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주는 것과 창조자의 마음자세

2012. 8. 25. 09:14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화엄경·보현행원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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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생창조

 

사랑은 주는 것

 

불교에서 자비의 뜻은 고를 없애고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상대방의 괴로움을 자기 괴로움으로 알고 그 괴로움을 없애주며 그에게 기쁨을 준다는 것은 끝없는 사랑이 없이 어찌 가능할까. 자타 대립이 없이 온 중생을 자기로 심는 커다란 참 자기에 눈 떴을 때 일체중생에게 조건 없는 동체의식이 흘러나오는 것이니 이것이 대자대비이고 보살의 마음이다.

 

부처님께서는 조건 없는 무한의 사랑을 가르치신다. 무연대비 무차 대비다. 이런 믿음에서 [여러가지 중생들을 수순하여 받아 섬기며 가지가지로 공양하기를 부모와 같이 공경하며 스승이나 아라한이나 부처님과 조금도 다름없이 받드는] 보살의 행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사람은 필경 이런 큰 자기에 눈뜨고 큰 사랑을 주는 일을 성취하기 위하여 이 땅에 왔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큰 사랑은 단번에 이루기 어렵기 때문에 몇 번이고 반복하여 이 지상에 태어나면서 연습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자비가 인간 자신을 향상시켜 주는 것이며 스스로 행복하고 그를 만나는 상대방을 행복하게 하며 그들이 사는 땅 위에 행복을 심게 하는 것이니 과연 대자대비는 온 생명이 영겁을 두고 추구할 영원한 가치다.

 

그런데 이러한 자비심에 집착심이 작용할 때 거기에는 자비행에서 벗어난 편협한 사랑이 되고 대자대비의 참사랑이 때묻게 된다. 이런 때묻은 사랑이 작용하는 데서 자기도 괴롭고 남에게도 괴로움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집착심은 상대방을 이기적인 생각으로 결박 시킨다. 설사 귀여운 아기의 향상을 위한 노력이라도 그것이 집착적인 사랑일 때 아기는 속박감을 느끼고 그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아내에 있어 남편에 대한 사랑도 역시 그렇다. 자기 뜻대로 생각하는 집착적인 사랑이 남편에게 구속감을 느끼게 하고 혹은 반항하든지 귀찮아 하든지 때로는 한눈을 팔든지 하찮은 도락에 빠지게도 된다. 강아지나 고양이라도 사람이 귀여워 해주는 듯 하지만 실지로는 큰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을 보는 것과 같이

 

사랑은 마땅히 상대방을 구속시키는 집착에서 벗어난 것 이어야 한다. 무관심이 되라는 말은 아니다.

 

오직 주는 사랑, 그의 편이 되는 사랑이 되어야 참 자비하심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랑에서 기쁨이 나고 친절심이 나고 밝은 마음이 퍼져나간다. 상대방에게 비쳐진 자비심이 서로의 참인격을 성장시키는 것이다.

 

대개 집착적인 사랑 다음에 오는 것은 미움과 실망과 냉담의 교차다. 자기도 불안하고 남도 불안하고 그들 사이와 환경이 불안한 것이다.

 

우리는 항상 주는 사랑을 배워야 하겠다. 순수하게 주는 사랑을 향해서 끊임없는 노력을 하자.

 

한 두 번에 안된다고 비관할 것도 없다. 우리의 참면목이 모두와 함께하는 동체인 것을 믿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자. 부처님께서는 이런 수행에서 성불하셨고 불국정토도 실현하였던 것이다.

 

 

 

<77.>

 

광덕 큰스님 지음 빛의 목소리 p144 p146 새로운 인생창조에서, 불광출판사

 

 

 

새로운 인생창조

 

창조자의 마음자세

 

불자로서 추구하는 기본 목표는 중생성숙과 국토실현의 두 가지로 요약된다는 것은 잘아는 일이다.

 

중생성숙이라 하면 모든 중생이 자기 본성을 깨달아 완전무결한 불성을 드러내고 지혜와 자비가 온전한 각행을 성취하는 것이겠고, 국토성취라 하면 바로 불국토의 실현이다. 우리의 환경. 우리의 국토. 우리의 생활조건 위에 진리의 질서를 이룩하고 진리에 의한 번영과 기쁨을 가득 채우는 일인 것이다.

 

이런 말은 한마디로 [모두가 깨닫고 환경의 창조적 실현]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수행은 스스로에 대하여 아프게 반성하지만 이웃과 사회에 대해서도 소흘할 수가 없다.

 

그러기에 불가불 이웃과 사회환경에 대하여 끊임없는 관심과 개혁의지가 요청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웃과 사회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그것이 보살심의 구현이어야 한다. 만약 이웃이나 세상사람들이 나쁘다고 생각하거나 상대방을 변화시켜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보살의 자세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나에게 나타난 환경이나 내 눈 앞에 드러난 사람들의 행위는 내 마음의 상태의 반영인 것을 잊지 않아야 하겠다. 원인이 밖에 있는 것이 아니고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의 마음이 먼저 바뀌는 것이 요긴하다.

 

무엇보다 상대방에 대하여 내가 어떠한 반응을 마음에 가지고 있는가 반성해 보아야 한다. 미운 마음으로 반영하였다면 미워하는 마음을 먼저 버릴 필요가 있다. 상대방이 자기에게 밉게 나오는 것을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상대방이 나에게 못마땅하게 나타나는 것은 내가 상대방을 못마땅하게 보는 마음의 반영이며 상대방의 진심은 나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이 결코 없는 것이다.

 

대게 아무리 맛없는 음식이라 하더라도 거기에는 몸에 이로운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것과 같이 아무리 불쾌한 환경이나 거치른 상황 속에라도 우리의 영혼을 살찌워주고 빛내주는 정신적 요소가 깃들어 있는 것도 알아야 하겠다.

 

이 점을 생각한다면 나에게 거칠게 대하는 사람들은 나에게 영혼과 양식을 주려고 나타나신 관세음보살의 화현이라 볼 수 있는 것이며, 어려운 환경도 우리의 정신을 빛내고 힘을 계발하기 위하여 주어진 불보살의 자비스러운 학습시설이나 교과과정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스스로 바르게 빛나고, 우리의 국토를 참되고 번영되게 만드는 데는 이웃을 비판하고 모나게 충고하는데 있지 않은 것이다. 남의 잘못을 보고 그가 바뀌기를 바라기에 앞서 자신의 마음 자세가 바뀌어야 할 것이다.

 

저들의 깊은 마음이 바로 불보살의 마음인 것을 직시하고 존경하고 받드는 자세가 되어야 하겠다. [중생이 없으면 한 보살도 성불하지 못한다]는 경의 말씀을 다시 깊이 생각한다. 

 

 

 

▣ 내 언제 무신(無信)하여 /황진이

 

내 언제 무신(無信)하여 님을 언제 소겻관대

월침 삼경(月沈三更)에 온 뜻이 전혀 업네

추풍에 지는 닙소리야 낸들 어이 하리오

 

<풀이>

내 언제 믿음 없어 임을 언제 속였기에

달 기우는 삼경에도 오시는 소리 전혀 없네

추풍에 지는 잎소리야 낸들 어찌하랴

 

 

▣ 동짓달 기나긴 밤을 /황진이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 버혀 내어

춘풍(春風)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풀이>

동짓달 긴긴 밤을 한 허리 베어 내어

춘풍 부는 날 이불 속에 서리서리 넣었다가

정든 임 오신 밤이면 굽이굽이 펴리라

 

* 황진이의 연정 가운데 가장 짧았던 건 대제학을

지낸 소세양과 나눈 사랑.두 사람은 애초 30일을

기한으로 애정생활에 들어갔다

날을 채운 뒤 소세양이 떠나려 하자

황진이는 시 한 수로 발걸음을 잡아맸다.

 

 

 

 

▣ 산은 옛 산이로되 /황진이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 아니로다

주야(晝夜)에 흐르니 옛 물이 이실 소냐

인걸도 물과 같아야 가고 아니 오노매라

 

<풀이>

산은 옛날 산이나 물은 옛날 물이 아니구나

밤낮으로 흐르니 옛날 물이 있을 소냐?

인걸도 물과 같아서 가면 아니 오는 것을

 

 

▣ 어져 내 일이야 /황진이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르더냐.

이시라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타야

보내고 그리는 정(情)은 나도 몰라 하노라.

 

<풀이>

아하! 내가 한 일이여, 그리워질 줄 몰랐더냐

있어 달라 했던들 갔으랴만 내 구태여

보내고 그리워하는 정(情)은 나도 몰라 하노라.

 

 

 

 

▣ 청산리 벽계수야 /황진이

 

청산리(靑山理) 벽계수(碧溪水)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도라오기 어려오니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수여간들 엇더리청산리(靑山裡

 

<풀이>

청산리 벽계수야 빨리 감을 자랑마라

일도 창해하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 청산은 내 뜻이오 /황진이

 

청산(靑山)은 내 뜻이오 녹수(綠水)는 님의 정(情)이

녹수(綠水) 흘러간들 청산(靑山)이야 변할손가

녹수(綠水)도 청산(靑山)을 못니져 우러예어 가는고

 

<풀이>

청산은 나의 뜻이요 녹수는 임의 사랑

녹수가 흘러가도 청산은 변치 않네

녹수도 청산을 못잊어 저리 울며 가는가

 

 

 

 

* 半月 / 황진이

 

崑崙의 귀한 玉을 누가 캐어

織女의 얼레빗을 만들었는가

오마던 임 牽牛 안 오시니

근심에 못 이겨 허공에 던진 거라오

 

誰斷崑崙玉 裁成織女梳 牽牛一去後 愁擲碧空虛

수단곤륜옥 재성직녀소 견우일거후 수척벽공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