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은 언제든 일어난다 / 법상스님

2014. 11. 29. 20:56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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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은 언제든 일어난다 / 법상스님

 

깨달음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깨달음을 찾아나서는 것이 깨달음을 얻는 본질이 아닙니다.

깨달음은 제 스스로 우리를 찾아옵니다. 아니 찾아 온다기 보다는 언제나 깨달음 아닌

순간이 없고, 참된 자성이 아닌 적이 없는 것입니다.

행복이라는 것은 행복이 나를 찾아오는 것이지 내가 행복을 찾아가는 게 아닙니다.

때때로 어떤 선지식이나 깨달음을 얻었다는 분들을 보면 끊임없는 정진과 피나는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어느 날 갑자기 불현듯 깨달음이 나를

찾아왔다고 말하는 분들을 보게 됩니다.

 

수행이라는 것은 사실은 나를 완전히 여는 작업입니다.

가두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나를 활짝 열어두는 작업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깨달음을 얻고자 애쓰고 노력하는 일이 아니라 깨달음이 들어올 수 있도록,

참된 진리가 들어올 수 있도록 나를 활짝 열어두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깨달음은 매 순간순간 나에게로 오고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닫힌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생각으로 온갖 견해를 짓고, 분별 망상을 일으키면서 관념의 방어벽을 딱 치고 있기 때문에

진리가 들어오지 못하는 것입니다.

 

진리란 언제 어디서든 마음만 활짝 열고 보면 진리 아닌 것이 없고, 언제 어느 때나 우리와

함께 하고 있었단 말입니다. 아니 함께 하고 있었다기 보다 나를 포함은 모든 것은 그대로

진리 그 자체입니다. 다만 내가 보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외면하고 있는 거예요.

우리 눈도 어때요? 무엇을 찾으려고 방에 들어갔는데 분명히 그 방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못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분명히 있었지만 못 찾아요.

그것이 그 방에 없었던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못 본 것이었을 뿐입니다. 진리도 그와 같습니다.

생각의 구조물들이 볼 것을 못 보게 막아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가을 국화며 단풍이 곱게 물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꽃이나 자연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눈으로 꽃과 단풍을 보고 있으면서도 별 감흥이 없습니다.

심지어 다른 일에 빠져 있는 사람은 그 아름다운 자연을 눈 앞에서 보고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꽃을 향해서 마음을 열지 못하는 사람에게 꽃은 있어도 없는 것이지요.

꽃들은 꽃을 향해 마음을 열지 않은 사람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있어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예전에 전방의 군사찰에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 절에 오면서 이렇게 외진 곳에,

이렇게 척박한 곳에 절만 하나 뚝 떨어져 있으니까 너무 삭막해 보인다고 이야기를 하곤

했었고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보였습니다.

그런데 꽃과 야생초나 이런 것들을 좀 보다보니까 너무 신비로운 곳인 겁니다.

사실 그곳이 군사보호구역이다 보니 오래도록 사람들의 발길도 별로 없었던 곳이고 숲이

우리 생각하는 것처럼 단정하게 정돈되어 있는 것도 아니었다보니 일반 사람들의 눈에는

더없이 정리가 안 되어 있고, 삭막하고, 그렇게 느끼겠지만 야생의 숲이 주는 자연스러운

 풍요를 가만 가만히 느끼고 지켜보다 보니 그것은 그 어떤 식물원에서도 감상할 수 없는

엄청난 생명의 보고이자 신비의 보고였더란 말입니다.

 

그때부터 그 작고 소박한 절이 얼마나 풍요로운 곳이고, 이름다운 곳이고, 자연그대로의

아름다운 꽃들로 넘쳐나는 곳인지를 알게 되면서 그 절의 전혀 새로운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 될 수 있었지요. 그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 아름다움과 신비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지만 마음의 문을 열고 그것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것은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진리가, 삶의 신비가 들어올 수 있도록 마음을 활짝 열어두는 것이 전부입니다.

 

 

 

얼굴 풍경


사람의 얼굴은
유전적으로 타고나기도 하지만

살아가는 도중에 자신의 성격대로 자신의 이미지대로
변해 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내 얼굴의 변천사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마치 매일 가는 산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면 그 풍경이 바뀌듯 얼굴도 나이에 따라서
그 풍경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런 의미에서
얼굴은 그 사람의 역사이며 살아가는 현장이며
그 사람의 풍경인 것이다.


- 최인호의《산중일기》중에서 -


* 얼굴 풍경에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어제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오늘 형편은 어떤지,
내일을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가 한 눈에 드러납니다.


그 사람의 얼굴 풍경이 곧 그의 인생 풍경입니다.
오로지 전적으로 자신의 몫이며, 어느 누구도
대신해서 풍경을 바꿀 수 없습니다.

 

 


 

 

  

사람의 인연이란


사람들과 잠시 만나고 헤어질 적마다
'만남은 짧고 이별은 길다'는 말을 새롭게 실감한다.
'그럼, 다음에 다시 뵙지요…' 하고 늘 인사하지만
그 다음은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만남은 그리 길지 않으므로
만날 적마다 서로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이해인 수녀님 산문집 '기쁨이 열리는 창'중에서


 

  

가을에 듣는 가요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