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자에 대한 몇가지 충고.. / 법정스님

2015. 7. 25. 19:29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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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에 대한 몇가지 충고.. / 법정스님

 


새로이 수행자가 되려는 그대에게

선참자로서 몇 가지 충고의 말을 전하고 싶다


1. 수행자는 늘 깨어있는 사람이다.

온 세상이 잠들어 있는 때일지라도
불침번처럼 성성(惺惺)하게 깨어있어야 한다.
깨어있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사이비 수행자로 전락하고 만다.
그대는 무엇을 위해 수행자의 길을 선택했는지 거듭거듭 물어라.
해답은 그 물음속에 분명히 들어 있다.
그러나 묻지 않고서는 그 해답을 끌어낼 수 없다.


2. 수행자는 가난한 사람이다.

가난이란 맑음 그자체이다.
동서고금을 통해서 한결같이 우리가 배우는 교훈은
수행자는 먼저 가난해야 거기서 구도의 마음을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행복의 조건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있지 않고,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에 있다.
아무것도 갖지 않아 안팎으로 텅 빈 그 속에서
충만감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3, 수행자는 홀로 가는 사람이다

여럿이 함께 어울려서 사는 공동체 안에 있으면서도
숨어사는 은자처럼 처신해야 한다.
항상 자신의 서있는 자리에 마음을 모으라.
남의 허물을 보지 말고 자신의 허물을 찾아 고쳐 나가야 한다.


4. 수행자는 큰 원(願)을 세운 사람이다.

원이란 욕심과는 다르다.
욕심은 이기적이지만 원은 이타적인 것이다.
원은 삶의 지표다. 원이 없으면 삶에 생기도 없다.
원이 있으면 어떤 어려운 일도 그 원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
수행자는 자기로부터 시작하여 세상에 도달해야 한다.
자기 자신의 일에만 매이거나 집착하면 그건 종교가 아니다.
우리는 이웃과 세상으로부터 헤아릴 수 없는 은혜를 입으면서 살고 있다.
그 은혜를 수행의 덕으로 갚아야 한다.
자신이 지닌 특성을 묵혀두지 말고
그 특성을 살려서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도록 하라.
어떤 모임에서건 자신을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되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그런 반거충이는 수행자의 대열에 들 수 없다.
큰 원으로써 이웃에 덕의 그늘을 드리우라.


5. 수행자는 늘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이다.

수행자의 삶은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다.
오로지 현재뿐이다.
그때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뿐이다.
시작은 있어도 끝이 없는 것이 수행자의 길이다.
늘 새롭게 시작함으로써 일상적인 타성에 물들지 않고
신선한 삶을 이룰 수 있다.
이 새로운 시작을 통해 잎이 피고 꽃이 피며
마침내 깨달음의 열매를 맺는다.


6. 시간을 아껴쓰라

세월은 그렇다.
오는 것이 아니라 가는 것, 덧없이 잠깐 지나가는 것이다.
시간을 아껴 쓰라. 시간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목숨이다.
어물어물하는 사이에 종점에 이르고 만다.
무가치한 일에 자신의 삶을 낭비하지 말라.
밖으로 한 눈 팔지 말고, 그대 안에서 찾고 일깨우라.


6. 당부의 말이 있다.

이 당부는 그대가 수행자로서 지내는 동안
퍼내도 퍼내어도 마르지 않는 넘치는 샘물이 될 것이다.
수시로 물으라.
“나는 누구인가?”라고.
이것이 모든 수행자의 근원적인 물음이다.
"나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