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기에 맞는 상담 (화 다스리기)

2013. 5. 30. 19:5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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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기에 맞는 상담 (화 다스리기)

 

 

 

 

불자님들

부처님 오신 날이 가까워 오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의 광명이 온 누리에 함께합니다.

 

태양이 온 세상을 고루 비추듯이

부처님께서는 중생의 근기에 따라

알맞게 법을 설하십니다.

 

우리 불제자들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 새겨

생활에 실천하면 행복하고 평안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석가모니 부처님께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

 

 

◈ 이 주 전 해인선원(정토사 서울포교원) 부근에 사시는 불자님이 찾아왔습니다.

“스님 우리 아들이 다른 반 아이를 때려서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보살님, 아드님은 올해 중학교 2학년 일텐데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아이가 다니는 학교가 남학생 여학생이 함께 하는 남녀공학교인데요,

같은 학년 여학생을 때려서 선생님은 물론 그 여학생 부모가 야단입니다.

요즈음 학교 폭력 때문에 혼이 났습니다. 다행히 우리 아이가 평소 착한 편이라

담임선생님이 그 여학생 부모에게 잘 말씀드려 형사처벌은 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담임선생님이 우리아이가 감정조절을 잘 못한다고 정신과 치료를 받아

보아라고 하였습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 아이의 병력이 기록이 될 것 같아

이렇게 스님에게 상담을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네, 보살님 그런 일이 있었군요. 지금 보살님이 100일 기도 중인데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 이것이 일종의 마장입니다. 매일 기도를 정성껏 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아드님을 한번 데리고 오십시오.

 

 

◈ 며칠 후 토요일 오전 9시경 그 보살님은 아들과 함께 해인선원에 왔습니다.

그 아이가 부처님 전에 건성으로 절하고 스님에게도 마지못해 절을 하고 앉아

있는데, 똑바로 보지 않고 약간 몸을 틀어서 삐딱하게 앉아 있으며, 고개가

옆으로 기울이 져 있으며, 입은 반쯤 벌린 상태에 입이 바르지 않고 약간 비웃듯

한쪽으로 당겨져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사춘기의 전형적인 반항아 기질이 나타

나 있었습니다. 그래서 스님은 생각했습니다.

 

‘음, 저 아이는 현재 부모나 선생님 그리고 모두에게 반항심리가 가득하다.

저 아이를 설득하려면 먼저 저 아이의 수준에 맞추어 주어야겠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 아이가 하도록 내버려 두었습니다.

그리고 차를 한잔 함께 마시고

“혜인(가명)아 너 축구 좋아하니?”하고 말하니, 시무룩하게

“하이~”하고 일본말로 대답했습니다.

“축구 포지션이 어디니? 공격수니, 수비수니?”

“수비수요..”라고 무뚝뚝하게 대답했습니다.

이렇게 말문을 연후 정인스님의 중학교 시절 아이들과 싸우던 이야기를

하며 그 아이와 말 수준을 맞추어 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아이의 표정이 점점 진지해 졌습니다.

“그래 그 여학생을 왜 때렸니?”

“나를 보고 꿇어 앉아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하며 쌍욕을 하잖아요?”

“그래, 그 여학생이 왜 그런 말을 너에게 했니?”

이렇게 대화하며 사건의 자초지종을 들었습니다.

 

 

◈ 혜인이가 친하게 지내는 여학생과 장난을 하다가 그 여학생이 혜인이를 한 대 탁 때리고 도망을 가자, 혜인이도 장난삼아 막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여자 친구가 다른 반에 들어가 버렸는데, 혜인이가 그 반에 들어가 뒷모습이 꼭 닮은 어느 여학생의 등짝을 탁 때렸는데 다른 여학생이었습니다.

 

그 여학생은 즉시 “개OO"하며 욕을 하였습니다. 혜인은 놀라 잘못했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 했는데도, 그 여학생은 분이 덜 풀려 혜인이 반까지 찾아와 자기 앞에 꿇어 앉아 공개사과 하라고 하며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그러자 혜인이도 화가 치밀어 올라 여학생을 때렸습니다.

태권도 4단인 혜인이 에게 맞은 그 여학생은 쓰러졌습니다.

그래서 교무실에 불려가고, 그 여학생 부모가 학교에 오고 그 보살님도 학교에 가서 그 여학생 부모에게 손이 달토록 빌었습니다.

 

 

“혜인아 너도 참 억울했겠구나. 네가 일부러 때린 것도 아니고 그렇게 사과까지 했었는데 말이다. 그런데 그 아이 입장에서는 생각해봐! 가만히 있는데 누가 등을 탁 때리면 날벼락 맞은 기분 아니겠니? 게다가 한창 예민한 여학생의 등을 때렸으니. 더구나 그 여학생을 때린 것은 크게 잘 못된 일 아니겠니? 태권도 4단의 주먹으로 때렸으니 자칫 잘못하면 크게 다치거나 심하면 죽을 수도 있지. 화를 참지 못해 주먹을 휘두르는 것은 더 큰 잘못이야. 만일 큰 사고라도 나면 너는 감옥에 가야하고 그러면 부모님은 얼마나 힘들고 너 또한 신세가 처량하게 되겠지.

 

그래 화는 누구나 날 수 있어. 그러나 그 화를 참지 못하고 감정에 따라 폭행을 하면 더구나 너는 태권도 4단 유단자니 경찰도 더 큰 죄로 다스릴 것이야.

그래서 오죽했으면 담임선생님이 감정을 잘 다스리기 위해 정신과에 가보라고 했겠니?

그래서 오늘 엄마와 스님을 찾아온 것은 화를 슬기롭게 잘 다스리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지. 그럼 지금부터 화 다스리는 법을 공부해볼까.”

이렇게 하여 혜인에게 화를 다스리는 법을 가르쳐 주게 되었습니다.

 

 

“자 화가 일어나면 즉시 화가 일어남을 알아차리고, 먼저 숨을 이렇게 크게 들여 마셔보자. 쭈~욱 들어 마시고, 후~ 내쉬고, 다시 한 번 쭈~욱 들어 마시고, 후~ 내쉬고, 이렇게 5~6번하면 왠만한 화는 일어났다가 사라지게 된단다. 그런데 그래도 화가 가라앉지 않으면 수돗가에 가서 세수를 하고 물을 한잔 마셔라. 그래도 상대가 계속 화를 나게 하면 그 자리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잘 알겠니?” 이렇게 말하자 이번에는 혜인이가 진진하게

“하이~”하고 대답했습니다.

 

이렇게 단전호흡을 가르치고 또 몸을 서로 두드려주기도 하면서 스님과 혜인이의 격의가 없어지고 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에는 혜인이를 꼬 옥 안아 주었습니다. 혜인이가 처음에는 어색해 하였습니다. 참고로 혜인이 부모님이 애정표현력이 부족하여 자라서는 아들을 한 번도 안아주지 않았다합니다.

이렇게 첫 상담을 잘 마쳤습니다.

 

 

◈ 지난 토요일 오전 9시에 혜인이 모자가 상담하러 왔습니다.

그런데 1주일 만에 혜인이의 모습이 너무나 밝아졌고 당당해 졌습니다.

부처님께 공손히 예배하고 스님에게도 정성을 다해 절을 하였습니다.

이어서 차를 한잔 함께 마시고, 단전호흡과 스트레칭을 하고 서로 몸

두르려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혜인이를 꼬옥 안아 주니

이번에는 스님보다 키가 큰 아이가 아기처럼 안깁니다.

 

그 보살님이 말했습니다.

“스님, 어제가 참회기도 100일기도 중 50일이 넘었는데, 기도 중 결혼 초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의 생각이 났습니다. 알바 다니느라고

서너 살 된 혜인이를 하루 몇 시간 씩 혼자 울게 하고 두었던 가슴 아팠던

기억이 떠올라 많이 울었답니다. 그래 그래서 아이가 성격이 화를 잘 참지

못하는구나. 그래서 더욱 참회했어요. 그런데 그 이후로 아이가 놀랍게 밝아지고

그 모습을 본 아버지가 매우 기뻐하며 이제 부자간 사이도 아주 좋아졌습니다.

스님, 이 모두가 스님 덕입니다.”

 

“보살님, 축하합니다. 이것은 바로 지극정성으로 참회한 보살님의 공덕이며,

이러한 가르침을 주신 부처님의 은덕입니다. 아무튼 축하드립니다.

보살님, 부처님의 가피가 바로 이러한 것입니다.

더욱 기도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 이날 오후에는 ‘행복한불교공부시간에 그 보살님 부부가 함께 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

사성제(四聖諦)와 무아(無我)와 무상(無常) 그리고 연기법을 공부했습니다.

중도의 가르침에 대해서도 공부했습니다.

두 분 모두 얼마나 열심히 배우시는지 스님도 신심이 저절로 났습니다.

두 분도 행복해하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이 모두가 부처님의 은혜입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