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종사선(三種邪禪) (1) / 청화스님

2015. 10. 10. 20:2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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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종사선(三種邪禪) (1) / 청화스님

 


    - 일대사인연, 부처님과의 인연

    우리는 지금 가장 큰일을 위해서 모였습니다.
    불교말로 하면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이라,
    이 세상만사 중대한 일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른바 불교에서 말하는 일대사인연입니다.
    이 말은 생사해탈의 공부가
    가장 중요한 일대사(一大事)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보통 초상을 당한다든지
    기타 관혼상제가 있으면
    그런 일을 큰일이라고 합니다만,
    그것은 세간적인 큰일인 것이고
    정작 큰일은 생사해탈의 문제입니다.
    비단 금생뿐 아니라 영생불멸하는 문제,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윤회를 벗어나는 문제,
    우리 인간이 번뇌에 따라서 업을 짓고
    업을 지으면 그것에 상응하는 과보를 받고
    그리하여 뱅뱅 도는 그런 지겨운 윤회를 떠나서
    해탈의 길로 가는 이 일이야말로
    누구한테나 가장 중요한 대사(大事)인 것입니다.

    그럼 대사를 어떻게 치러야 할 것인가?
    일대사인연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간단명료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개시오입(開示悟入)이라,
    열 개(開)자, 부처님 법문을 열어서 보인다는 말입니다.
    불경이나 조사 어록들은 모두
    부처님 가르침을 우리에게 열어서 보이신 것입니다.

    개시(開示)는 진리를 열어서 보이시는 것이고,
    그 다음에 오입(悟入)이라,
    깨달을 오(悟)자, 들 입(入)자로
    우리 중생으로 하여금
    가장 중요한 생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인간성이 무엇인가?',
    ‘우리 자아문제는 또 무엇인가?' 하는 것들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자아상실이라는 말들을 합니다마는,
    사실 성자 이외에는 모두가 다 자아를 상실해 있습니다.
    성자만이 우주의 도리인
    참다운 자아를 발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의 일대사는
    방금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 중생들에게 생사해탈을 열어서 보이고
    동시에 깨달아서 그 속에 들게 하는 것입니다.
    이른바 깨달아서 우리 스스로 증명을 한단 말이지요.

    부처님 가르침은 그와 같이 철저합니다.
    그냥 교리적인 이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념적인 이해도 알아야 되고
    그와 아울러서 꼭 증명해 들어가야
    생사해탈이라는 불교의 구경(究竟) 목적을 달성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지도할 때도 역시
    꼭 그 사람에게 부처님 법을
    진리에 어긋나지 않게 가르쳐야 할 것이고,
    그와 동시에 깨달아서
    자기 스스로 증명하도록 해야 합니다.


    - 참선이란 무엇인가

    법문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참선입니다.
    선(禪)이라는 것은 우리 인간사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비중을 갖는 문제입니다.
    어느 누구나 다 참선을 해야 합니다.
    자기를 찾는 공부 가운데서
    가장 고도한 수행법이 참선인데,
    모르면 할 수 없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알았다면
    다음에는 꼭 참선을 해야 합니다.

    ‘참선'이라고 하면
    아주 고도한 사람이나 하는 것이지,
    세간적인 사람은
    엄두도 못 내는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마는,
    참선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따지고 보면 제일 쉬운 것입니다.

    참선이 왜 제일 쉬운가?
    참선은 조금도 무리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우리 몸에도 제일 편한 자세가 바로 가부좌한 자세입니다.
    반듯하게 가부좌한 자세가
    소화도 제일 잘 되고 피도 가장 맑게 하는 것입니다.

    용수보살의《지도론(智度論)》에도 보면,
    ‘시가부좌좌 최안온불피급(是跏趺坐坐 最安穩不疲及)'이라,
    가부좌한 자세가 가장 편안하고 피로를 없앤다는 말입니다.
    자세가 좋은 사람들은 건강도 좋습니다.
    어디 앉더라도 삐뚤게 앉는 사람들은
    대체로 소화도 잘 안 되고 병도 오기 쉽습니다.
    너무 긴장하지 않고 단정하고 꼿꼿한 자세를 취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사상도 건전하고 건강도 좋은 것입니다.

    어떤 형태구도 중에서도
    정삼각형같이 안정된 모습이 없지 않습니까?
    피라미드를 보십시오.
    이집트의 피라미드 역시
    심심미묘한 기하학적인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삼각주의 중심에다가 무엇을 두면
    썩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모습이 바로 가부좌한 모습입니다.
    그것은 우리 모습 가운데
    가장 안정된 모습인 동시에,
    제2석가라고 불리는 용수보살 말씀에
    ‘마왕견기 기심수포(魔王見其 其心愁怖)'라,
    마왕들이 모습만 봐도 두려워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들의 사상이 확실하고 자세가 단정할 때는
    그 어떤 삿된 기운도 우리를 침범하지 못합니다.
    비스듬히 드러눕거나
    엎드리는 자세 가운데에서 망상이 생기는 것이지
    우리가 바른 사색을 하고 바른 생각을 하고
    바른 자세를 취한다고 할 때는
    나쁜 기운이 근접을 못하는 것입니다.


    - 가부좌와 마음의 문제

    대화를 할 때도
    똑바로 단정하게 앉아서 정식으로 하면
    그 사람은 권위가 섭니다.
    절대로 남이 섣불리 하지 못합니다.

    부처님 제자는 부처님 뜻에 따릅니다.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은
    어떤 면에서나 가장 좋은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몸도 건강하고, 마음도 편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치니,
    가부좌한 모습 자체가 그와 같이 훌륭한 것입니다.

    참선할 때는
    가부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우리 마음자세가 더 중요합니다.
    설사 모양은 태산같이 든든하게 앉아 있다 하더라도
    마음으로 남을 미워하고 욕심내서는
    참선이 못 됩니다.

    참선은
    꼭 가부좌만 틀고 앉아서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주인공은 역시 마음인지라
    《육조단경》에 보면
    ‘내 법은 본체를 여의지 않는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성자의 법이란 어느 때나 본체를 떠나지 않습니다
    본체란 것은 근본성품을 떠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우리 중생들은 절대적인 근본 본체를 떠나서
    자기 배운 대로 느끼고 현상만 보고 상식적으로 따집니다.

    우리 상식이란 것은 위험천만한 것입니다.
    우리가 금생에 나와서
    보고, 듣고, 배운 그건 정도가 아닙니다.
    따라서 십인십색(十人十色)이라,
    갑은 갑대로 느끼고 을은 을대로 느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사상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겠지요.
    배운 대로, 느낀 대로 따지기 때문에
    기성세대와 새로운 세대가 서로 뜻이 안 맞아 충돌합니다.
    노동자나 사용자도 역시
    자기 배운 대로, 느낀 대로 주장하기 때문에
    싸울 수밖에 없겠지요.
    그러나 본체에 있어서는 모든 것이 다 동일합니다.

    불교의 위대한 점은
    하나의 진리로 귀결시키는 데 있습니다.
    마음의 근원으로 귀결시키는 것이
    성자들께서 가르치신 내용의 특징입니다.
    설사 우리가 어느 공장에 가서 일을 한다 하더라도
    할일이 생기면 마땅히 해야겠지요.
    부처님 법은
    절대로 인연을 소홀히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무엇이든지 자기 인연 따라서 최선을 다하고
    남보다 훨씬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상황에 임해야 합니다.

    일본 사람들이
    지금과 같은 풍요로운 기술문명을 열 수 있었던 것은
    부처님 사상으로 무장했기 때문입니다.
    그네들은 불교가 아주 체질화되어 있어요.
    고베의 대지진 때,
    그 고도(古都)의 사람들이 굉장히 침착하고 질서 있게,
    남보다 앞서 구출되려고 서두르지 않는 모습을 보고
    미국 사람들이 아주 찬탄을 하고
    박수를 보냈다는 소식을 신문에서 봤습니다.

    그 사람들은 불교가 몸에 배어 있어서
    남이 보나 안 보나 매사에 성심을 다합니다.
    그것은 부처님이라 하는 진리의 실체를
    그들이 여의지 않고 산다는 증거입니다.
     

     

     

     

    
    너에게 빠진다 / 미향 김지순
    서늘한 바람이
    내 마음을 헝클어 버릴 때
    낙엽이 되려고 애쓴 흔적에
    나뭇잎 빛깔조차 푸르 칙칙할 때도  
    난 너에게 빠진다
    창문 넘어흐린 하늘이 
    맑은 하늘을 만들며 애쓸 때도
    먹구름이 빠르게 흰 구름을 만들 때도
    난 너에게 빠진다
    식은 커피 한잔에
    잃어버린 차 맛을 볼 때도
    서글피 울며 다가오는 음악이
    그 차 맛을 더 해 줄 때도
    난 너에게 빠진다
    잃어 버린 시간
    잃어 버린 공간
    잃어 버린 사랑을 찾아
    비집고 들어가는 너를 볼 때도
    난 너에게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