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만다라와 프랙탈

2016. 1. 9. 18:32일반/생물·과학과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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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만다라와 프랙탈

- 만다라 한 점에 전 우주공간 포함 -
-‘부분과 전체의 대응’도형으로 설명 -

불교, 특히 밀교에서는 만다라가 부처의 세계를 상징하고 있다. 태장(胎藏) 만다라의 태(胎)는 여성의 태, 자궁(子宮)을 뜻한다. 그것은 하나의 세계로 그 속에 여러 부처와 보살이 자신의 목적과 사명에 따라 자리잡고 있다. 중심에 대일여래(大日如來)가 8개의 연꽃에 둘러싸여 있고 그 주변에 4분의 부처, 4분의 보살이 앉아 있다. 상·하·좌·우(동서남북)의 각 자리에는 순서와 질서가 있다. 귀에 익은 보현보살 문수보살 관세음보살 미륵보살 그리고 다소 귀에 설은 보당 개부화 무량수 천고뢰음 여래도 있다
금강계 만다라 중심은 윗면 한가운데 대일여래가 있고 아미타, 보·생(寶·生), 불공성취(不空成就) 등의 부처가 있다. 요컨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부처와 그 모임 등이 공간의 구석구석을 메우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자리를 고수하면서 서로 관련되어 있으며 전체를 상징한다. ‘전체와 부분은 같다(多卽一, 一卽多)’를 구현한다.

만다라의 세계는 어느 구석이든 그것을 지키는 부처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어디에나 부처가 있다’는 불교 철학을 구체적으로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근 컴퓨터의 등장으로 C.G(Computer Graphic)가 새로운 공간관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C.G는 원과 사각형 등 기하학적 도형을 되풀이하는 그림을 그린다. 접하는 두 원 사이에 작은 원을 그리고 또 이들 3개의 원과 원 사이에도 보다 작은 원을 그린다. 이 작업은 이론상 끝없이 진행할 수 있다.

아무리 많은 부처가 그려지는 영역일지라도 이 사이에는 또 새로운 부처가 존재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고립되어 있지 않으며 저마다가 대일여래를 구현하고 자신의 세계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 구도는 혼돈스럽게 보이면서 전체로서 질서가 유지되어 있다.

이 사실은 같은 공간 내의 영역이라면 전 공간과 같은 정도의 무한점이 존재함을 주장하는 수학적 발상과도 같다.

만다라는 불교적인 세계를 상징하고 또한 그것은 현실의 세계를 이상화한다. 목석(木石)에도 부처가 있고 모든 인간에게도 부처가 내재한다는 사상이 그것을 말하고 있다. 그 궁극에는 부처의 뜻을 내가 구현하고 있으며, 이 나라, 이 국토는 부처의 세계이기도 한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의 조상은 그런 뜻을 천원지방(天圓地方, 즉 圓과 方)의 우주를 구상했다. 4대문을 갖는 방(方)형이다. 원과 방은 만다라의 기본도형이다. 남산, 북악이 있고 그 사이에 도성이 있다. 이를 기준으로 동서로 위치하고 있는 크고 작은 산들은 나름대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단순한 기복을 위한 풍수사상이 아니다. 현실의 환경을 성역화 시키고 그 속에서 나의 존재를 윤리적 차원으로까지 승화시키는 작업이기도 했다.

컴퓨터는 새로운 공간관을 제시하는데 그것은 같은 작업을 되풀이하여 만다라적인 공간의 의미를 실감시키고 있는 것이다. 무한이 몇 개의 단순한 도형에 환원되고, 그 속에 전체의 구도가 있다.

밀교의 수행법에는 만다라를 앞에 두고 자리를 잡아 합장하여 다라니경을 외우는 것, 또는 명상을 하는 것 등이 있다. 그러는 사이에 자신의 마음이 부처의 세계(만다라)에 몰입해 가고 또 거꾸로 만다라가 나의 마음에 들어온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내가 부처가 되고 내가 되는 절대의 경지를 희구하는 것이다. 수학에서는 이 작업을 ‘무한의 유한화’, ‘부분과 전체의 대응’ 등으로 말한다.

불교적 우주관, 시간관, ‘다즉일 일즉다(多卽一, 一卽多)’에 입각한 수행법이다. 부처의 세계는 무한이면서도 작은 평면상에 만다라로 그려지기도 한다. 유한 세계에는 부분이 전체일 수가 없다. 그러나 일단 부처와 나의 마음이 하나가 될 때는 찰나의 빅뱅 이래의 영겁의 시간이 지금 이 순간에도 수렴되고 한 점에 전우주 공간이 내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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