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탈의 이모 저모 ( 1 )

2016. 4. 9. 22:5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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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탈의 이모 저모 ( 1 )   / 일붕 서경보 큰스님

 

 분별을 여의면 무분별지를 얻어서 모든고뇌에서 해탈 할수있다,

실제 생활에 있어서 이러한 경지에 이르지 못하면

인간생활의 묘미를 얻을 수 없다,

다시 분별과 무분별의 실제 생활의 차이를 검토해 볼까한다.

 

분별 가운데 사로잡혀 있는자를 버부의 경게로 하고, 무분별지를 얻어서

 8면 영롱 광풍제월 [光風霽月=맑은 날의 바람과 비 갠 날의 달.

훌륭한 인품을 비유하여 쓰는 말이다] 

 

의 자세로 수처작주 (隨處作主=내가 어디에 있더라도 늘 주인이 되어

 살아야 한다는 선시입니다... )  로 진리가 아닌것이 없는 처세를 하는 이를 

 깨달은 이의 경계라고 하겠다

 

일본 덕천시대에 임제종의 선승인 백은대사 라는 이가 있었다. 그는 일본불교의

선장 으로서 임제종의 중홍조라고도 불리는 분이다.

따라서 그를 숭배하고 존경하는 무사의 성주도 많아서

 

그의 道예 가 국내에 널리 전파되여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가 시골절에서

정진하고 있을때 ,그 절밑에 있던 제법 큰 부락에 사는 총각과 처녀가

결혼도 하지않고 자기네들끼리 정이 들어서 선을 넘게 되어

여자가 잉태 하여 배가 불러 갔다.

 

어느 날 그녀의 부모가 딸의 몸이 수상하여 그 이유를 묻게 되었다.그 처녀는

겨우 사춘기에 이른 16,7세의 순진한 여자였으며 엉겁결에 대답하기를,

" 지난 봄에 산약을 캐러 산에 갔다가 목이 말라 물을 얻어 마시려고

절 안에 들어갔습니다 ,

 

마침 백은 노장이 할말이 있다고 방안으로 들어오라고 하기에 들어갔더니

노장님이 이런 욕을 보였습니다 ,누가 알까 두려워서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꼼짝없이

 그ㅡ 욕을 당한후 이렇게 배가 부르게 되었습니다" 고 거짓말을 해버렸다.

 

그녀의 부모는 딸의 말을 곧이 듣고 노기가 등등하여 어찌할바를 몰랐다,

" 백은 이라면 국내에 다시없는 도승이라고 하더니 행세가 개차반 이로구나 ,

그까짓것을 도승이라고 존경하고 있으니

세상사람들의 눈이 멀었단 말이야" 하고

탄식하기를 마지 아니했다.

 

생각되로 분풀이를 하자면 당장 산사로 올라가서 사생결단을 하고 싶었으나

지방성주가 생불같이 숭배하는 사람이라 섣불리 하다가는 도리어 벌을 

받을것 같아서 두고보자 하고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

 

그러다가 만삭이 되어서 이목이 청수한 남자아기를 순산했다,

아이는 내세울수 없는

불륜의 아이 이고 보니 밉기만 했다.

겨우 37 일이 지나자 외조부 되는 촌부는

아기를 강보에 싸들고 선사를 찾아갔더니

 

선사는 자안(慈眼) 으로 영접했다.촌부는 어린아기를 선사에게 주면서 

 ' 스님의 죄의 씨를 가지고 왔으니 받으시오  ' 했다.

 

선사에게는 어떤 영문인지도 모르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였다.

선사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라면 옥신각신하며 내용도 물어보고

이유도 캐어 보겠지만 무분별지를 얻은 백운선사는

 

조금도 이상한  얼굴빛을 짓지 아니하고 미소로 대하며,

' 아 그런가 받아서 키우지 '

하고 어린 것을 두손으로 덥석 받아 안더니

아기의 뺨을 비비며 귀여워했다.

 

촌부는 틀림없이 자기 죄를 아는구나 싶어

다시 확인이나 하듯이 두말도 아니하고 내려갔다.

 

그리고 선사의 악행을 온 동리에 퍼뜨렸다.

선사는 이 아기를 받기는 받았지만

젖을 얻어먹여 키울 일이 큰일 이였다 .

지금 세상같으면 우유를 사서먹여 키울수도 있겠지만

그때는 그런것을 구할수가 없었다.

 

선사는 아기를 장삼소매에 싸서 안고 절 밑에 있는

 수백호의 부락을 누비고

돌아다니며 젖먹이 있는 집마다 찾아가서,

" 백은이 비록 도통한 중이라고는 하나 ,역신 인신을 가진 사람인 까닭으로

 

무시무명[無始無明= 무시(無始)의 시간이래 존재하는 무명(無明)입니다.

생사유전(生死流轉)의 근원이 되는 무명(無明)은 항상 존재하고 있어

그 기원이 없는 것을 나타냅니다.]

 

번뇌 애욕을 이기지 못하여 이런 씨가 생겼는데, 이 중이야 죄가 크지만

 어린 것이야 무슨 죄가 있소 . 그런즉 불쌍하게 생각하고

젖 한모금만 보시해 주시요'  하면서 구걸하여 젖을 얻어먹였다.

 

마음사람들은 후안무치한 중이라고 비방과 욕설을 퍼붓는 사람이 적지 않았지만

선사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오직 어린것을 기르는데만 열중했다,

낮에는 젖을 얻어먹이고,밤에는 암죽을 쑤어서 먹이고,

기저귀를 빨아서 갈아채우고 대소변을 치었고,

 

어린것을 안고 어르며 서성거리는 것이 일과였다. 어린아이는 점점

건강하게 자라났고 ,여러달이 지나자 선사에 대한 악평과 잡음도

 차츰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 다음부터 " 그도 그럴거야 ,중도 사람인데 어찌 여자를 모를이가 있겠는가 ,

천지음양의 조화 인데 어찌 그 중만 나무랄수가 있나"

마을 사람들은 이같은 말을하며 동정하고 용서하는 자가 늘어났다.

 

그리고 젖먹이 아이를 가진 젊은 여자들은 일부러 절에까지 올라와서

 젖을먹이고 돌아가는 사람이 많았다. 반대로 성주 무사 들은 선사를

파계승이라고 상대해 주지않았고

 

선사의 도에는 여지없이 추락되고 말았다. 그러나 선사는 오로지

어린아기를 키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세월이 흘러 어린아기의 돌이 가까워 졌을무렵 날마다 이 광경을

보고만 있던 총각과 처녀는 양심에 못을 박는 가책이 들었다.

 

마침내 그들은 부모에게 사실을 고백하고 정식으로 결혼하여 아기를 찾아서

기르자는데 합의를 보았다. 총각은 총각대로 자기부모에게

울면서 사실을 고백했고, 처녀는 처녀대로 자기부모에게 고백했다,

 

실은 부모님의 걱정이 두려워서 백은선사에게 덮어씌운것을 고백하고 ,

울면서 그 총각과의 결혼을 허락해주기를 애원했다 .

그들의 부모는 자식들이 저지른 죄를 용서하고

양가가 사돈이 되는수밖에 없었다.

 

사돈간의 두 사람은 백은선사에게 사실을 고백하고

저두곡궁 (低頭曲躬 =몸을 굽히고 머리를 숙여 ) 하여 사죄한뒤

아기를 돌려달라고 했다 .

 

명경지수와 같은 무분별지를 가진 스님은 역시 아무말 없이  

 " 아 그런가 그럼  데리고 가지 " , 하고 아기를 돌려주었다,

얼마나 거룩한 일인가 ,

 

이 세상에서는 자기가 낳은 자식이라도 목을 졸라죽이고

약을 먹여 죽이거늘 자기와는 아무 관계도 없는 남의 자식을

두말도 않고 받아서 1년 동안이나 갖은 고생과 모욕을 겪으며

길러왔다는 것은 참으로 도를 깨달은 선사가 아니고는 할 수 없는일이다 ,

 

그 뒤에 스님의 누명은 운권청천

[雲捲晴天 =구름 걷히고 하늘 맑게 ] 처럼

벗겨지고 과연 생불이라고 존중하는 신자가 더욱 늘어서

국내에 높은 이름을 덜치고 성주와 무사, 장군들도 전보다 더욱 더 존경했다 .

 

그러나 선사는 이 일에 대하여 잘했느니 못했느니 하는

한 마디 도 없이,

처음 욕을 먹을때에도 싫어한 일이 없었고,

뒤에 칭찬을 받을때에도 기뻐할 생각이 없었다.

 

처음 마음이나 뒤에 마음이나 하등 변화가 없는

고요한 바다와도 같은 백은 선사의 심정은 해탈도인의 심경대로 였다.

 

 



 


Elina Garanča - Panis Angelicus - Dresden Adventskonzert '08


https://youtu.be/5U9gIr5aIyU?list=RD5U9gIr5aI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