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로법왕신全露法王身

2016. 4. 24. 11:21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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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원사


ㅇ 신통병묘용 운수급만시 神通幷妙用 運手及搬柴




방온거사에게 마조 스님이


"요즈음 자네는 어떻게 지내는가?"하고물으니 다음 게송을 지어 답하였다.




일일사무별  日日事無別    날마다 하는 일은 다른 것 없고


우오자우해  惟吾自偶諧    오직 나를 짝하여 지내가나니


두두비취사  頭頭非取捨    무엇이든 취하거나 버리지 않고


처처물장괴  處處勿張乖    어디든지 틀리거나 어김이 없다


 


주자수위호  朱紫誰爲號    옳으니 그르니를 누가 말하나


구산 절진애 丘山絶塵埃    산언덕에 티끌 하나 찾을 수 없네


신통병묘용  神通倂妙用    신통과 묘용이 딴 게 아니라


운수급반시  運水及搬柴    물 깉고 나무하는 그런 것이지 


 


* 전로법왕신全露法王身


 


항주의 홍수 선사가 운력을 하다가 장작이 땅에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깨달아 다음 게송을 지었다




박락비타물 撲落非他物   딱! 맞아 떨어지니 남의 물건 아니고


종횡불시진 縱橫不是塵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바깥경계 아니니


산하급대지 山河及大地   산이며 강이며 온 세상 누리가


전로법왕신 全露法王身   부처님의 알몸을 그대로 드러냈네


 


 




 


빈틈


 


이란에서는 아름다운 문양으로 섬세하게 짠 카펫에
의도적으로 흠을 하나 남겨 놓는다 그것을 ‘페르시아의 흠’ 이라 부른다

인디언들은 구슬 목걸이를 만들 때 살짝 깨진 구슬을 하나 꿰어 넣는다
그것을 ‘영혼의 구슬’ 이라 부른다

제주도의 돌담은 여간한 태풍에도 무너지지 않는다
돌담을 잘 살펴보면 돌과 돌 사이를 메우지 않았는데,


그 틈새로 바람이 지나가기 때문이다

우리는 틈이 없는 완벽한 사람보다
어딘가 약간 부족한 듯한 사람에게서 인간미와 매력을 느낀다

내 마음에 빈틈을 내고 나 자신의 빈틈을 인정하고
다른 이들의 빈틈을 받아들이는 것이 제주도의 돌담처럼
태풍에도 무너지지 않는 인간관계를 만드는 비결 아닐까?

- <멘토의 수첩> 중에서 / 이효진

* 소통도 이와 같습니다
틈이 너무 없으면 서로 꽉 막히지요!


 

박인희-봄이오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