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동적일소상설(還同赫日消霜雪)갈대 / 신심명(信心銘)

2014. 10. 14. 12:2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신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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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태양이 눈과 서리를 녹여버린 것과 같도다,
환동적일소상설(還同赫日消霜雪)갈대 / 신심명(信心銘)


밝지 못함[無明]은 실체가 아닙니다.

밝지 못함은 실존이 아닙니다.

다만 밝음의 부재, 지혜의 부족일 뿐입니다.

그림자 역시 빛의 작용입니다.

빛이 있기에 그림자도 있는 것입니다.

그림자는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밝음, 지혜만이 유일하게 실존하는 것으로서 실체가 아닌 실체입니다.

유일무이한 실존, 실체는 마치 없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유일무이란 인식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안도 없고 밖도 없으니 그것을 헤아려 더듬을 자가 따로 없습니다.

객관적인 대상이 아니므로 결코 알 수 없습니다.

이 상대적 인식이 끊어진 알 수 없음이야말로 절대적 앎 자체입니다.

어떠한 실체도 찾을 수 없으나 늘 밝게 빛나고 있는 앎의 성품.

모든 것을 다 분별하여 알고 있지만 제 스스로는 결코

분별하여 알 수 없는 것이 바로 지금 눈앞에 홀로 밝아 있습니다.

이 텅 빈 인식의 공간 안에서 온갖 변화가 일어났다 사라집니다.

그러나 이 인식의 공간은 언제나 변함이 없습니다.

이 텅 빈 인식의 공간을 의식 자체, 존재 자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본래면목, 자성, 깨달음의 성품, 마음,

여래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모든 이름을 잊고

이미 그것 자체로 있음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때 어지러운 마음의 움직임이 멈추고 적멸이 찾아옵니다.

우리의 일상적 의식 바탕에 늘 배경처럼 있었던 고요한 침묵,

있는 그대로의 평상의 마음을 발견하게 될 때 안팎의 갖가지 경계들은

밝은 태양 아래의 눈과 서리처럼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모든 것이 한 덩어리로 밝아 있는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늘 있는 그대로인 채로 여여한 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