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관찰 - 일상생활 속 호흡명상 수행

2015. 1. 10. 04:3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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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치밀 땐 심호흡 해보세요”

 

일상생활 속 ‘호흡명상’ 실천…감정폭발 방지

호흡관경법선 들숨 날숨으로 ‘마음챙김’ 강조

 

 

현각스님(서울 전 화계사 국제선원장)은 지난 3월2일 28사단 예하 대대 장병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자친구가 버리고 도망갔다는 소식을 들으면 우선 호흡을 하라.”

스님은 다른 스님에게 들었다며 옛 일화를 소개했다. “조선 시대에 아주 예쁜 여인과 결혼을 한 나뭇꾼이 있었다. 자기 부인이 아주 예뻐 그는 늘 마음을 놓지 못했다.

하루는 외출 갔다 오는데 댓돌에 남자 신발이 놓여있었다. 눈에 불이 들어올 정도로 화가 난 그는 당장 방에 들어가 두 사람을 죽일 태세였다. 그 때 화가 나면 세 번 호흡 하라던 돌아가신 어머니의 가르침이 들었다. 그는 천천히 호흡을 했다. 그러자 마음이 차분히 가라 앉았다. 정신이 돌아온 그는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아보자는 마음에 방으로 들어갔다. 아내 옆에 누워 자는 사람은 아내의 언니였다.”

현각스님은 “복수를 생각하기 전에 우선 조용히 호흡을 하라”고 거듭 강조 했다.

 

호흡은 ‘물 속에서’(엄마 뱃속은 물 속이다) 나와 처음 폐로 숨을 들이마시는 순간부터 호흡은 죽을 때 까지 계속된다. 숨을 멈춤은 곧 죽음이다. 그런데 무슨 호흡인가. 108배를 할 때도 호흡이 중요하다고 하고 군 생활, 부부 생활에서도 호흡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 때 말하는 호흡이란 무엇인가. 바로 ‘마음 챙김’이다. 호흡을 중시하는 대표적인 수행자가 틱낫한 스님이다. 스님 특유의 느리게 걷기는 호흡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 보는 수행법이다. 스님은 수행원에서 종소리를 들을 때 마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호흡을 관찰하도록 한다. 이 때 호흡은 흩어진 생각을 추스르는 역할을 한다.

호흡은 일상이다. 잘 활용하면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고 건강에도 큰 도움을 얻는다. 운전할 때 빨간 신호등이 오래 켜져 있거나 길을 건너는 사람이 느릿느릿 가면 짜증이 난다. 그 짜증을 누르지 못하면 화를 내게 되고 행여 다른 차가 끼어들면 쌓였던 감정을 상대방에게 쏟게 된다. 그 상태가 지속되면 자칫 큰 화를 입을 수도 있다. 폭력범의 80%가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해 빚어진 단순 폭력이라고 한다. 화가 나는 것을 인지하면 천천히 호흡을 하면 마음이 가라앉게 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화기가 울릴 때 곧바로 받기 보다 몇 번 울릴 때까지 기다리며 호흡을 관찰한다든지, 지하철을 기다리며 혹은 안에서 천천히 숨을 마시고 내쉬며 관할 수 도 있을 것이다.

호흡에 관한 대표적인 경전이 <호흡관법경>이다. 경전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비구들이여, 들숨 날 숨의 마음 챙김을 수행하고 자주 닦아 큰 결실이 있고 큰 이익이 있다. 비구들이여 들숨 날숨의 마음챙김을 수행하고 자주 닦아 4가지 마음 챙김을 성취한다. 4가지 마음 챙김을 수행하고 자주 닦아 7가지 깨달음의 요소를 성취한다”

경전은 계속해서 그 방법을 이렇게 일러주고 있다.

“비구들이여 들숨 날숨의 마음 챙김을 어떻게 닦고 어떻게 많이 지으면 사념처를 성취하는가. 비구들이여 비구는 길게 들이 쉬면서 ‘나는 길게 들이 쉰다’고 분명히 알고, 길게 내쉴 때 ‘나는 길게 내쉰다’고 분명히 안다. 짧게 들이쉴 때 ‘나는 짧게 들이쉰다’고 분명히 알고, 짧게 내쉴 때 ‘나는 짧게 내쉰다’고 분명히 안다. ‘온몸을 느껴 알면서 들이쉬리라’며 수련하고 온몸을 느껴 알면서 내쉬리라‘며 수련한다. 몸의 작용을 가라앉히며 들이쉬리라’며 수련한다. ‘몸의 작용을 가라앉히며 들이쉬리라’며 수련하고 ‘몸의 작용을 가라앉히며 내쉬리라’며 수련한다”

숭산스님을 비롯 한국의 고승들에게서 참선을 지도받고 호흡법을 닦은 미국 캠브리지통찰명상수행원의 지도법사 래리 로젠버그는 이 <호흡관법경>을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해 <일상에서의 호흡명상>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호흡을 통해 일상적인 삶 속에서 마음의 움직임을 관찰한다는 것이 호흡법의 핵심이다. 마음이 추스르기 전에 밖으로 표출되는 감정을 호흡으로 다스려 마음을 가라앉히고 집중한다는 것이다. 호흡의 방식은 경전에서 말하는 것처럼 숨이 드나듦을 관찰하는 식이다. 호흡을 길고 짧음 빠르고 급함을 인위적으로 조절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들이 내쉬는 것만 알아차린다. 가령 코 끝이나 코 언저리 혹은 윗입술 중 어느 한 지점을 택해 들숨과 날숨이 오가는 숨길이 어느 부분에서 명료하게 느껴지는지 자각하고 자각된 부분을 초점으로 정해 그 부분에 숨길이 지나가는 것을 계속 주시한다.

숨을 놓치면 다시 ‘지금 여기’하고 되뇌이며 다시 돌아오는 식을 되풀이한다.

박부영 기자 chisan@ibulgyo.com

 

[불교신문 2507호/ 3월11일자]

[바람의 노래] 그대 

 

일상에서 또 다른 한가지에 심취할 수 있다는것은 무한한 幸福이다.

 

나의 그대

내 자징거의 애칭은 '바람의 자유'이다.

 

 

그대

 

                                                        - 이연실, 김영균

 
지친 듯 피곤한 듯 달려온 그대는 거울에 비추어진 내 모습 같아서

바람 부는 비탈에서 마주친 그대는 평온한 휴식을 줄 것만 같았지

그대 그대 그대가 아니면 땅도 하늘도 의미를 잃어 아하...이젠 더 멀고 험한 길을 둘이서 가겠네.


한세월 분주함도 서글픈 소외도 그대를 생각하면 다 잊고 말았소.

작정도 없는 길을 헤매던 기억도 그대가 있으니 다 잊어지겠지

그대 그대 그대가 아니면 산도 바다도 의미를 잃어 아하...이젠 꿈같은 고운 길을 둘이서 가겠네.

 

▲ 바람 부는 비탈에서 마주친 그대는 평온한 휴식을 줄 것만 같았지

   작정도 없는 길을 헤매던 기억도 그대가 있으니 다 잊어지겠지

 

▲ 내사랑 바람의 자유. 그대 그대 그대가 아니면 땅도 하늘도 의미를 잃어 아하...이젠 더 멀고 험한 길을 둘이서 가겠네.

 

지친 듯 피곤한 듯 달려온 그대는 거울에 비추어진 내 모습 같아 / 그대 그대 그대가 아니면 산도 바다도 의미를 잃어 아하...이젠 꿈같은 고운 길을 둘이서 가겠네.

 

나는 알았다 삶은 단순히 생존하는 것 그 이상임을.

나의 기쁨은 도착이 아니라 그 여정에 있음을. 그래 달릴 수 있을때까지 힘차게 달리는거야~

여행은 다리가 떨릴 때 가는것이 아냐

여행은 가슴이 떨릴 때 떠나라고 그랬어

 

 

‘신비'라는 말은 머뭇거려지지만, 기진한 삶 속에도 신비는 있다.

  오르막길 체인의 끊어질 듯한 마디마디에서, 기어의 톱니에서, 뒷바퀴 구동축 베어링에서, 생의 신비는 반짝이면서 부서지고 새롭게 태어나서 흐르고 구른다.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몸의 힘은 체인을 따라 흐르고, 기어는 땅의 저항을 나누고 또 합쳐서 허벅지에 전한다. 몸의 힘이 흐르는 체인의 마디에서 봄빛이 빛나고, 몸을 지나온 시간이 밖으로 퍼져서 흙속에 스민다. 다가오는 시간과 사라지는 시간이 체인의 마디에서 만나고 또 헤어지고 바퀴는 구른다. 바퀴를 굴리는 몸의 힘은 절반쯤은 땅 속으로 잠기고 절반쯤이 작전거를 밀어주는데, 허벅지의 힘이 흙 속으로 깊이 스밀 때 자전거를 밀어주는 흙의 힘은 몸속에 가득찬다.

 

   땅 위로 자전거를 저어가다가 자전거를 멈추고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풍경은 흘러와 마음에 스민다. 스미는 풍경은 머무르지 않고 닥치고 스쳐서 불려가는데, 그때 풍경을 받아내는 것이 몸인지 마음인지 구별되지 않는다 .

 

 

자전거를 타고 가을을 느낀다  

몸은 풍경 속으로 퍼지고 풍경은 마음에 스민다
계절이 만추인가

나의 사랑이 만추인가...

 

 

다시 피는 꽃

 

                                           - 도종환


가장 아름다운 걸 버릴 줄 알아 꽃은 다시 핀다
제 몸 가장 빛나는 꽃을
저를 키워준 들판에 거름으로 돌려 보낼 줄 알아
꽃은 봄이면 다시 살아난다

 

가장 소중한 걸 미련없이 버릴 줄 알아
나무는 다시 푸른 잎을 낸다
하늘 아래 가장 자랑스럽던 열매도
저를 있게 한 숲이 원하면 되돌려줄 줄 알아
나무는 봄이면 다시 생명을 얻는다

 

변치 않고 아름답게 있는 것은 없다
영원히 가진 것을 누릴 수는 없다
나무도 풀 한 포기도 사람도 그걸 바라는 건 욕심이다

 

바다까지 갔다가 제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와
제 목숨 다 던져 수천의 알을 낳고
조용히 물 밑으로 돌아가는 연어를 보라
물고기 한 마리도 영원히 살고자 할 때는
저를 버리고 가는 걸 보라

 

- 도종환의《다시 피는 꽃》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