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상을 다스리는 법/법륜스님

2013. 6. 6. 20:1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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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상을 다스리는 법

 

사람에게는 누구나 다 자기 중심성이 있습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그렇습니다.

이것은 인간이 갖고 있는 하나의 특징 이에요.

자기 중심성 이란 사물을 인식할때 자기를 기준에 놓고 인식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앞, 뒤, 좌, 우를 말할때 실제 공간상에 앞이 있고 뒤가 있고,

좌가 있고 우가 있는건 아닙니다.

다만 자신을 기준으로 한  앞과 뒤, 좌와 우가 있다고 인식할 뿐입니다.

그러니까 나는 내 기준에서 세상을 인식하고

남편은 남편 기준에서 세상을 인식하고

자식은 자식 기준에서 세상을 인식하게 되는것이 자연 스러운 것입니다.

 

그럼 자기 기준을 왜 갖게 될까요?

사물을 인식할때 자기를 중심에 놓고 인식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자기 기준을 불교 용어로는 ‘아상’ 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옳으니 그르니, 맞니 틀리니, 빠르니 늦으니 하는

분별을 늘 합니다. 그런 분별의 기준은 자신입니다.

상대방도 자기 기준에 따라 분별합니다.

이때 인식의 기준이 서로 다르니 분별이 서로 다를수 밖에 없어

갈등이 생깁니다. 이럴 때, 빠르고 더딘게 본래 있는게 아니고,

빠르다느니 더디다느니 하는 분별을 자기가 일으키고

있음을 알면 분별은 일어 나더라도 고집을 하지 않게 되므로

갈등이 해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이치를 이해해도 현실에서는 무의식적으로 감정이 일어나

앞서므로 잘 안됩니다. 그럼 감정적 으로는 왜 극복이 안될까요?

지금까지 그렇게 해온 습관,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동안에도 작용하는 무의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게 업식입니다.

그 업식이 드러나는 것이 감정인데, 이 감정은 경계에 부딪힐때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이고 즉각적으로 일어납니다.

그럴때 얼른 이성적으로 돌아가서 ‘이건 나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 이라고 깨달으면 그냥 사라지지만,

그때 알아 차리지 못하면 계속 그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감정이 오래 지속 되기도 해서 때로는 10년, 20년, 30년까지

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 가슴에 못이 박히고, 한이 맺히지요.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런 마음 작용의 이치를 밝혀서 괴로움이 없는

삶을 살라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하나는 ‘나를 기준으로 해서 보니까 나에게 이런 감정이 생기는구나’ 하고

내려놓는 것이고, 또 하나는 상대의 행위에 대해서

‘저 사람이 자기 기준에서 보면 저렇게 감정이 일어 날수도 있겠구나,

저런 생각을 할 수가 있겠구나’ 하고 이해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상대가 성질을 낼때도 내가 편안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반응,

나도 모르게 일어나는 내 감정은 당분간 계속 일어납니다.

왜냐하면 내가 깨어있지 못해서, 또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해서

나도 모르게 경계에 부닥치면

무의식적으로 먼저 감정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순간순간 깨어 있어라’ 하고 말하는 겁니다.

무엇보다 감정이 일어날때 빨리 알아 차려야 하고,

그래서 내려 놓아야 합니다.

그렇게 알아차리고 내려놓는 것을 반복함 으로써 그런 무의식적

반응인 업식이 점점 약하게 되고 더 나아가 소멸되어 가는 것입니다.

순간에 깨어 있는 힘이 커지면 실제 생활 속에서도 경계에 끄달리지 않는

초연한 상태가 점점 이루어집니다.

우선은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없는것을 목표로 삼지 말고,

갈등이 있는 그 현실을 인정하고 거기서 내 아상을 내려놓는 연습을

자꾸 해 보세요.

상대가 고집불통 이라는 것은 그가 자기 중심성이 강하다는 뜻도 있지만

그를 보는 내 중심성도 굉장히 강하다는 걸 말하는 거예요.

그 고집 센 성질을 꺾으려는 내 고집도 보통고집은 아니라는 거지요.


법륜 스님

 

 

 

 

철조망에 걸린 편지 / 이길원

 

 

어머니,

거친 봉분을 만들어 준 전우들이 

제 무덤에 철모를 얹고 떠나던 날

피를 먹은 바람만 흐느끼듯 흐르고 있었습니다.

 

총성은 멎었으나 

숫한 전우들과 버려지듯 묻힌 무덤가엔

가시 면류관

총소리에 놀라 멎은 기차가 녹이 쓸고

스러질 때까지 걷힐 줄 모르는 길고 긴 철조망

겹겹이 둘러싸인 덕분에 

자유로워진 노루며 사슴들이

내 빈약한 무덤가에 한가로이 몰려오지만

 

어머니, 

이 땅의 허리를 그렇게 묶어버리자

혈맥이라도 막힌 듯 온몸이 싸늘해진 조국은

굳어버린 제 심장을 녹일 수 없답니다.

우리들의 뜨거운 피를 그렇게 마시고도

더워질 줄 모르는 이 땅의 막힌 혈관을

이제는 풀어야겠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식어버린 제 뼈위에 뜨거운 흙 한줌 덮어줄

손길을 기다리겠습니다.

무덤가에 다투어 피는 들꽃보다

더 따듯한 손길을 . .

 

 

 

 

 어린왕자의들꽃사랑마을


 전우가 남긴 한마디 - 허성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