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아니면 모두 같아서 포용하지 않는 것이 없다

2015. 5. 31. 13:16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신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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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이 아니면 모두 같아서 포용하지 않는 것이 없다.
不二皆同 無不包容 - 신심명 중에서

빛과 어둠은 둘입니다. 그러나 빛과 어둠이 어디에서 출몰하고 있습니까?

행복과 불행은 둘입니다. 그러나 행복과 불행이 어디에서 오가고 있습니까?

중생과 부처는 둘입니다. 그러나 중생과 부처가 어디에서 경험되고 있습니까?

일체 삼라만상이 오직 바로 지금 여기 목전의 공간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대도는 언제나 눈앞에 있으니             大道常在目前
비록 눈앞에 있어도 보기 어렵네         雖在目前難覩
만약 도의 참 모습을 깨닫고자 한다면  若欲悟道眞體
빛깔과 소리, 언어를 없애지 말라        莫除色聲言語

온갖 현상의 근원이 바로 지금 여기의 나, 현존입니다.

온갖 현상이 바로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입니다.

내가 온갖 것으로 드러나 있고, 온갖 것이 나 자신으로 드러나 있습니다.

부질없는 한 생각을 쉬어버리면 곧장 온 우주가 적멸합니다.

온통 둘 아니어서 앎도 없고 모름도 없습니다.

인연이란 허깨비나 꿈과 같으니     因緣如幻夢
무엇이 끝이며 무엇이 시작이랴     何終復何始
이것이 바로 중생의 근원이니        此是衆生源
이것을 알아야 생사를 벗어나리     窮之出生死

꿈 가운데 꿈 아닌 것이 없는 것처럼, 빛과 어둠, 행복과 불행,

중생과 부처 등 모든 상대적 대립은 하나의 마음일 뿐입니다.

불이(不二)는 중도(中道)요, 중도는 일심(一心)입니다.

불이는 있는 그대로요, 중도는 조작함이 없는 것이요,

일심은 바로 지금 여기입니다.

진리를 찾아도 진리의 본체가 없고        推眞眞無體
망상을 궁구해도 망상은 자취가 없네     窮妄妄無跡
진리와 망상이 다르지 않음을 깨달으면  眞妄了無殊
평등하여 동일한 몸일 뿐이네               平等同一體 

 

- 몽지릴라 밴드에서

 

 

 

선암사 / 남호섭


 

진주에서 통일호를 타고

선암사에 갔습니다.

통일호는 아무리 작은 역에도 서는

기차 이름입니다.

선암사는 백제 때 지은 옛 절입니다.

누워서 크는 소나무도 있고

밑이 뻥 뚫려 엉덩이가 시원해지는

뒷간도 있습니다.
 

오랫동안 바람에 닳아서

제 빛깔을 잃은 단청이

오히려 편안하고,

절집을 다정하게 감싸고 있는

야트막한 돌담도 편안합니다.

 

고속철이 씽씽 달리는 요즘

느릿느릿 달리는 통일호를 타고

한 사람이라도 소중하게 태워 주는

작은 역들을 지나면

거기 선암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