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修行) /황벽 희운

2016. 4. 17. 18:14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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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修行)




塵勞逈脫事非常 緊把繩頭做一場


진로형탈사비상 긴파승두주일장




不是一番寒徹骨 爭得梅花撲鼻香


부시일번한철골 쟁득매화박비향


<황벽희운(黃檗希運)>




번뇌를 멀리 벗어나는 일이 예삿일이 아니니 승두를 단단히 잡고 한바탕


공부할지어다. 추위가 한 번 뼈에 사무치지 않으면 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향기를 얻을 수 있으리오.




해설 ; 황벽희운(黃檗希運;?-850?)스님은 불문에 처음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이 게송 하나로 인연하여 알려지게 된다. 그러다가 사집과정에 와서 도서를


  배우면서 배휴(裵休;790-870)거사를 알고 아울러 황벽스님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또한 전심법요와 완능록을 만나면서 그의 정신과 불교사에서의


위치를 가늠하게 된다. 다시 임제스님을 알면서 그의 실체가 확연해짐을


느낀다. 이렇듯 불교에 입문을 했어도 어떤 한분의 성자를 이해해가는 과정은


  그리 간단하거나 쉽지가 않다. 어떤 이는 황벽스님을 서술하면서 이렇게


시작한다. “여기 황벽이 있다. 선문의 위대한 고존숙(古尊宿), 중국 선불교의


 사상적 수호자 황벽이 있다. 그리고 그 영원한 자유인, 선승, 중국 선불교의


 위대한 반항자 임제 의현의 스승 황벽희운이 여기에 있다.” 멋이 있는 표현


이며 황벽스님과 임제스님을 약간은 이해할 수 있는 글이라서 인용하였다.





세상에 살면서 그 흔한 남들이 다 하는 일도 성공을 거두려면 피나는 노력과


 남들이 모르는 고된 나날들이 있어야 한다. 밤잠을 못 이루는 깊은 고민과


가슴조이는 수많은 날의 연구가 있어야 한다. 이른 봄 짙은 매화향기가


그냥 우리들의 코를 찌르는 줄 아는가. 따뜻한 겨울날 멋모르고 꽃망울을


부풀리다가 어느새 찾아온 대한 소한의 추위에 혼이 나고는 다시는 꽃이고


뭐고 피우지 않을 생각을 한다.





그러다가 입춘이 가까워지면 꽃을 피우고 싶은 매화의 본능이 그냥 있지를


못하고 또 한 번의 기지개를 켜며 꽃망울을 부풀린다. 그런데 또다시 몰아


닥친 입춘 추위에 생 혼 줄이 빠진다. 이렇게 피려고 하면 추위가 찾아오고


또 추위가 와서 뼈 속 깊숙이까지 매서운 냉기가 배어든다. 그러기에 매화


향기는 남다르다. 다른 꽃들의 향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 향기가


빼어날 뿐만 아니라 아주 진하다. 정말 코를 찌른다. 이러한 향기는 뼈에


사무치는 추위를 견디어 냈기 때문이다.





하물며 생사를 벗어나는 해탈의 경지에 오르는 일에 있어서이겠는가.


인생을 포기하고 생명을 던져서 공부를 지어야 한다. 더 이상 사람으로 살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죽은 몸이라고 여기고 매진하고 또 매진해야한다.


 적당하게 정해진 시간이나 지키고 망상과 혼침으로 번갈아가며 그 생활을


즐기는 정도라면 이것은 전혀 별개의 일이다. 자신이 하는 공부의 실마리를


굳게 붙잡고 한바탕 밀어부쳐야 한다. 참선이든 간경이든 염불이든 주문이든


 자신이 하는 공부의 과제를 단단히 잡고 나아가야 한다. 죽음이 올 때까지다.


 죽으면 쉴지언정 숨을 쉬는 동안 쉴 생각을 하면 안된다. 이러한 각오가


없이는 공부인이라고 할 수 없다. 참으로 불교사에 우뚝 솟은 큰 산 황벽스님


 다운 가르침이다.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매일 세수하고 목욕하고 양치질하고
멋을 내어 보는
이 몸뚱이를 '나라고'
착각하면서 살아갈 뿐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 육신을 위해
돈..시간..열정..정성을 쏟아 붇습니다.
 
이뻐져라..
멋져라..
섹시해져라..
날씬해져라..
병들지마라..
늙지마라..
제발 제발 죽지마라.

 

 

하지만 이 몸은 내 의지와 내 간절한 바램과는
전혀 다르게 살찌고..야위고..
병이 들락거리고..
노쇠화되고
암에 노출되고
기억이 점점 상실되고..
언젠가는 죽게 마련입니다.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내가 내 것인가..
자녀가 내 것인가..
친구들이 내 것인가..
내 몸뚱이도 내 것이 아닐진대..
누구를 내 것이라 하고,
어느것을 내 것이라 하련가.

 

 

모든 것은 인연으로 만나고
흩어지는 구름인 것을.
미워도 내 인연..
고와도 내 인연..

 

 

오늘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정성을 다 쏟자.
운다고 모든 일이 풀린다면,
하루종일 울겠습니다.

 

 

짜증 부려 일이 해결된다면,
하루종일 얼굴 찌프리겠습니다.

 

 

싸워서 모든일 잘 풀린다면,
누구와도 미친듯 싸우겠습니다.
그러나...이 세상 일은
풀려가는 순서가 있고
순리가 있습니다,

 

 

내가 조금 양보한 그 자리
내가 조금 배려한 그 자리
내가 조금 덜어논 그 그릇
내가 조금 낮춰논 눈 높이
내가 조금 덜챙긴 그 공간

 

 

이런 여유와 촉촉한 인심이
나보다 조금 불우한 이웃은 물론,
다른 생명체들의
희망공간'이 됩니다.

 

 

이 세상에는 70억 명 이라는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살아가지만

우리 인간들의 수 백억배가 넘는
또다른 많은 생명체가
함께 살고 있으므로
이 공간을 더럽힐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 공간을 파괴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만생명이 함께 살아야 하는
공생(共生)의 공간이기에.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으니
내 눈에 펼쳐지는
모든 현상이 고맙고 감사할 뿐입니다.

 

 

나를 맞아준 아내가 고맙습니다.
나를 아빠로 선택한 아들과 딸에게
고마운 마음이 간절합니다.

 

 

부모님과 조상님께 감사하고,
직장에 감사하고.
먹거리에 감사하고..
이웃에게 고맙고,
나와 인연 맺은 모든 사람들이
눈물겹도록 고맙습니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고맙고,
창공을 나는 날짐승이 고맙고..
빽빽한 숲들이 고맙고..
비내림이 고맙고..
눈내림이 고맙습니다.

 

 

이 세상은
고마움과 감사함의 연속 일 뿐...
내 것 하나 없어도
등 따시게 잘 수 있고...
배 부르게 먹을수 있고..
여기저기 여행 다닐수 있고,

 

 

자연에 안겨
포근함을 느낄수 있으니
나는 행복한 사람..
복받은 사람..
은혜와 사랑을 흠뻑 뒤집어 쓴 사람..
내 머리 조아려 낮게 임하리라

 


 

- 좋은글 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