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31. 12:13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우리를 안심하게 하는 것
불법을 안심법문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마음을 편안케 하고, 안심할 수 있게 하는 가르침이란 의미다.
우리는 안심하며 살고 있을까? 우리는 과연 어떨 때 안심을 느끼고 있을까?
우리가 주로 느끼는 편안한 안심의 상태는 어디엔가에 의지하고 기댈 곳이
있을 때 안심을 느낀다. 내 스스로 있는 그대로의 존재 속에서 안심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외부 경계에 의존하고 기댐으로써 안심을 느끼는 것이다.
예를 들면 돈이나 명예나 권력, 사람, 사랑, 소유물, 집과 자동차, 가방과 명품
등에 의지하고 기대면서 그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시킬 수 있을 만한 노후자금이나 아파트,
두둑한 통장 잔고나 연금 같은 것에 의지해 안심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은 자신의 지식을 끊임없이 쌓아 나감으로써 새로운
지식이 채워질 때 안심을 느끼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병 없이 건강한 몸에서
안심을 느끼고, 또 어떤 사람은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통해 안심을 느끼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많은 사람과 약속을 잡고 만나러 다니고 하는 등의 폭넓은
인간관계 속에서 안심을 얻는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무언가에 머물러 의존해야지만 비로소 안심을 얻는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특성이다. 그러나 이렇게 우리가 안심을
얻고자 그것들에 머물러 의지하게 될 때 사실은 그것이 우리를 안심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를 그것에게 구속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돈에 노예가 되어 돈이 나의 삶을 휘두르게 된다.
사랑을 얻음으로써 안심을 얻으려고 하지만 사실은 사랑에 오히려 구속되고
얽매이기도 한다. 노후준비가 나를 안심시키고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한다고
굳게 믿고 있지만 그로인해 나의 젊은 청춘은 노후준비에 바쳐지기도 한다.
지식이 나를 안심시킨다고 여기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발명품과 새로운 지식들은
쓰나미처럼 밀려와 나를 잠시도 쉴 수 없게 만든다.
내가 위안과 안심을 얻으려고 기대고 있는 그 모든 것들이 사실은 이처럼 우리의
본연의 삶 그 자체를 구속시키며 나의 삶을 휘두르는 것이다.
또한 내가 안심을 얻고자 하는 그 모든 경계들은 영원하지 않다.
내 마음대로 되지도 않고, 내 마음대로 가질 수도 없다. 그것으로 인해 안심을
얻고자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우리의 삶은 속박당하고 구속당하며, 그것을 얻기
위해 내 인생을 다 바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은 언제까지고 내게 있어 주지 않는다.
돈과 성공에 인생 전체를 걸었지만 하루 아침에 부도가 날 수도 있고, 지식을
쌓느라고 한평생을 다 바쳤지만 어느 순간 교수 직을 박탈당할 수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내주었지만 그는 나를 떠나갈 수도 있다.
이처럼 우리가 그것을 통해 안심을 얻고자 하는 그 모든 것들은 진정 우리를
안심시켜 줄 수 없다. 그렇기에 이런 방식을 통해 위로받고 안심을 얻고자 하는
모든 노력은 좌절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우리를 안심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어떤 외부 경계를 통해서도 안심을 받으려고 하지 말아 보라.
그냥 지금 이대로의 존재 그 자체를 받아들여 지금 있는 이것들 속에서는 안심할
수 없는지 살펴보라. 지금 있는 이대로의 현존 그 자체에서 안심할 수 없다면,
당신은 그 무엇을 통해서도 안심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안심 받기는커녕 오히려 그것들에 구속당하기만 할 것이다.
지금 이렇게 있는 이대로로써 세상은 완전하다.
우리는 이미 완전한 안심을 부여받았다. 그저 지금 이대로이길 수용하고 이대로
있기를 선택할 때, 안심하기 위한 그 어떤 외적인 것도 원하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으로 안심하게 된다.
- 법상스님
작은 새가 되고 싶다 / 이해인
친구야
내가 너무 바빠
하늘을 볼 수 없을 때
나는 잠시 내 가슴에 내려앉아
하늘 냄새를 파닥이는
작은 새가 되고싶다
살아감의 무게로
내가 기쁨을 잃었을 때
나는 잠시 너의 창가에 앉아
노랫소리로 훼방을 놓는
고운 새가 되고 싶다
모든 이를
다 불러 모을
넓은 집은 없어도
문득 너를 향한 그리움으로
다시 짓는 나의 빈 집
부서져도 행복할 것 같은
자유의 빈 집이다
옳거나 그른 것이 없다
지혜로운 이는 옳거나 그른 것이 없다.
자신이 가는 길이 다른 길 보다
더 옳거나 더 나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남들보다 더 잘 수행해 나간다거나,
더 영적으로 성숙했다거나,
더 지혜롭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오히려 그 생각은
곧 영적인 미숙함을 드러내는 생각일 뿐이다.
아무리 타인들보다
더 옳고 바르고 청정한 길을 간다고 하더라도
그로인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폄하하는 마음이 생겨난다면
그것은 참된 길이 아니다.
선각자는 자신이 선택한 길이
하나의 선택일 뿐임을 아는 것일 뿐이지,
남들이 선택한 것보다
더 나은 길이거나, 옳은 길이라고 여기지는 않는다.
- 법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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