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의 종식

2016. 2. 20. 15:4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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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의 종식

우리 내면에는 크고 작은 충돌들이 있습니다.


수많은 무리의 생각 덩어리들, 이것으로 인한 끝없는 감정의 변화와 충돌,


멈춰지지 않는 내면의 소음들. 사실 사람의 병은 이 마음의 병입니다.

마음의 병이란 마음의 투쟁이며 갈등입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세상이 시끄러운 것이 아니라 자기 내면이 시끄러웠음을 알게 됩니다.


이 마음의 투쟁과 갈등, 그리고 소음이 적멸하는 것이


마음공부의 효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의 투쟁은 분리로부터 시작됩니다.


나라는 주관이 생기고, 이에 따라 내가 아닌 대상이 내면에서 싹이 틉니다.


주객의 분리는 잇따라 수많은 대상들을 낳고 이것이 실재한다고 믿어버리면서


충돌을 빚습니다. 번뇌의 시작은 분리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분리가 그대로 마음 하나 위에 꿈결처럼 펼쳐진 상념입니다.


그저 인연따라 일어난 분리가 마음 하나일뿐이라는 사실에 어둡기때문에


실재인줄 착각하게 되면서 투쟁과 갈등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혹자는 모든 분리와 아픔, 갈등을 그냥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 마음이 편안해져서 갈등이 사라지고 내면의 소음도 잦아든다고 합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편파적인 수용과 거부라는 취사선택이 갈등을 부추기고


분열을 증폭시킵니다.


그래서 역으로 이 모든 분열, 아픔, 투쟁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분열은 수그러듭니다.

그러나 주관과 객관이 분리되어 있다는 분별망상의식이 잠재해 있는 상황에서는


분열과 갈등은 본질적으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마음공부를 통해 분열과 갈등이 해소되면 내면의 평화가 찾아오지만,


내면의 평화가 얻어지는 것이 마음공부의 근본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마음에 밝아야 근본적으로 분리가 사라집니다.


이 분리의식이 사라져야만이 모든 갈등과 투쟁이 종식됩니다.


분별의 뿌리가 뽑히지 않고는 끊임없는 수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받아들여야 하고, 끊임없이 생각에 속지않으려고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합니다.


죽을 때까지 마음을 안정시키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것이 마음공부가 아닙니다.

마음공부는 마음이 무엇인지, 이 세상의 참 모습이 무엇인지, 근본이 무엇인지에


밝아 근원적으로 분리가 존재하지 않음을 깨닫는 것입니다. 


 주관과 객관이라는 분리가 모두 스스로 마음에 어두워서 일어난 망상분별임을


투철하게 깨달아야 합니다.


그래야 분리의 종식이 일어나고 모든 모습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수행적인 차원의 받아들임, 고요함, 노력이 동반되는 평화가 아니라,


근원적으로 어떠한 분리도 없음을 깨달아 온갖 생각과 감정, 모습 속에서


자유로와지는 것입니다. 물론 공부과정 중에 무조건적인 수용이나 무저항이 필요합니다.


저항이 자꾸 물결을 일으키니 세상의 참모습을 깨닫는데 시야를 가리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수용을 위한 수용, 평화를 위한 무저항이 아니라


모든 것이 하나의 본성일 뿐이라는 자각을 위한 밑거름일뿐입니다.

모든 것이 본래 하나입니다. 너도 없고 나도 없으며 주관도 없고 객관도 따로 없습니다.
분리없이 모든 모습 그대로 하나의 마음일뿐인 것이 우리가 마주한 세계의 실상입니다.
눈앞에는 분명 사람도 있고 사물도 있고,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이런 기분 저런 기분이


있지만 그저 이 모든 모양이 자기 마음 하나에 드러난 그림자와 같은 것이자,


그것 그대로 마음인 것입니다. 여기에 밝아지면 모든 분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입니다.


당연히 투쟁과 갈등도 없어서 언제나 편안한 자리에 앉는 것이고


모든 것이 취할 수도 버릴 수도 없는 하나임이 당연할 것입니다.  


 


- 릴라님



 

 
 껄, 껄, 껄 하며 떠나는 인생인 것을...

사람은 죽을 때, '껄, 껄, 껄' 하며 죽는다고 한다.
 
첫 번째 '껄'은 '보다 베풀고 살 껄!'이다.  
두 번째 '껄'은 '보다 용서하고 살 껄!'이다. 
세 번째 '아, 보다 재미있게 살 껄!'이란다.
 
이제 노년에서야 깨닫는 껄, 껄, 껄이 반복되지 않도록
마음의 빚을 먼저 갚고 마음 편히 살아보자.

 
순간순간 잘 살아야 되는 이유

 사람은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는 거야.
순간순간 잘 살아야 되는 이유지
C선배 얘기를 듣는데 가슴이 서늘했어.
살아오는 동안 어느 세월의 갈피에서 헤어진 사람을
어디선가 마주쳐 이름도 잊어버린 채
서로를 알아보게 되었을 때,
그때 말이야.
나는 무엇으로 불릴까?
그리고 너는?

- 신경숙의《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중에서 - 
 
 

 

 

못 알아들었다면 인연이라도 맺게나

 

어느 해 해인사 동안거 법문이 끝난 후 성우스님이 물었다.
"스님, 솔직히 말해 법문을 잘 알아듣지 못하겠습니다.."

"그래. ..."


"제가 못 알아 들으면 과연 몇사람이나 그 법문을 알아듣겠습니까?"
성철스님이 빙긋이 웃었다.

"못 알아들었다면 인연이라도 맺게나."

 

- 성철스님의 일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