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30. 17:01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여여하게 사는 법 / 법륜스님
이열모작가의 산수화중 解氷 (46×68㎝)
어떤 비난이나 칭찬에도 걸림 없이 살고 싶다’면
그렇게 살면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안 된다면 그러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일어나고 싶은데, 일어나고 싶은데…’
이 말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고 일어나기 싫다는 말입니다.
‘주고 싶은데, 주고 싶은데…’
이 말을 반복하는 것은 아직 주지도 않았고
주기 싫다는 말입니다.
이미 일어났으면 일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이미 주었다면 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칭찬이나 비난에도 걸림 없이 살고 싶은데…’ 하는 것은
그렇게 살기 싫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살고 싶으면 살면 되는데 왜 안 될까요.
사실은 그렇게 살기 싫어서 안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착각입니다.
‘남편하고 사랑하면서 살고 싶은데
안 된다’는 말은 착각입니다.
사랑하기 싫어서 안 되는 거지요.
정말 남편을 사랑하면서 살고 싶으면
사랑하면 됩니다.
사랑하고 싶은데 사랑하는 게 안 된다
이 말은 사랑하기 싫다는 거예요.
‘왜 나만 사랑해야 해?
왜 저런 인간을 사랑해야 해?’
이렇게 속으로 생각하는 거지요.
사랑하면 ‘왜 나만, 왜 저런 인간을’이란 말은
성립이 안 됩니다.
사랑하는 데는 아무 이유나 조건이 없어요.
그냥 사랑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랑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남편과의 관계가 좋지 않고 행복하지 않은 것입니다.
하고 싶은데 안 되는 것이 아니고
하기 싫어서 안 되는 것입니다.
이 착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아무것도 아닌 줄을
또 내가 가진 것이 굉장히 많은 줄을 알아야 합니다.
볼 수 있는 눈이 있다는 것
내 의사를 표현하고 말할 수 있는 입이 있다는 것
사람들의 소리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귀가 있다는 것이
큰 복입니다.
두 눈 중에 한 개만 있어도 감사할 일이고
무릎에 관절염이 있어도 지팡이를 짚고
걸어 다닐 수 있는 것만 해도 다행이잖아요.
돈으로는 도저히 환산할 수가 없는 것을
우리가 가지고 있습니다.
나에게 이렇게 많은 재산이 있는데
남의 비난이나 칭찬에 연연할 필요가
뭐가 있겠습니까.
내 존재를 제대로 알면 칭찬에 우쭐댈 일도 없고
비난에 신경 쓸 일도 없습니다.
비난하고 칭찬하는 것이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지만
사실은 다 상대의 자기 감정표현일 뿐입니다.
그래서 상대가 나를 비난하고 칭찬하거든
나에게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들어주면 됩니다.
내가 아는 분 중에 실제로 이런 분이 있습니다.
이분은 남편이 “아이고, 못 생긴 게…” 하면
“아이고, 예쁜 우리 마누라” 이렇게 들린다고 합니다.
남편이 화가 나서
“너 또 절에 가려거든 아예 집에 들어오지 마라”하고 말하면
“너 보고 싶으니 갔다가 빨리 오너라”라고 들리기 때문에
“예, 알겠습니다. 빨리 갔다 올게요”하고 웃으면서
대답한다는 거예요.
이렇게 들을 수 있으면 참 대단한 사람입니다.
칭찬이나 비난이
상대의 감정표현일 뿐이라는 것을 알면
내가 그 말에 끌려가지 않고 구애받지 않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감정이 다릅니다.
같은 꽃을 보고서도 어떤 사람은 예쁘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안 예쁘다고 할 수 있는 거예요.
또 인생을 걸림 없이 살 수 있으려면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면 됩니다.
내가 저 길거리에서 자라는 한 포기 잡초와 같다고
자신을 생각하면 사는 데 별 구애를 받지 않습니다.
내가 별 것 아닌 줄 알면
남이 비난하면 내가 별 것 아니니까
비난 받을 만하다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누가 칭찬을 하면 그건 나보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표현이라고 생각하세요.
이렇게 가볍게 생각하면
상대방의 어떤 말이나 행동에도
내가 흔들리지 않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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