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과 지혜는 다릅니다/숭산스님

2013. 10. 3. 19:1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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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과 지혜는 다릅니다

    숭산스님 법문

     

    우리는 아는 게 너무 많아서 탈입니다. 세상의 이런 저런 것들에 대해 아는 게 많아.

    하지만 사실은 하나도 아는 게 없어요. 생각이 그렇게 많은 데도 실은 아무도 몰라.
    지식과 지혜는 다릅니다. 지식이란 세상의 사물에 대해 그냥 아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혜는 지식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식이란 녹음기와 같아서 녹음한 대로 배운 대로 그대로 밖에 못해요.

    하지만 지혜란 그것이 바로 내 것이니까 곧 세상도 내 것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합니다. 세상의 모든 일이 다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말이지요.

    이것을 아는 것이 지혜라 이 말입니다. 그러니 단순한 지식만 가지고는 이것을

    알 수가 있나. 모릅니다. 돈을 잘 버는 데에는 혹 도움이 되겠지요.
    그러나 마음을 깨치는 데에는, 세상이 다 내 것임을 아는 데는 아무 소용이 없다

    하는 겁니다.
    기독교인들에게 도대체 하나님이 누구냐 하고 물으면 궁극적으로 ‘이런 분이다’ 하고

    대답하는 사람이 드뭅니다. 잘 모르니까 그렇지요. 하지만 그 답이 성경에 나와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네가 적멸처(寂滅處)에 이르면 하나님을 알리라’라고 되어 있습니다.

    바로 이 적멸처가 하나님의 실체란 말입니다. 이 적멸처란 불교에서 말하는

    본래 면목자리이고, 극락이고, 열반인 바로 그 세계와 꼭 같은 것입니다.

    이 온 우주는 늘 변화에 변화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고정 불변하는 것이

    없어요. 매순간 어떤 것이 생겨나고〔生〕, 다음 순간 없어져 버립니다〔滅〕.

    이 생멸의 변화는 우리가 느끼든 느끼지 못하든 상관없이 계속하고 있어요.
    이러한 생멸의 순간을 여의어 버린 경계가 바로 ‘적멸’의 상태입니다.

    곧 고요이고, 극락이며, 하나님이요, 나요, 깨달음인 것입니다.
    전에 나는 폴란드에서 신부님, 수녀님들에게 참선을 가르친 일이 있습니다만,

    최근 서구인들이 참선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마 다들 아실 것입니다.
    이제 그 만큼 참선은 세계인의 공유물이 되었다하는 이야기입니다. 불교만의 전용물이

    아니라는 겁니다.

    서구인들은, 참다운 인간이 되고자 하는 이들은 참선을 해야 한다고들 생각하고 있어요..

    참다운 인간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생각 이전의 세계, 분별이 없는, 생멸의 분별조차

    없는 세계에서 사는 것입니다. 그때 나라와 온 인류세계는 평화를 맺고 모든 중생이

    다함께 성불하여 열반에 들어가게 된다고 합니다.
    저는 그 사람들에게 참선 지도를 하면서 우리 방식대로 「반야심경」「신묘장구대다라니」

    를 외우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도 참선에 들어가기 전에 꼭 하나님을

    경배하는 어떤 글귀를 외웁니다.
    그 내용은 이런 겁니다.
    “하나님이란 깨끗하고 텅 빈 자리로, 거기에서 모든 세상이 건립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본래 성품이 되어 시끄럽고, 조용하고, 밝고 어두운 것 등의 분별이 생겼다.”라고. .

     

    부처님의 깨달으신 자리, 서산대사, 경허선사가 깨쳤다는 그 소식이란 모두 같은 것이고

    그것은 생각 이전의 자리, 즉 텅 빈, 적멸의 자리로 다 똑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아시겠습니까?
    하지만 문제는 다 똑같은 것이라고 대답을 하면 몽둥이 찜질을 당해야 한다는 겁니다.

    왜 맞는 대답을 했는데 매를 맞아야 할까요. 이것을 개구즉착(開口卽錯)이라 합니다.
    ‘대답을 하여 입을 여는 것이 곧 틀린 것’이라는 말입니다.

    즉 그 같은 질문에 대답을 하는 것 자체가 틀렸다 하는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입을 열지 않고 대답을 하는 도리밖에 없지요.

    마치 영산회상에서 부처님이 꽃 한 송이를 척 들어 보이자 가섭존자가 빙그레 웃는

    식으로 말이에요. ‘억!’하고 소리를 지르고, 손가락 하나를 번쩍 들어 보이고,

    방망이로 내려치는 대답을 했던 선사들처럼 말입니다.

    이 대답들을 이렇게 노래한 이가 있습니다.

    천자나 되는 낚싯줄을 바로 던지니
    한 파도에 만 파도가 절로 일어나네.
    고요한 밤 찬 물에 물고기가 먹이를 물지 않으니
    빈배에 밝은 달빛만 가득히 싣고 돌아왔네.

    곧 맑은 거울에 자기 모습이 그대로 되 비치는 것과 꼭 같은 경지란 뜻입니다.

    개소리는 컹컹대고 하늘은 푸르고 소금을 짜고 설탕은 달고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보고, 듣는 경지가 바로 그 소식이요, 그 경지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그 소식이 무엇인지 알았고 다 같은 것임도 알았습니다.

    이제는 그것을 옳게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지식이 아닌 지혜를 지닌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진리가 무엇인지 알았다

    해도 제대로 수용해야 되는 것이지 머리 속으로만 알아서는 안 되는 겁니다.

    지구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루에 7천여 명이나 되는

    어린이가 배가 고파 고생을 하다 죽어 가는 나라가 있습니다. 인도가 그렇습니다.
    반면에 사회보장제도가 하도 잘돼 있어 고민이 없어 자살하는 사람이 생기는 나라도

    있습니다. 육체적으로 배가 고픈 것은 주위의 도움만 받을 수 있다면 쉽게 해소가

    됩니다. 그러나 마음이 고픈 사람들이 있습니다.
    부부지간이나 정치, 경제, 사회, 국가간에서도 이 마음이 고픈, 마음이 가난한 자들로

    인하여 싸움이 생기고 전쟁이 일어납니다.
    본래면목이 맑은 거울과 같은 것임을, 하나님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임을 알고도

    그것이 곧 ‘나’임을 자각 못한 때문입니다. 굶어 죽는 이가 바로 ‘나’임을 모른 탓입니다.
    나이가 들면 머리가 희어지지만 그렇다고 마음까지 하얗게 바래는 것은 아닙니다.

    참다운 인간의 삶을 살기 위해서 화두를 들고 앉아 참선을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연유에서입니다.

     

     

    동양 옛 현인(賢人)名言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움직일세,

    꽃 좋고 열매도 많네,

    샘이 깊은 물은 가물에 아니 그칠세,

    내가 되어 바다에 이르네.

     

    - "龍飛御天歌" 에서- 용비어천가

     

     

    나이는 시간과 함께 달려 가고,

    뜻은 세월과 더불어 사라져 간다.

    드디어 말라 떨어진 뒤에 궁한 집 속에서

    슬피 탄식한들 어찌 되돌릴 수 있으랴.

     

    -"小學"에서- 소학

     

    먹는 나이는 거절할 수 없고,흐르는 시간은 멈추게 할 수 없다.

    생장(生長)과 소멸(消滅), ()하고

    ()함이 끝나면 다시 시작되어 끝이 없다.

     

    -"莊子"- 장자

     

     

    찰흙을 이겨서 그릇을 만들면,

    그 빈 곳()이 담는 그릇으로서의 구실을 한다.

    문이나 창을 내고 방을 만드는 경우에도

    그 비어 있는 부분()이 방으로 이용된다.

    그러므로 있는 것이 이()가 된다는 것은

    없는 것()이 작용하는 까닭이다.

     

    -"老子"- 노자

     

     

    부모가 사랑해 주면 기뻐하여 잊지 말고,

    부모가 미워하시더라도

    송구스러이 생각하여 원망하지 않고,

    부모에게 잘못이 있거든

    부드러이 말씀드리고 거역하지 말아야 한다.

     

    -曾子- 증자

     

     

    부모를 사랑하는 사람은

    남으로부터 미움을 받지 아니하고

    부모를 공경하는 사람은

    남으로부터 업신여김을 받지 않는다.

     

    -"小學"에서- 소학

     

     

    제 부모를 사랑하는 자는 감히 남을 미워하지 못하고,

    제 부모를 공경하는 자는 감히 남을 업신여기지 못한다.

    사랑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제 부모에게 다하고 보면

    덕스러운 가르침이 백성들에게 까지 미쳐서

    천하가 본받게 될것이니, 이것은 천자로서의 효도이다.

     

    -'孔子"- 공자

     

     

    집안이 화목하면 가난해도 좋거니와,

    ()롭지 않으면 부()인들 무엇하랴.

    오로지 한 자식의 효도만 있다면,

    자손이 많아서 무엇하랴.

    어진 아내는 그 남편을 귀하게 만들고

    악한 아내는 그 남편을 천하게 만든다.

     

    -"명심보감"에서-

     

     

    길은 가까운데 있거늘 사람들은 먼 데서 찾는다.

    일은 쉬운데 있거늘 사람들은 어려운 데서 찾는다.

    사람마다 부모를 부모로 섬기고 어른을 어른으로 섬기면

    온 천하가 화평해 지거늘......

     

    -"孟子"- 맹자

     

     

    형제는 수족(手足)과 같고

    부부는 의복(衣服)과 같으니,

    의복이 떨어졌을 때는

    다시 새 것을 얻을 수 있지만,

    수족이 끊어진 곳엔 잇기가 어렵다.

     

    -"莊子"- 장자

     

     

    마음에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먹어도 그맛을 모른다.

    이리하여 몸을 닦는 것은

    마음을 바로 잡는데 있다고 이르는 것이다.

     

    -"大學"에서-

     

     

    뿌리가 깊이 박힌 나무는 베어도 움이 다시 돋는다.

    욕심을 뿌리채 뽑지 않으면 다시 자라 괴로움을 받게 된다.

    탐욕에서 근심이 생기고, 탐욕에서 두려움이 생긴다.

    탐욕에서 벗어나면 무엇이 근심되고 무엇이 두려우랴.

     

    -"법구경"에서-

     

     

    정도(正道)를 행하는 사람은 돕는 사람이 많고

    무도(無道)하게 행하는 사람은 돕는 사람이 적다.

    돕는 사람이 가장 적을 경우에는 친척마다 등을 돌리고

    돕는 사람이 가장 많을 경우에는 천하가 다 따라오느니라.

     

    -"孟子"- 맹자

     

     

    큰 지혜가 있는 사람은  

    영고성쇠(榮古盛衰)를 알고 있으므로

    얻었다 해서 기뻐하지 않고

    잃는다 해서 근심하지 않는다.

    그는 운명의 변화무상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莊子"- 장자

     

     

    늙어서 나는 병은 이 모두가 젊었을 때 불러 온 것이며,

    쇠한 뒤의 재앙도 모두 성시(盛時)에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君子) 가장 성할 때에

    더욱 조심하여야 한다.

     

    -"菜根譚"에서- 채근담

     

     

    자기를 아는 자는 남을 원망하지 않고

    천명을 아는 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는다.

    ()은 자기에게서 싹트고

    ()도 자기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准南子"- 준남자

     

     

    불길이 무섭게 타올라도 끄는 방법이 있고,

    물결이 하늘을 뒤덮어도 막는방법이 있으니

    화는 위험한 때 있는 것이 아니고 편안한 때 있으며,

    복은 경사 때 있는 것이 아니고 근심할 때 있는 것이다.

     

    -"金時習"- 김시습

     

     

    나무는 가을이 되어 잎이 떨어진 뒤라야

    꽃피던 가지와 무성하던 잎이 다 헛된 영화였음을 알고,

    사람은 죽어서 관뚜껑을 닫기에 이르러서야

    자손과 재화가 쓸 데 없음을 안다.

     

     

    -"菜根譚"에서- 채근담

     

     

    십년 만에 죽어도 역시 죽음이요,

    백년 만에 죽어도 역시 죽음이다.

    어진이와 성인도 역시 죽고,

    흉악한 자와 어리석은 자도 역시 죽게 된다.

    썩은 뼈는 한 가지인데 누가 그 다른 점을 알겠는가?

    그러니 현재의 삶을 즐겨야지

    어찌 죽은 뒤를 걱정할 겨를이 있겠는가.

     

    -"列子"- 열자

     

     

    유익한 벗이 셋 있고 해로운 벗이 셋 있느니라,

    곧은 사람과 신용 있는 사람과

    견문이 많은 사람을 벗으로 사귀면 유익하며,

    편벽한 사람과 아첨 잘하는 사람과

     말이 간사한 사람을 벗으로 사귀면 해로우니라.

     

    -"孔子"- 공자

     

     

    나이 많음을 개의치 말고,

    지위가 높음을 개의치 말고,

    형제의 세력을 개의치 말고 벗을 사귀어라.

    벗이란 상대방의 덕을 가려 사귀는 것이니,

    여기에 무엇을 개재시켜서는 안 되느니라.

     

    -"孟子"-맹자

     

     

    덕행을 이룬 현인은

    높은 산의 눈 처럼 멀리서도 빛나지만,

    악덕을 일삼는 어리석은 자는

    밤에 쏜 화살처럼 가까이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어리석은 자는 평생이 다하도록

    현명한 사람과 함께 지내도

    역시 현명한 사람의 진리는 깨닫지 못한다 

     

    -"법구경"에서-

     

     

    사람은 반드시 자신을 위하는 마음이 있어야만

    비로소 자기 자신을 이겨낼 수 있고,

    자신을 이겨내야만 비로소 자기를 완성할 수 있다.

     

    - 퍼온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