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대서 채플 강의하는 스님?

2016. 5. 1. 10:58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728x90

성공회대서 채플 강의하는 스님?


이정구 총장이 법현 스님 초청… 타종교인이 고정 강사인건 처음
"학생들의 다양한 종교이해 위해"

성공회대 성미가엘성당 앞에 선 이정구(오른쪽) 총장 신부와 법현 스님.
성공회대 성미가엘성당 앞에 선 이정구(오른쪽) 총장 신부와 법현 스님. 법현 스님은 이 성당에서 불교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김한수 기자
"1주일에 딱 한 시간 강의를 위해 멀리 오시라 해서 죄송하고, 와주셔서 감사합니다."(성공회대 총장 이정구 신부)

"무슨 말씀을요. 불교계에 훌륭한 스님과 학자도 많은데 저를 불러주셔서 제가 감사드립니다."(법현 스님)

21일 오전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 총장실에서 만난 이 총장과 태고종 열린선원장 법현 스님은 서로 "고맙다"며 인사를 나눴다. 법현 스님은 "학생들에게 주려고 가져왔다"며 염주를, 이 총장은 자신의 저서를 서로 선물했다.

법현 스님은 지난 3월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이 대학 교내 성미가엘성당에서 '채플'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학은 그동안 불교·원불교·이슬람·천도교 등 이웃 종교인을 특강 강사로 초청한 적은 있지만 한 학기 동안 고정 강사로 초빙한 것은 법현 스님이 처음이다.

아이디어는 이 총장이 냈다. "기독교 대학에 채플은 건학(建學) 정신이 담긴 시간입니다. 그래서 좀 망설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본디 종교가 인간에 대한 성찰과 지혜를 모아 왔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 폭넓은 종교적 경험을 주고 싶어 고정 수업을 부탁드렸죠. 물론 이웃 종교와 다양성에 대해 열려 있는 성공회 교단의 분위기도 큰 작용을 했지요." 이 총장은 "조심스럽게 이사회 안건으로 올렸는데 이사님들이 흔쾌히 맡겨 주셨다"고 했다. 물론 모든 학생이 법현 스님의 채플을 듣는 것은 아니다. 이 대학 채플 강의는 '시네마채플' '세계의 종교' '생활과 영성' '노래하는 채플' 등 21가지 과목 중 선택할 수 있다. 스님의 강의를 선택한 학생은 50여명. 전체 채플 수강생 800여명 중 학생 수 많은 강의에 속한다.

법현 스님은 "수업 제안을 받고 솔직히 놀랍고 고마운 마음이었다"며 "특히 총장님이 '설법 잘해서 불자(佛子)도 뽑아 가시라'고 농담하실 땐 성공회대의 포용력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2005년 서울 은평구 역촌중앙시장 상가 건물 2층에 '열린선원'을 개척해 문자 그대로 저잣거리 포교에 나선 법현 스님은 이웃 종교 간 대화에도 적극적이다. "교회 수련회, 천주교 피정도 참가해봤습니다. 예전엔 교회 청년들 대상으로 반야심경을 강의한 적도 있었죠. 그때 말했습니다. '여러분이 일반인이라면 불교 신자를 만들려 하겠지만, 교회 청년들인 만큼 삶에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강의하겠다'고 말이죠." 성공회대 강의 역시 마찬가지 태도로 임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부처님의 생애, 참선이란 무엇인가, 불상(佛像)의 손모양인 수인(手印)에 담긴 의미, 스님의 일상과 일생 등 불교에 관한 상식을 위주로 강의하고 있다. '절에 가서 사진 찍어오기' 등 숙제도 내줬다.

이 총장은 "법현 스님 강의에 대한 반응이 좋아 다른 종교로 폭을 넓혀볼까 한다"고 말했다.


 

 

봄봄봄 그리고 봄 / 김용택

 

 

꽃바람 들었답니다

꽃잎처럼 가벼워져서 걸어요

뛰꿈치를 살짝 들고

꽃잎이 밟힐가 새싹이 밟힐가

사뿐사뿐 걸어요

 

봄이 나를 데리고 바람처럼 돌아다녀요

나는, 새가되어 날아요

꽃잎이 되어 바람이 되어

나는 날아요

당신께 날아가요

 

나는, 꽃바람 들었답니다

당신이 바람 넣었어요

 

 

 

 

 

환향(還鄕)-휴정 서산대사(休靜 西山大師)

 

 

三十年來返故鄕(삼십년래반고향)

삼십 년 만에 고향에 돌아오니

 

人亡宅廢又村荒(인망댁폐우촌황)

사람은 죽고 집은 무너지고 마을은 황폐하구나

 

靑山不語春天暮(청산불어춘천모)

청산은 말이 없고 봄날은 저무는데

 

杜宇一聲來杳茫(두우일성래묘망)

두견새 우는소리 멀리서 들리도다

 

一行兒女窺窓紙(일행아녀규창지)

아녀자 일행 창틈으로 들여다보고

 

鶴髮隣翁問姓名(학발인옹문성명)

백발의 이웃 노인이 이름을 물어

 

乳號方通相泣下(유호방통상읍하)

어릴 때 이름 서로 알아보고 눈물짓네

 

碧天如海月三更(벽천여해월삼경)

푸른 하늘 바다 같고 달은 삼경이어라

 

大師께서 전화(戰火)를 입어 죽고 폐허가 된 고향마을 찾았을 때,

처참한 그 광경에 낙루하며 잠 못 들어 하는 모습의 禪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