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禪家)의 18문(門) / 일붕 서경보 큰스님

2013. 1. 4. 13:1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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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가(禪家)의 18문(門)  / 일붕 서경보 큰스님

 

선가의 18문이라는것은 선가에서 선객이나 납자들이

조실스님에게 질문하고 답한 것을 엮어 놓은 것이다.

 

1,청익문(請益問)-이것은 선사에게 진심으로 법문에 대하여 가르쳐주기를 청하여 물은것이니,예를들면 어떤중이 조주스님에게 묻되,"어떤것이 조사가 서쪽으로 오신뜻 입니까"하였더니

조주스님은 이에대하여 "뜰앞에 잣나무니라"

정전백수자(庭前柏樹子), 하셨다

 

2,정해문(呈解問)-이것은 자기가깨달아 안것은어느정도인가를 선사에게 판단하고 인정하여 달라고묻는것이니,에를들면 엄양존자가 조주화상에게 묻되'한물건도 가지고 오지않은때가

어떠합니까?' 하였더니 조주스님이 답하되,

'놓아버리라했다' "한물건도 이미 가져오지 않았는데 무엇을

놓아버리라 하십니까" 하였더니 "놓기 싫거든 가거라'

한것과 같은것이다

 

3,찰변문(察辨問)-묻는자가 선사의 깨달은 경지를알고 싶어하는 질문이니,예를들면 동봉암주 가 깊은 산에 있었거늘 중이와서

묻되,'스님이 이 산중에서 홀연히 호랑이를 만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하였더니 화상이 호랑이 울음소리를

하거늘 중이 두려운 표정을 지으니 화상이 크게 웃고 말았다.

 

4,투기문(投機問)-묻는자가 자기가 증득함에 대하여 의심을

보이고 확증을 얻으려는 희망을 표한 질문이니,

예를들어 어떤중이천황도오 에게 묻되,

"의정(疑情)을 쉬지아니한때가 어떠합니까"

하니 화상이 이르되,'하나를 지켜면 참된 것이 아니리라 한것이다.

 

5,편벽문(偏僻問)-묻는자가 스승의 태도를 발견하리는 질문이다

예를들면 중이 조주에게 묻되,'만법이 하나로 돌아가나 하나는 어디로 돌아갑니까?"하였더니,"내가 청주에 있을떼에 적삼하나를

만들었더니 무게가 7근이더라"했다

 

6,심행문(心行問)-선지(禪旨)참구에 대하여 전진할길을 몰라서 묻는것이다.예를들어 어떤중이 흥화에게 묻되,'학인이 흑잭을 가리지 못하고 있아오니 화상의 방편교시를 비나이다'하였더니,

화상이 중의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때려 내쫓고 말았다.

 

7,탐발문(探拔問)-이것은 묻는자가 선사의 깨달은 경계를점검하기위하여 묻는것이다.예를들어 어떤중이 풍혈선사에게 묻되,

"알지못한 사람이 무엇때문에 의심치 않습니까?"하였더니

풍혈화상이 이르되,'신령스러운 거북이 육지를 해하니 어찌 진흙 발자취를 끌어감을 면하겠느냐" 한 것등이다.

 

8,불회문(不會問)-무식한 자가 참선을 해도 알수가 없어서 묻는것이다.예를들어 어던중이 현사 화상에게 묻되,'학인이 잠깐 총림에

들어왔아오니 스님의 지시를 비나이다'하였더니 "네가 드러누워

시냇물 소리를 듣느냐?"고 하자,,중이답하되,'듭습니다'하였더니,"이 소식으로 쫓아 들어가라"현사가 이렇게 대답했다.

 

9,격담문(擊擔問)-선사에 대하여 자기의 견해를 갖고 선사가 이것을 어떻게 재단하여 주는가를 알고 싶어서 제출한 질문이다.

예를들면중이 어떤 노숙(老宿)에게 묻되,"새지변청(世智辨聽)은 총이 쓰지 못한다고 하오니 나에게 화두를 하나 들려주십시요" 하였더니 노숙이 문득 방망이로 때려 내쫓았다.

 

10,치문(置問)-고덕(古德)이 말씀한 바에 관계가 있는질문이다.예를들면 중이 운문(雲門)에게 묻되,'부릅뜬 눈으로도 변제(邊際)를

보지못한때가 어떠합니까?" 하니 운문이 이르되,"보느니라"했다

 

11,고문(故問)-이것은 경전의 문구를 들어서 선사에게 질문

하는것이다. 예를들면 어떤중이 수산화상에게 묻되,

'일체중생이 다 불성이 있다고 하였거늘 학인은 무엇때문에 알지 못하나이까?" 수산이 답하되,'아느니라'라고 했다 .

 

12,-차문(借問)-이것은 이미 아는 사심을 말하여질문하는것이니,예를들면 어떤중이 풍혈선사에게 묻되,'큰바다에 구슬이 있으니 어떻게 취하리까?"풍혈이 답하되,망상이 이를때에 빛이 찬란하고 이루(離婁)가 행하는곳에 물결이 하늘에 차니라

(화상과 이루는 별의 이름이다)

 

13,실문(實問)-이것은 직접 관찰한 사실로 부터 출발한 질문이다 예를들면 중이 삼성 화상에게 묻되,'학인은 스님을 다만 중으로 보는데 어떤것이 부처며,법,입니까?"삼성이 이르되,

이 부처와 법을 니가 알겠느냐?"했다

 

14가문(假問)-가정을 합한 질문이다 예를 들면 중이 경산화상에게 묻되,'이것이 집속인데 어느것이 부처입니까?"'

경산이 답하되, '이것이 집속 이니라'했다

 

15,심문(審問)-진실한 의정(疑情)을 갖추어 나타내는 질문이다.예를들면 중이 조사에게 묻되,'일체 모든법의 본법은 유(有)하거늘 어떤 것이 무(無)입니까?"조사가 답하되, "너의 물음이 심히 분명하거늘 어찌 괴롭게 다시 나에게 묻느냐?"했다

 

16,징문(徵問)-공격적 의도를 갖고 질문하는 것이니 예를들면 중이 목주스님에게 묻되,'조사가 서쪽으로 와서 무슨일을 하였습니까?"목주가 답하되,'네가 일러보아라,무슨일을 하였는가?"

중이막히니 목주가 내쫓았다.

 

17,명문(明問)-간명 직절한 질문이니,예를들면 외도가 부처님께 와서 묻되,'유언(有言)묻지않고 무언(無言)도 묻지 않은때가

어떠합니까?" 세존이 말업이 입정(入定)하여 가만히 앉아

계시거늘 외도가 이르되,

'세존께서 대자비로 나의 미한 구름을 헤쳐

나로하여금 도를 깨닫게 하였나이다'하고 물러 갔다

( 여기서 세존과 화상들의 엄연한 도의 차이를 보여주시지요?)

 

18,묵문(默問)-언설을 내지않고 질문하는것이니,예를들면 외도가 부처님처소에 와 말없이 우뚝 서 있거늘,부처님이 이르시되,

'심히 많고나 외도여!"하였더니 외도가 이르되,

'세존이시여 대자대비로 나로 하여금 얻어듣게 하였나이다'하고

물러갔다 이상을 들어서 18문이라고 한다

 

   원공법계제중생자타일시성불도 ()...

     

 <불교명저)(서음미디어 발행) 제2권 

 "선이란무엇인가 "에서 발췌

보디삿트와 책임배포

 

 

 

책에 읽히지 말라 / 법정스님

 

지나온 자취를 되돌아보니, 책 읽는 즐거움이 없었다면

무슨 재미로 살았을까 싶다.

'책에 길이 있다' 는 말이 있는데 독서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교훈이다.학교 교육도 따지고 보면 책 읽는 훈련이다.

책을 읽으면서 눈이 열리고 귀가 트인다.

그 또래가 알아야 할 보편적인 지식과 교양을 익히면서 인간이

성장하고 또한 형성된다.

따라서 인간 형성의 길에 도움이 되지 않는 독서(지식이나 정보)는

더 물을 것도 없이 사람에게 해롭다.

 

 

육조 혜능 스님의 회상에 <법화경>을 독송하기 7년이나 되는

한 스님이 있었는데,그는 경전을 그저 읽고 외웠을 뿐 바른

진리의 근원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런 경우 경전 자체에 허물이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전을 읽는 그 사람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먼저 마음의 안정이 없으면 경전의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경전의 가르침을 자기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설령<팔만대장경>을 죄다 외울지라도 아무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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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스승의 가르침에

 '심불반조 간경무익 心不返照 看經無益'이란 말이 있다.

경전을 독송하는 사람이 자신의 마음으로 돌이켜 봄이 없다면

아무리 경전을 많이 읽더라도 도움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자칫 빠져들기 쉬운 것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에 읽히는 경우이다.

내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어느새 책이 나를 읽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객이 뒤바뀌어 책을 읽는 의미가 전혀 없다.

 

이런 때는 선뜻 책장을 덮고 일어서야 한다.

밖에 나가 맑은 바람을 쏘이면서 피로해진 눈을 쉬게 하고,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면서 기분을 바꾸어야 한다.

내가 책에서 벗어나야 하고 또한 책이 나를 떠나야 한다.

표현을 달리하자면, 책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비로소 책을 제대로 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선가禪家에서 불립문자不立文字를 내세우는 것도 아예 책을

가까이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책을 대하되 그 책에 얽매이지 말고

책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지혜는 문자가 아니지만 문자로써 지혜를 드러낸다.

이렇게 되어야 아직 활자화되지 않은 여백餘白의 글까지도 읽을 수 있다.

좋은 책을 읽으면 그 좋은 책의 내용이 나 자신의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때 문자文字의 향기와 서권書卷의 기상이 내 안에서 움트고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