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을 그대로 느껴보라/법상스님

2015. 5. 8. 13:1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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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을 그대로 느껴보라/법상스님

 

좋은 느낌
그리고 싫은 느낌
그런 느낌들의 연속이 우리의 삶입니다.
그 어떤 느낌이 온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순간이 찾아오고 있다는 징조입니다.

느낌으로부터 좋다 싫다는 분별도 일어나고
그 분별은 우리 내면에 온갖 업식을 쌓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느낌을 추구하고자 함에서
싫은 느낌에서 벗어나고자 함에서
우린 붙잡거나 버리려고 애쓰는 의도를 짓습니다.
애쓰는 대로 되어지지 않을 때 마음은 자유롭지 못합니다.
온갖 괴로움이 시작됩니다.

느낌이란 사실
좋다, 싫다는 분별이 없는 법입니다.
본래부터 좋은느낌, 싫은느낌 하고 딱 정해진 것이 아닙니다.

느낌은 그저 느낌 그 자체인 것입니다.
더 이상 분별이 붙지 않는 ‘그냥 그냥 바로 그 느낌’ 말입니다.

느낌의 일어남이란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 했습니다.
그 어떤 형식으로든 느낌의 일어남은
내면의 업식이 뛰쳐나오려고 한다는 징조이기 때문입니다.
이 느낌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업식을 더 보태느냐 아니면 녹이느냐가 달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느낌이 일어날 때에는
느낌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느낌이 북받쳐 올라옵니다.
우린 그 느낌이 일어날 때 '슬픔' '우울' '고독' 하고 이름짓습니다.
지금 이 순간 슬프다, 우울하다 하고 말입니다.
미리부터 그 느낌에 대해 어떤 상을 짓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느낌을 ‘슬픔’이라 이름짓는다는 것은
이미 그 느낌을 그 어떤 나쁜 느낌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 속에 이미 슬픔이란
그리 좋지 않은 느낌으로 자리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그렇게 되면 진정 슬픔을 느낄 수 없습니다.
느낌에 슬픔이란 이름을 붙이게 되는 순간
우린 그 느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눈을 잃게 됩니다.

느낌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해석하고 이름 붙이지 않을 수 있다면
그 느낌을 느끼는 그 순간
우리 가슴 속의 슬픔이라 이름 지워진 업식들이 소멸될 것입니다.
흐르는 눈물과 흐느낌은
슬픔이란 짐들이 덜어지고 있다는 징조입니다.

답답함, 우울, 조급함, 비참함, 부끄러움, 질투...
이 모든 느낌이 다 마찬가지입니다.
느낌이 오는 순간
‘답답함’ ‘조급함’ 등등으로 이름 붙이지 말고
좋다, 싫다는 분별을 다 놓아버린 채
그 느낌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느껴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그 느낌들은 ‘싫은 느낌’이 아닌
‘싫은 느낌의 소멸’을 위한 아름다운 수행이 될 것입니다.
느낌 그대로를 닦아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됩니다.

좋은 느낌이 올 때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올라오는 순간 분별짓고 이름붙일 일이 아닙니다.
본래 자리에는 그 어떤 분별도 구분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참성품 주인공 자리로 가는 길입니다.

기쁨, 설렘, 흥분, 열광, 자만, 행복감...
이 모든 느낌들 또한 우리가 이렇게 이름 붙이는 순간
그 순간의 본질적인 느낌을 잃게 됩니다.
같은 기쁨이라도 매 순간 우리가 느끼는 기쁨은
결코 같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 모두를 우린 동일하게 ‘기쁨’이라고 이름짓기에
세상이 메말라지고 재미없어지며
우리의 어설픈 고정관념만 늘게 되는 것입니다.

그저 그 느낌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느끼면 됩니다.
느낌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느끼면서
그 속으로 파고 들어가 그것과 하나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좋다 싫다도 필요없는 것입니다.
그저 분별 이전의 순수한 느낌만 남게 되는 것입니다.
좋고 싫음이 없으니 잡거나 버릴 것도 없어집니다.
좋은 것 잡지 못해 괴롭고
싫은 것 버리지 못해 괴로운 것이 우리네 중생의 일상이니
그 두 가지 분별이 놓여지게 되면 그대로 밝아집니다.

좋은 느낌이든 싫은 느낌이든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느낄 수 있다면
그 순간 우리의 마음은 맑게 정화되어질 것입니다.
그 순간 업식이 닦여질 것이며,
마음의 온갖 짐이 덜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수행자의 삶은 여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좋고 싫고의 양 극단을 놓아버리고
전부를 크게 받아들이며
전부를 크게 놓고가는 삶이기에
허허로운 대장부는 참으로 자유롭고 당당합니다.

매 순간의 느낌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전에 만들어 놓은 상을 느낌에 부여함으로써
느낌이란 수행의 대상을
되려 업장 짓는 대상으로 만들지 마시기 바랍니다.

분별없이 그대로 느끼게 되면
그대로 느끼는 가운데 어느 한 순간
느낌의 실체를 바로 깨쳐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대로 느끼다보면 그 느낌이 올라오고 올라오다가
시원해지고 뻥 뚫리는 그 어떤 순간이 찾아올 것입니다.
그 때가 바로 그 느낌에 대한 방하착의 순간이 될 것입니다.
온전히 받아들여 온전히 놓고 나면
적어도 그 느낌에 대해 부자유스럽게 얽매이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느낌을 온전히 느낀다는 것은
그 느낌을 온전히 닦아낸다는 말과 같습니다.
느낀다는 경험을 통해 그 느낌의 업식을 닦아낼 수 있습니다.

어떤 물건을 두고 열어보지 말라고 하면 더욱 열어보고 싶지만
막상 열어보고 나면 열어보고 싶은 마음이 쉬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느껴보고 경험해 보아야 합니다.

무언가 먹음직스런 것이 있을 때
먹지 못하도록 한다면 먹고싶은 마음이 너무나 클 것입니다.
그러나 막상 먹어보고 그 맛을 느껴보고 나면
그것도 먹을 것이 풍부히 있어서 무한히 맛을 느껴볼 수 있다면
그 먹고 싶다는 한생각이 떨어져 나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좋던 싫던 느낌을 거부하려 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충분히 느껴보는 것입니다.
충분히 느껴볼 수 있어야 그 느낌에 대한 착심을 놓을 수 있습니다.
그 느낌에 대한 기억된 업식을 녹일 수 있습니다.

우울할 때, 외로울 때 애써 외롭다는 마음을 숨길 필요는 없습니다.
한도 끝도 없이 외로워 보는 것입니다.
괴로울 때도 한없이 괴로운 마음을 느껴보는 것입니다.
한없이 엉엉 울기도 해 보고 소리도 질러보고
느껴볼 수 있는 만큼 까짓 느껴보는 것입니다.
외로움을 숨기려고하면 더욱 외로움의 크기는 내면에서 더해 갈 것입니다.

느낌!
그대로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혈당과 혈압을 낮춰주는 헬스푸드 '메밀  

     

     

    적막한 식욕 / 박목월

     

     

    모밀묵이 먹고 싶다

    그 싱겁고 구수하고

    못나고도 소박하게 점잖은

    촌 잔칫날 팔모상床에 올라

    새사돈을 대접하는 것.

    그것은 저문 봄날 해질 무렵에

    허전한 마음이

    마음을 달래는

    쓸쓸한 식욕이 꿈꾸는 음식.

    또한 인생의 참뜻을 짐작한 자의

    너그럽고 넉넉한

    눈물이 갈구하는 쓸쓸한 식성.

    아버지와 아들이 겸상을 하고

    손과 주인이 겸상을 하고

    산나물을

    곁들여 놓고

    어수룩한 산기슭의 허술한 물방아처럼

    슬금슬금 세상 얘기를 하며

    먹는 음식.

    그리고 마디가 굵은 사투리로

    은은하게 서로 사랑하며 어여삐 여기며

    그렇게 이웃끼리

    이 세상을 건너고

    저승을 갈 때,

    보이소 아는 양반 양인기요

    보이소 윗마을 이생원 양인기요

    서로 불러 길을 가며 쉬며 그 마지막 주막에서

    걸걸한 막걸리 잔을 나눌 때

    절로 젓가락이 가는

    쓸쓸한 식욕




묵 하면 단연 메밀묵이다.

묵 얘기가 나온 김에,

묵이란 음식은

다른 나라에선 보기 힘든

한국인이 유독 즐겨먹는 고유음식이다.

먹는 질감은

서양의 푸딩과 비슷하지만

건강 차원에서 따진디면

혈당과 혈압을 낮추는 곡류가 주성분으로

푸딩과는 비교가 안되는 헬스푸드다.

시인이 허전한 마음까지 달래준다며

‘특급 칭찬’을 아끼지 않은 메밀묵은

얼핏 동지섣달 긴긴 밤에

심심한 입과 출출한 속을 채워주는

겨울 음식으로 연상되기 쉽다.

 

하지만

실은 더위가 시작되는 이제부터

슬슬 먹어주면 좋은 그런 음식이다.

 

메밀은

식품 성질상 차가워

몸안에 허열을 잠재우고

더위를 삭혀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두한족열(頭寒足熱) 이라고 해

건강을 위한 베겟속으로도 메밀 껍질은 인기다.

메밀묵(왼쪽)과 메밀국수./조선일보DB
메밀묵(왼쪽)과 메밀국수./조선일보DB
메밀은

한의학에서는 ‘교맥(蕎麥)’이라 부른다.

그 성질은 차고 달며 독이 없어

위와 장을 튼튼히 해주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비위(脾胃)의 습(濕)과 열(熱)을 없애고

소화가 잘 되는 효능이 있어서

오랜 체기도 내려간다’고.

 

‘본초강목’에서는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기운을 돋우며,

정신을 맑게 하고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한다’고 말한다.

 

메밀은

특히

무와 함께 먹으면 소화를 돕고

장의 독성을 제거하는데 시너지 효과가 있다.

흔히

메밀국수 육수에 무즙이 빠지지 않는 이유다.


영양적으로

메밀은 모세혈관을 강화시켜

뇌출혈 등 혈관질환을 예방하고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적당하다.

메밀은 다른 곡류에 비해

단백질을 14% 정도로 많이 함유하고 있다.

 

단백질 성분을 살펴보면

알부민이 31~47%,

글로불린 4~5%,

글리아딘 4%,

글루텔린 36~40%,

불용성 단백질 14~19%로,

주요 단백질은 글루텔린이다.

 

라이신 등

중요 아미노산도 풍부하다.

메밀에서 주목할 성분은 루틴이다.

메밀 열매의 껍질에 집중되어 있다.

 

 

흰색 메밀보다는

검은색을 띠는 메밀에 더 많다.

루틴은 모세혈관을 건강하게 하며,

혈압을 낮추고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루틴은

하루 30mg정도 섭취하면 적당하다.

하루 한끼 정도 메밀을 먹으면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양이다.

메밀은 비타민B1이 당질대사를,

아미노산이 체력 향상을 촉진시켜

피로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메밀은

주성분이 전분으로

무 외에

궁합이 맞는 또다른 식품은 들깨다.

 

메밀과 들깨를 함께 섭취하면

메밀에 부족한 필수지방산을 보충해줄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성분을 가진 메밀이라도

평소에 소화기능이 약하고

맥주 같은 찬 성질의 식품을 먹으면

배가 살살 아프고 설사가 잘 나오는 사람은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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