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모자람으로 이루게 하소서

2012. 5. 18. 11:3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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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

 

- 모자람으로 이루게 하소서 - 권수형

 

 

 

땅의 끝

 

꿈의 어둠을 불사르며

 

새벽보다 먼저 오시는

 

당신

 

 

 

 

 

 

벌판 가득히 내리는 별빛에

 

바람 서걱이는 꿈 씻으며

 

 

(千)의 밤을 기다렸습니다.

 

 

 

 

 

 

 

절벽에 매달린 풀꽃의 가슴으로

 

비우고 또 비워서

 

말할 수 없는 말씀까지 비워내던

 

고단한 그리움은

 

 

화석(化石)의 새 되어

 

 

무한천공(無限天空)을 날았습니다.

 

 

 

 

 

 

 

꿈속의 강물이 아아. 소리내어 흐르던 날

 

빛의 정수리에서 쏟아지는

 

영겁의 지층을 흔드는

 

개벽의 진동

 

 

 

 

 

 

오고 가도 한 자리인 바로 그 자리에서

 

조용히 걸어 오시는 당신을 봅니다.

 

 

 

 

 

 

찬란한 기쁨으로

 

내 혼(魂)의 눈물의 뿌리까지 다 태워

 

 

진한 뇌수(腦髓)에서 피워 올린

 

한 송이 연꽃으로

 

당신 전체를 숨쉬고 싶은 오늘

 

모자람으로 이루게 하소서

 

나의 가장 푸르른 님이시여!

 

 

 

 

 

출처: <부처님 오신 날 봉축시> 불광 [佛光] 139호(198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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