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는 이타에 치중해야 / 지안스님

2016. 6. 18. 18:0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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戒는 근본이 자리보다 이타에 치중돼야

대승계를 설한 두 보살계본

 


스스로 십악 범하지 않아야 하고

다른 사람도 범하지 않도록 해야

 

보살계란 대승의 보리심을 발한 보살이 수지해야 하는 계율을 말한다. 보살이란 말은 대승불교가 일어나기 이전에도 있었던 말이지만 이때는 주로 도를 이루기 이전의 부처님을 일컫는 말로 쓰였다.

그러므로 대승에서 말하는 보살과는 개념상의 차이가 있었다. 소위 성문이나 연각의 수행정신과는 다른 이타원력으로 바라밀다행을 실천하는 수행자가 보살이다. 따라서 보살계는 보살행을 실천하는 지침이 되는 계이다. 이 계를 대승계라하며 중생이 본래 지니고 있는 불성을 계발하여 불과에 이르게 하는 계라 하여 불성계(佛性戒)라 하기도 한다.

이 보살계의 구체적인 계목을 설하여 지키고 범하는 계상(戒相)을 설한 수계의범을 보살계본(菩薩戒本)이라 한다. 이 보살계본에 <범망경(梵網經)>에 설해진 내용을 의지한 계본이 있고 <보살지지경(菩薩地持經)>을 의지한 계본이 있다. 동진(東晋) 때 구마라습(鳩滅什, 344~413)이 번역한 <범망경>하권에 10중대계(十重大戒)와 48경구계(四十八輕垢戒)가 설해져 있는데 이를 범망계본이라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보살계 수계산림을 행할 때 이 계본을 의지하는 것이 상례이다. 계상(戒相)을 매우 자세하게 설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천태지의(天台智, 538~597)는 이 계본의 소를 지었다. <보살계의소(菩薩戒義疏)>라고 이름한 이 소는 지의가 강술하고 그의 제자 관정(灌頂)이 기록하였다. 현수법장(賢首法藏, 643~712)과 신라의 의적(義寂)도 이 계본에 대한 소를 지었다.

또 하나는 북량(北) 때 담무참(曇無讖, 385~433)이 <보살지지경(菩薩地持經)>을 번역하면서 <방편처계품>의 4바라이와 41경계를 발췌하여 대승계의 율의를 정리한 것이 있다. 이 계는 미륵보살의 대승계라 하여 범망계본과 경계(輕戒)의 계상(戒相)에 다소 차이가 있다. 명대(明代)의 지욱(智旭, 1596~1655)은 이를 의지하여 <보살계본전요(菩薩戒本箋要)>를 지었다. 그리고 당나라 때 현장(玄, 600~664)이 번역한 담무참이 번역한 것과 같은 동본이역의 보살계본이 있다.

현장이 자신이 번역한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에서 대승보살계의 율의를 추려내어 만든 계본이므로 이를 유가계본(瑜伽戒本)이라 부르기도 한다. 후대에 와서 보살계본을 범망계본과 유가계본이라 구분하여 부르게 되었다. 각 계본에 따른 경계(輕戒) 조목 수에도 차이가 있다. 유가계본을 의지하여 신라의 원효는 <보살계본지범요기>를 지었다.

 

 

보살계는 안으로 삼취정계(三聚淨戒)의 정신을 담고 무엇보다 이타행 위주의 계목이 많이 설해져 있다. 예를 들면 오계(五戒)의 하나인 ‘술을 마시지 말라’는 계목보다 ‘술을 팔지 말라’는 계목을 더 높은 비중으로 설하고 있는 특징이 있다. 먹는 것은 개인적인 일에 국한될 수 있지만 파는 것은 여러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삼취정계는 계율을 세 가지 성질로 나누어 율의를 포섭하는 섭율의계와 일체 선법을 거두어들이는 섭선법계, 그리고 중생을 섭화하는 섭중생계를 말한다. 계의 근본이 자리보다 이타에 치중되어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소품반야경>에는 십선도(十善道)를 설하여 계는 반드시 자리와 이타를 겸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스스로 십악을 범하지 않아야 하며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하였다.

“수보리야 아유월치(물러나지 않는 불퇴위·不退位) 보살은 스스로 살생을 하지 말아야 하며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살생을 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이는 계행의 실천에 있어 남와 남이 동시에 하도록 하는 보살의 이타원력이 들어 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이타정신을 두고 보살계를 삼세의 모든 부처님이 설하는 천불대계(千佛大戒)라고도 말해왔다.

 

 

 

 

[불교신문3014호/2014년6월4일자]






 

 

     

     

    그리움을 찻잔에 담아 / 하 영순

     

    그대가 그리운 날은
    햇빛 찾아드는 창가에 앉아
    한잔의 차를 마십니다

    찻잔 속에 피어나는 연둣빛 사랑
    그대의 고운
    숨소리를 마십니다

    찻잔이 전해주는
    따스한 체온을 느끼며
    시린 가슴 데워 줍니다

    입술에 젖어드는
    향긋한 향기
    그대의 다정한 눈빛을 마십니다

    그대가 그리운 날은
    햇빛 찾아드는 창가에 앉아
    한잔의 차를 마십니다