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3. 13:13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부처의 품성에 저절로 물들게 하려면?
불자님들
오늘은 부처님 출가일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출가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 부처님이 라자가하 죽림정사에 계실 때의 일입니다.
그 무렵 앵무라는 바라문이 볼 일이 있어 어느 거사 집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바라문은 그 거사에게 ‘때때로 찾아뵙고 존경하며 가르침을 받을만한 스승’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했습니다.
거사는 서슴없이 부처님을 뵈라했습니다. 앵무 바라문은 죽림정사로 부처님을 찾아가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을 여쭈었습니다.
“도를 닦으려면 집에서 하는 것이 좋습니까, 집을 떠나서 하는 것이 좋습니까?”라고 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도를 닦는 사람이 집에 있느냐, 집을 나오느냐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보다는 삿된 행을 하면 나는 그를 칭찬하지 않는다.
삿된 행은 바른 지혜를 얻지 못하고 법답게 살도록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에 있거나 나오거나에 관계없이 바른 행을 하면 나는 그를 칭찬한다.
왜냐하면 바른 행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바른 지혜를 얻으며 법다움을 알기 때문이다.”
또 바라문이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큰 공덕과 이익을 얻으려면 집에 있는 것이 좋습니까, 집을 나와서 하는 것이 좋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일정하지 않다. 집에 있는 사람으로서 큰 재앙이 있고 다툼이 있으며 원망과 미움이 있어서 삿된 행을 하면 큰 결과를 얻지 못하고 공덕이 없다.
또 집을 나온 사람이라 해도 작은 재앙이 있고 다툼이 있으며 원망과 미움이 있어서 삿된 행을 하면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집에 있는 사람으로서 큰 재앙이 있고 다툼이 있으며 원망과 미움이 있더라도 바른 행을 실천하면 큰 과보와 공덕이 있다. 또 집을 나와 도를 배우는 사람이 작은 재앙이 있고 다툼이 있으며 원망과 미움이 있더라도 바른 행을 실천하면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진실하며 허망한 말이 아니다.”
- 중아함 앵무경-
◇ 그렇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생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출가의 진정한 의미는 번뇌의 해탈에 있습니다.
집을 무조건 떠난다고 출가가 아닙니다.
집을 떠나 출가를 한 후 자신의 번뇌를 벗어나야 완전한 출가를 이루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바른 행을 해야 합니다. 바른 행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바른 지혜를 얻으며, 법다움을 알기 때문입니다.
고려시대 태고보우 국사는 마음의 번뇌를 벗어났기 때문에 나라의 국사로 임금의 왕사로 있으면서도 세속에 물들지 않았습니다. 또 한 때 수행 처에서 수행을 할 때도 중생의 고통을 잊지 않고 항상 중생을 위한 교화 불사를 잊지 않으셨습니다.
◇ 중아함경에서 부처님은 출가와 재가의 구분보다는 각자의 환경에서 바른 삶의 자세와 그렇지 않는 삶의 비교를 통해 큰 공덕의 성취를 말씀하셨습니다.
삿된 행위를 하지 않고 바른 행을 하며, 다른 사람들의 원망과 미움 속에서도 화내지 않고 주지 않는 것을 탐하지 않고 법답게 진리대로 생활하는 것이 진정한 출가라고 하셨습니다.
중국의 방거사는 “편의를 얻으면 편의에 떨어진다(得便宜是落便宜)”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는 중생의 습에 물들고 길들여지면 결국 그 습의 노예로 살아가게 된다는 뜻입니다.
◇ 우리 중생들은 세세생생 몸과 입과 뜻으로 지어온 나쁜 습관이 가득합니다. 이 습관들이 바라는 마음을 일으키고 자신의 아집과 아상에 빠지게 하고 결국은 바르지 못한 행을 하도록 합니다.
내가 제일이라는 생각, 내 가족이 제일이라는 생각, 내 민족, 내 국가가 제일이라는 이기적인 생각이 결국 세상을 어둡게 만드는 근본이 됩니다.
또 생명을 가볍게 여기고, 주지 않는 것을 탐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짜증내고 화내며, 남을 무시하고, 거짓말하고 악담하며 어리석은 마음과 행동을 마구 일으키게 됩니다.
그러므로 먼저 바른 행을 해야 합니다.
무엇이 바른 행인가?
세상 사람은 제각기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 주고 모두 평등하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릇 인연으로 만들어진 모든 것들은 영원하지가 않다는 사실을 철저히 깨달아야 합니다.
그래서 결국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사무쳐 알고 이제부터라도 개인적인 나에서 세상을 위하고 남을 위하는 삶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생명을 귀중하게 여기고, 주지 않는 것을 탐하지 않으며, 마음에 들지 않아도 잘 참아 짜증내고 화내지 말며, 남을 존중하고, 진실한 말을 하고 남의 선행을 잘 칭찬하며, 사리와 이치에 맞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행동을 합니다.
그리하여 나보다는 배우자나 가족을 더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보살의 마음입니다. 그리고 내 가족처럼 다른 가족을 생각하고 위하는 마음이 바로 대승보살의 마음입니다.
불자여러분
부처님 출가 일을 맞이하여
법답게 살아가는 마음을 가지고
인연으로 만들어진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고 무상함을 깨닫고
모든 사람이 평등하며,
아울러 모든 사람들의 개성을 존중하며,
너와 내가 모두 잘 살아가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갑시다.
그러면
부처의 품성에 저절로 물들게 되어
항상 즐겁고 평안하게 될 것입니다.
끝으로
행복도 불행도 모두 내가 짓는다는 이치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매일 참회정진하고 착한일 많이 하여
무량한 공덕을 짓도록 합시다.
감사합니다.
(2012년 2월 29일)
봄을 향해 달리는 멜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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