입니다

 

요즘은 노보살님들이 맞벌이 자녀를 위하여

어린 손주들 건사하시느라 힘이 든다  소리를

보살님들 모인 자리에서 자주 듣게 되는데

방끗 방끗 웃어대는 천진 부처님을 돌보시느라

절에 자주 못오시는 천하의 노보살님들을 위하여

큰 박수와 격려를 보냅니다

 

못된 인간들이 정치를 엉망으로 하여도

이 세상이 아직까지 큰 탈없이 돌아가는 것은

그 공을 아무도 알아 주지 않는 어려운 집안 일을

말없이 행하시는 어머님들의 힘이라 생각합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께 보살님들께

건강과 행복한 미소가 항상 하시기를 빕니다

-공주 원효사 주지 해월스님-

 

 

 

 

인간의 무늬 / 조병화 

빈 조개 껍데기를 만지고 있노라니
수억년 물결치는 바다 소리

수억년 물결치는 바다에 닦이며
이어내려 오는 조상의 무늬,
아, 이 무늬는 이 조개의 가문이 아니던가

이 가문의 문신을
줄기차게 지켜 내려오는 이 절개
어찌 숭고하다 하지 않으리,
생각하면서 나의 무늬를 찾아보는
이 아침,
내게도 나의 무늬가 비치는가

인간도 그 인간이 산 그 생애만큼
그 인간의 무늬가 있으려니

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