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희랍과 불교의 논리

2015. 10. 24. 19:20일반/생물·과학과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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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희랍과 불교의 논리

‘자등명 법등명’ 논리사고 형성의 모태
희랍논리학 2천년 지나 무한론 도달

석가모니는 평생토록 모신 제자 아난(阿難)에게 마지막으로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의 가르침을 남겼다.

< 스스로를 등(燈)으로 여기며 지탱하여 남을 의지하지 말고, 진리(법)를 등으로 삼아라>는 뜻으로, 어둠(無明, 카오스)의 세상을 살기 위해서는 오직 자신의 이성과 불교적 진리(法)만을 믿으라는 말씀이다. “믿어야 할 것은 오직 너의 지성일 뿐이다.”
이 말씀에서 희랍의 주지주의 철학자와도 같은 경향을 엿볼 수 있다.

< 지(知)는 모든 사람이 갖는 것>이라는 주지주의적인 신념이기에 나의 ‘지(知)’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이 공유하는 ‘지(知)’를 바탕으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 사이에 협동적 연구가 중요시된다. ‘지(知)’와 노력(정진)의 목적은 나만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공동체, 인류를 생각하는 일이다. 불자끼리 서로 격려하여 탐구하는 주제는 항상 <지(知)와 그것으로 얻은 진리란 무엇인가>를 묻는 일에서 시작되고 활발한 토의가 이루어진다. 이 양상은 초월자(神)에게 절대적으로 귀의(歸依)하는 유태, 기독교의 교단 생활과는 판이하다. 이것은 오히려 플라톤 아카데미를 연상케 한다.
플라톤 아카데미의 현판에는 <기하학(논리, 지성을 닦는 법)을 모르는 자는 이 문에 들어오지 말지어다>라고 쓰여 있었으며 이곳에서는 인식론, 철학, 과학 등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이런 점에 있어서는 고대 불교 교단도 많은 공통점을 지니며 불교학은 여러 학문 분야를 내포한다.

플라톤의 사상을 이어받은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삼단논법의 형식 논리를 완성한다. 이것은 유클레이테스의 <원론>에 집대성이 되어 서양 수학의 기초가 되었다.

석가모니가 자등명(自燈明)을 가장 가까이 모신 제자에게 마지막 교훈으로 전했음은 매우 상징적이다. 이 지적 분위기는 필연적으로 하나의 형식논리를 형성케 하는 사상적 모태가 된다. 실제로 불교에서는 인명(因明)으로 불려지는 논리학이 있었다. 그것은 주로 종교적인 논의에 이용되는 것이므로 정말 논리가 되지는 못했으나 분명한 형식 논리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이 정리되었다.

종(宗):聲(소리)은 무상하다.

인(因):所作性(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유(喩):法(법)으로서 所作性은 모두 무상하기 때문이다. 가령 항아리와도 같이.

종(宗)은 삼단 논법의 결론이며, 인(因)은 소전제이고, 유는 대전제와 그 보기이다.
명(明)이란 학문이라는 뜻이며 인(因)은 가장 중요한 것이므로 이 형식은 인명(因明)이라 부른다.

우리의 관심에서도 원효대사(元曉大師)가 이것을 연구하여 그 저서가 일본에 전해졌다는 기록이 있다. 리트 기하학으로 집대성되었으나 불교의 인명은 그후 수학의 발전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희랍과 불교 사상이 공통적으로 주지주의적 경향을 가졌으면서도 희랍인의 관심은 눈에 보이는 ‘유한적’인 것에서 출발하고 있다. 한편 불교적 관심은 바른 지성으로 ‘생로병사’의 비밀을 알아내려는 것에 있었으며, 이것은 인간의 실존 문제이며 불교적인 지의 대상이다. 그리하여 사유는 마음 깊은 곳을 파헤친다. 과학은 자연적인 대상만을 문제삼은 것에 비해 불교의 중심 과제는 전 인류적 차원의 구제이다.

그것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으며 모양도 끝도 없는 세계이다. 인명이 이런 것을 대상으로 삼을 때 희랍적 정밀 논리가 일삼는 대소, 순서의 구별을 빠져나가고 만다.

불교의 인명이 유클리트 기하학과 같은 학문에 직접 관련되지 않은 것은 처음부터 인간 문제가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그 대신 희랍 논리학의 계열이 겨우 2000년후에야 당도한 무한론에 단숨에 뛰어들 수 있었다.

 

 

가을에 만나고 싶은 사람

 

 

가을에 만나고 싶은 사람,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가슴에

 

 

담백한 웃음으로 찾아와

 

 

세월을 안타까워하며

 

위안의 차 한잔에
마음을 줄 수 있는 사람,

 

 

차가운 밤바람 맞으며
내 곁에 앉아

 

 

내 이야기를
들어 줄줄 아는 사람 ,

 

 

밤 하늘에 별을 헤이며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짊어지고 길 떠나는

 

 

책임을 통감하는 사람 ,

 

 

지나간 추억 벗 삼으며
내일의 일을 열어 갈

 

 

내 영혼의 그림자를
같이 찾아가는
동반자가 되어 줄 사람,

 

 

가을을 닮아가는 사람 ,

 

 

바닷가 파도와 갈매기 소리
그 화음을 들을 수 있어 음악을 좋아하는
이 가을에
만나고 싶은 사람 입니다...

 

- 좋은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