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진리

2016. 4. 17. 17:30일반/생물·과학과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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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진리

- 수학적 진리 절대아닌 가설 불과 -
- 불교 “자기 서있는 곳 모두 진리”-

약 2천3백년전 유클레이데스는 그 이전에 단편적으로 알려져 있었던 기하학적 지식을 집대성해서 기하학의 체계를 수립했다. 그는 몇 개의 절대적 진리로 여겨지는 공리로부터 출발해서 빈틈없는 논리 체계를 세웠다. 그 논리 체계가 어떻게나 완벽했던지 그후 2천년간 절대 진리로써 서구의 지식 세계에 압도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중 하나가 평행선에 관한 공리다.

(가) 일정 직선 밖의 한 점을 지나 그 직선의 꼭지점의 평행선이 존재한다(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꼭 180°이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그 진리성에 의심을 제기하는 사람이 생겼다. 이것은 진리가 아니라 가설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다. 그리하여 그 내용을
(나) 일정 직선 밖의 한 점을 지나 그 직선에 두 개 이상의 평행선을 그을 수 있다(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보다 작다) 로 바꾸어 보았다. 두 개 이상의 평행선이 존재한다는 것은 곧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또 한 사람은(다) 일정 직선 밖의 한 점을 지나 그 직선에 평행한 직선은 하나도 없다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보다 크다)로 바꾸어 생각했다. 그랬더니 이들 (가) (나) (다) 3개의 평행선에 관한 명제는 서로 반대인데도 불구하고 유클레이데스가 수립한 것과는 다름없이 논리적으로 모순이 없는 기하학의 체계로 알려진 것이다. 이 사실은 그간 진리란 ‘꼭 하나만 존재한다’고 여겨져 온 서구의 ‘진리관’에 엄청난 충격이었다. 실제로 공간적으로도 이런 명제가 성립되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음이 알려졌다. 유클레이데스 기하학만을 절대 진리로 여겼던 시절에는 미처 생각지 못한 것들이 우리 주변에 있음을 안 것이다. 그후 ‘수학적 진리는 절대적이 아니라 한낱 가설에 불과하다’(포앙카래)는 것을 믿게 되었다.

위의 그림은 각각 공간이 (가) (나) (다)의 경우를 보이고 있다. (가)가 상식적으로 유한의 공간이고 지구 지원에 공간을 확장할 때는 (나)의 공간이며, (다)는 우주 공간임이 아인슈타인에 의해 증명되었다.

이렇게 되고 보니 (가) (나) (다) 모두가 상대적으로 진리다. 다시 말해서 어떤 자리(공리)에서 출발해도 나름대로의 진리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사실을 <임제록>에서는 ‘어디에서도(隨處) 그것을 공리(主)로 삼으면, 있는 자리의 모든 진리를 얻을 수 있다(隨處作主立處皆眞)’고 설하고 있다. 다시말해 현대수학의 개념도 어떤 명제라도 진리가 될 수 있다는 것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꽃은 바람에 흔들리며 핀다>

마음에 담아두지 마라
흐르는것은 흘러가게 놔둬라.
바람도 담아두면 나를 흔들때가 있고,
햇살도 담아두면
마음을 새까맣게 태울때가 있다

아무리 영롱한 이슬도
마음에 담으면 눈물이 되고,
아무리 이쁜 사랑도
지나가고 나면 상처가 되니
그냥 흘러가게 놔둬라...

마음에 가두지마라
출렁이는 것은 반짝이면서 흐르게 놔둬라.
물도 가두면 넘칠때가 있고,
빗물도 가두면 소리내어 넘칠때가 있다.

아무리 즐거운 노래도
혼자서 부르면 눈물이 되고,
아무리 향기로운 꽃밭도
시들고나면 아픔이 되니
출렁이면서 피게 놔둬라.

 


 


생각의 자유와 생각의 노예

기쁨과 즐거움, 근심과 걱정은
모두 마음에서 생겨난다.
마음(心)은 본래 텅 빈 것이다.
마음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얼룩지면
그것이 작용하여 감정이 나타난다.

생각을 뜻하는 한자에는
상(想), 사(思), 념(念) 등이 있다.
상(想)은 형상과 함께 떠오르는 생각이다.
사(思)는 머리로 따져서 하는 생각이다.
염(念)은 지금(今)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생각이다.
같은 생각이지만 그 알맹이는 같지 않다.

상(想)은 퍼뜩 떠오른 생각이다.
생각이 퍼뜩 떠오르는 것을 상기(想起)라 하고,
이것을 보고 저것이 떠오르면 연상(聯想)이라 한다.

사(思)는 곰곰이 하는 생각이다.
그래서 사고(思考)한다고 하지.
상고(想考)한다거나 염고(念考)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사려(思慮) 깊게 행동해야지.
염려(念慮) 깊고 상려(想慮) 깊게 행동하면 안 된다.

염(念)은 맴돌며 떠나지 않는 생각이다.
염두(念頭)에 두기는 해도
상두(想頭)나 사두(思頭)에 두지 않는다.
문득 떠오른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으면
상념(想念)이 되고,
떠나지 않는 생각이 바람이 될 때 염원(念願)이 된다.
같은 생각이되 같지가 않다.

하루에도 오만 가지 생각이 마음속을 들락날락한다.
눈만 감으면 갖은 상념(想念)이 떠올라
사념(思念)이 끝이 없다.
가만 놔두면 생각은 괴물처럼 커져서
마침내 나를 잡아먹고 내 영혼을 숨 막히게 한다.

생각의 노예가 되면
마음은 종이 되어 생각의 부림을 받는다.
질질 끌려 다니게 된다.
마침내 마음은 떠나가 얼빠지고 넋 나간 얼간이가 된다.


내가 내 마음의 주인이 되면(隨處作主)
생각이 정돈되고, 근심이 사라진다(立處皆眞).

_ 지식in, 좋은글 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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