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한 마음으로 돌아간다/달마혈맥론

2012. 3. 16. 13:2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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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으로 읽는 <달마 혈맥론> 1

 

삼계(三界)가 뒤섞여 일어나지만, 함께 한 마음으로 돌아간다.

 앞 부처와 뒷 부처가 마음을 가지고 마음에 전하고 문자(文字)를 세우지 않는다.

三界混起 同歸一心 前佛後佛 以心傳心 不立文字

 

삼계가 뒤섞여 일어나지만 함께 한 마음으로 돌아간다. 앞 부처와 뒤 부처가 마음을

가지고 마음을 전하고 문자를 세우지 않는다. 달마 혈맥론 첫 구절입니다.

 

삼계가 뒤섞여 일어나지만. 삼계는 우주,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를 가리킵니다.

온 세계가 뒤섞여서 일어나지만, 함께 한 개 마음으로 돌아간다.

 삼계가 혼기(混起) 하지만 동귀일심(同歸一心)이라 하였습니다.

온 우주가, 온 세계가, 삼라만상이 뒤섞여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일어나지만

모두가 함께 한 개 마음으로 돌아간다.

 

우리가 이제 이것을 일러서 어쨌든 마음이다, 법이다, 도다, 깨달음이다, 부처다, 반야다,

바라밀이다, 다라니다 뭐 이름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어떤 이름을 붙이든지 간에 우리가 지금 삼라만상도 마찬가지로 하늘이다,

땅이다, 산이다, 바다다, 사람이다, 동물이다, 식물이다 수도 없이 많지요.

이 수도 없이 많은 삼라만상 하나하나가 지금 하늘이다, 땅이다, 뭐, 산이다, 바다다,

사람이다, 동물이다 이 하나하나 그대로가 바로 이겁니다. 바로 이일이거든.

 

태양이 여기서 떠오르는 거고, 별도 여기서 빛나는 거고, 구름이 여기서

피어오르는 거고, 비가 여기서 내리는 것이거든요. 이게 분명하면 삼라만상이

다만 이 하나일 뿐이고, 이게 분명하지 않으면 우리는 삼라만상을 제각각 따로 있는

것으로 여기고 따로 따로 쫓아다니죠.

이를 바깥으로 사물만 쫓아다닌다 그렇게 말하는 겁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스님들이 하는 이야기가

 ‘중생이 자기를 잊어버리고 사물을 뒤쫓는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게 분명하면 온 세상 삼라만상과 온 세계가 다만 이 하나로 귀결이 되고,

그래서 언제든 다만 이 하나일 뿐이고, 이것을 놓치면,

이게 확실하지 않으면 다 전부다 제각각 따로따로 있게 되고,

위에 있는 것 위에 있고, 밑에 있는 건 밑에 있고, 나는 여기에 있고, 저기에 사물이 있고,

이런 차별이 생겨 버리는 겁니다.

차별을 따라서 우리가 분별을 하게 되면 이를 망상이라고 하고, 진실을 모른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겁니다. 이 하나가 분명해서 삼라만상이 여기서 다 나타나고,

다만 이 하나로 귀결이 된다면, 다만 이 하나 뿐이라면,

우리가 이것을 실상이라 하고 이를 일러 그렇게 이름 붙이는 겁니다.

 

그리고 이게 진실로 분명하면, 망상이다 실상이다 하는 그 구별도 없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쫓아가면 망상이고, 차별이 없으면 실상이다 하는 것은

역시 방편으로 하도 쫓아다니니까, “쫓아다니지 마시고 차별 없는 이 하나를

확인하시오.”하는 방편에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고, 이 하나가 분명하면

가고 오고하는 것이 없습니다.

 

 가든 오든, 사물은 사물대로 있다고 하고, 나는 나대로 있다고 그러던,

사물은 사물이고 마음은 마음이라 그러던 언제든지 하등의 차별이 없어요.

아무런 차별 없이 언제든지 다만 이 하나다 이겁니다.

 

그래서 삼계가 혼기(混起)하지만, 뒤섞여 가지고 마구마구 이렇게 혼탁하게

일어나지만, 모두가 다만 한 개 마음으로 귀결이 된다, 한 개 마음으로 돌아간다.

이제 말은 이렇게 하는 것이고, 그러므로 “한 개 마음이 뭐냐?”

 “한 개 마음이 뭐냐?” 이거란 말이에요.

또 달리 말하면 “한 개 마음이 뭐냐? 삼계지요.” 이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온 세계가 다만 한 개 마음으로 돌아간다면 “한 개 마음이 뭐냐? 온 세계다.”

이렇게 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래서 “마음이 뭡니까? 시계요.”

“마음이 뭐요? 컵이요.” “마음이 뭡니까? 이겁니다.”

 이제 이렇게 가리켜드리는 데, 세계가 따로 없고 마음이 따로 없어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계가 곧 하나요, 헤아리지 못하는 이 단지 하나입니다.

이 하나뿐인 여기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계가 나타나는 거라면 다른 일이

없는 겁니다. 다만 이거 하나 뿐인 겁니다.

 

그래서 이게 이제 분명하면 언제든지 세계가 곧 나고 내가 곧 세계입니다.

세계가 따로 있고 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제, 그러니까 이것은 뭘 인식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식하고 그런 게 아니라 그냥 그저 딱딱 맞아 들어가죠.

그래서 마음이 뭐냐 그러지만 마음이 있는 게 아니고 시계가 있고, 마이크가 있고,

컵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몇 시 몇 분이다, 마이크를 통해서 말을 한다, 컵을 갖고 차를 마신다.

이거뿐인 거지 마음이 따로 있고 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언제든지 그저 이 하나를 이렇게 가리켜드리는 것이고,

한 결같이 이 하나뿐인, 이 하나뿐이다 이 말씀 밖에 할 수가 없는 것인데.

삼계가 뒤섞여 모두가 함께 하나의 마음으로 돌아간다.

이 한마디만 사실은 자기 스스로에게, 이게 분명하면 이런 말은 아주 와 닿는

말인데. 그러니까 이것만 분명하면 이런 말도 필요가 없고, 그저 언제든지 단지

다만 이 일 하나인 겁니다.

이 일 하나. 그래서 이게 하나라면, 이렇든 저렇든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고.

우리가 경전에서는 세계를 환상과 같다고 흔히 얘기를 합니다.

 

환상이란 것은 꿈을 생각해보면 되요. 꿈과 같다.

꿈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죠.

있다 그러면 허망하고, 없다 그러면 눈앞에 나타나 있다는 말이지.

그러니 있다 없다 이야기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꿈이 꿈인 줄 알면 우리는 꿈속에서 아무런 걸림이 없을 것이고,

꿈이 꿈인 줄 모른다면 꿈속에서 모든 꿈에 구속을 받아서 괴로울 겁니다.

 

법도 마찬가지로, 우리 세상사가 다 똑같습니다.

이 법이 분명하면 세상사 하나하나가 전부 환상과 같고 꿈과 같아요.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라고요. 이 하나가 명확할 뿐이거든.

 이 하나가 명확할 뿐이고. 이 하나가 명확하다 이거는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집착할 대상도 아니고, 집착이 일어나지도 않는 겁니다.

그냥 항상 분명할 뿐인 거죠.

그런데 뭐가 있다 거나, 뭐가 없다 그러면 거기서 집착이 일어나는 겁니다.

집착이 일어나면 문제가 생기고 번뇌가 일어나는 거죠.

 

그래서 이게 어쨌든, 이게 분명하면 세상 삼라만상은 마치 꿈과 같고 환상과 같아요.

모든 일이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고, 알고 하는 모든 일이,

하나도 빠짐없이 분명하게 이렇게 눈앞에 나타나 있고, 보고, 듣고, 느끼고,

알고 다 하는 것입니다.

보고, 듣고, 느끼고, 알고 다 하는 건데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주관도 없고 객관도 없고 잡을 것도 없고 놓은 것도 없고,

언제든 단지 이것뿐이라, 언제나 다만 이것뿐이란 말이죠. 언제든지 다만 이것뿐이다.

그래서 항상 이것은 분명하지만 뭐가 있다, 뭐가 없다, 이렇다, 저렇다, 좋다, 나쁘다,

그렇게 끄달리고 집착하는 일은 없는 겁니다.

 

공부를 해서 법이 분명하면, 온 우주 속에서 홀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끄달리면서 살고, 뭘 어떻게 내 것을 만들고,

이루어 볼까 자꾸 그렇게 합니다. 집착이 있으면 집착은 곧 번뇌입니다.

부담이죠. 부담스럽고 힘들죠.

 

그런데 이게 분명하면 부담스러울 것도 힘들 것도 없습니다.

세상사가 다 꿈과 같다면, 지금 이게 꿈이라고 여긴다면

여기에 뭐가 부담스러울 게 있습니까? 하나도 부담스러울 것이 없죠.

 

하여튼 이게 분명하면 이런 게 없어요.

그냥 항상 그저 끊어짐이 없이 모든 것이 다 이 일이고 여기에 이렇게 나타나 있지만,

하나도 걸릴 게 없는 겁니다.

그래서 이것을 일러서 한 개 마음이다 이렇게 이름을 붙이는 겁니다.

하지만 마음이다 또 이렇게 이름을 붙이면 좋지가 않아요.

왜냐면 마음이라고 하면 마음이라는 게 있구나 이렇게 집착을 하기 때문에

이름을 안 붙이는 게 좋은데, 아무 이름을 안 붙이면 너무 허망하니까 방편으로

마음이다, 도다, 불성이다, 이렇게 이름을 붙이는 겁니다. 그래서 가명이라고 그러죠.

가짜 이름이고 임시로 붙인 이름입니다. 무심선원

 

출처 - 무심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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