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무한이란 무엇인가|********@불교와수학@

2015. 10. 17. 20:40일반/생물·과학과생각

728x90

 

<2>무한이란 무엇인가

數의 모임 부분과 전체 1:1 대응가능
화엄경의 ‘일즉다 다즉일’ 논리와 비슷

종교는 생명의 의미를 태고이래의 생명의 불씨로부터 영겁의 미래에 이어지는 전생명의 흐름에 투영해서 생각한다. 생명의 시작과 끝에 이어지는 생명의 흐름이 있다. 우선 생명흐름의 시작과 끝은 어떻게 이어져 있는가?라는 생명관이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어느날 로마 법황은 전세계의 최고급 과학자들을 모아 천지창조에 관해 솔직한 토론을 하도록 했다. 과학자들은 많은 논의 끝에 드디어 하나의 결론을 얻었으며, 이 세상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 대 폭발(Big Bang)에서 시작되었다는 논의의 결과를 법황에게 알렸다. 그러자 법황은 즉각 “좋다, 그 빅뱅(Big Bang)을 가능케 한 것은 하나님이다”라고 했다는 말이 전하고 있다.

처음의 시작이 있다면 끝이 있을 것이며 그것에서 파생되는 생명의 이어짐은 결국에는 직선적이다. 유태·기독교에서는 처음 시작을 천지창조, 그리고 마지막의 끝점을 최후의 심판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불교적 사유에서는 처음에 빅뱅이 있었고 하나님이 그것을 가능케 했다면 그 하나님을 존재케 한 것은 무엇인가? 다시 그 시작에 대한 물음이 계속 소급해서 이어간다. 이 자명한 논리 앞에 어떤 지성도 맞설 수 없게 된다. 이 순환 논리를 끊기 위해 단숨에 신비주의의 틀에서 절대자를 내세우거나 아니면 시작도 끝도 없는 원환의 생명관을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기로에 선다.

이 논리적 구조가 현대 수학의 무한소, 무한대를 비롯한 수많은 개념과의 일치점을 갖게 한다.

불교 철학은 이 세상에서 숨쉬는 것과 그것이 살고 있는 환경을 포함하는 모든 것은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여러 얽힘, 즉 연기와 그 결과인 업으로 인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 논리에서는 절대적인 의미에서의 출발점을 설정할 수 없게 된다. 시간의 시작이 없다면 끝도 없다. 그리하여 세계의 시작에 대한 물음은 무의미해진 것이다. ‘시작은 무시(無始)로부터 발생했다’는 언뜻 비논리적인 것으로 보이는 명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시작이 없고 끝이 없는 공간은 원이다. 원 둘레 위의 한 점을 끊어 시작과 끝을 설정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어느 점을 끊을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답이 없다. 

 

莫與心爲伴     마음과 짝하지 마시게

無心心自安     생각을 버리면 절로 편안한데

若將心作伴     그럼에도 마음과 짝한다면

動卽被心     자칫 그에게 속으리니.

 

   - 진각국사 혜심(眞覺國師惠諶)의 선시(禪詩)

 

 

 

마음과 짝하지 않는 無心道人 . .
중생은 마음(생각)을 따르고

부처는 경계를 따른다.
생각이란 허망한 것이라

그 생각에 스스로 속는 것이다

 

 

 

 

 

 

국화 앞에서 / 김재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

귀밑에 아직 솜털 보송보송하거나

인생을 살아도 헛살아 버린

마음에 낀 비계

덜어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른다.

 

사람이라도 다 같은 사람이 아니듯

꽃이라도 다 같은 꽃은 아니다.

눈부신 젊음 지나

한참을 더 걸어가야 만날 수 있는 꽃.

 

국화는 드러나는 꽃이 아니라

숨어 있는 꽃이다.

느끼는 꽃이 아니라 생각하는 꽃이다.

꺾고 싶은 꽃이 아니라 그저

가만히 바라보는 꽃이다.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적은

가을날 국화 앞에 서 보면 안다.

산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굴욕을 필요로 하는가를.

 

어쩌면 삶이란 하루를 사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견디는 것인지 모른다.

어디까지 끌고가야 할지 모를 인생을 끌고

묵묵히 견디어내는 것인지 모른다

 

 

 

 

   

    -

'일반 > 생물·과학과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4>‘空’과‘0’   (0) 2015.10.31
<3>희랍과 불교의 논리  (0) 2015.10.24
불교와 수학(목차) 그리고 들어가는 말  (0) 2015.10.10
영원과 찰나   (0) 2015.10.03
불교의 과학과 매력  (0) 2015.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